- 'Mr. 플랑크톤' 우도환이 전하는 따뜻함 [인터뷰]
- 입력 2024. 11.15. 16:58:47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우도환이 'Mr.플랑크톤'을 통해 멜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작들에 비해 훨씬 유쾌한 멜로 라인을 입은 우도환은 해조의 삶을 로맨스로 녹여내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했다. 액션이 아닌 감정선으로 끌고 가는 작품으로 사랑받은 자체가 감사하고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는 우도환.
우도환
"대본을 보고 안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자유롭고 똘기 있는 캐릭터를 조금이라도 어릴 때 표현해 보고 싶었다. 올해 초에 촬영이 끝났는데 공개된 후 세 번 봤다. 세 번째 보니까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걸 정확히 알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면 볼 수록 슬펐던 장면이 다 달랐던 것 같다. 처음엔 해조한테 몰입을 많이 했는데 세 번째부터는 주변 인물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해조의 그런 아픔들 보다, 마지막은 재미에게 이입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엔딩을 보면서. 얘는 진짜 어떻게 하지 이런 느낌이었다. '나 없으면 어떡하냐' 이 대사처럼 나 없이 재미는 어떡하나. 이래서 엄마도 찾아준 건데 결국 재미의 선택은 해조다. 마음이 아프다. 여운이 너무 셌다. 찍었던 순간들도 생각나고 준비하면서 내가 다 내려놓고 가야 하는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딥한 감정들이 일주일 정도 가서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작품을 찍고 이런 적은 처음이다"
해조는 두려운 것이 없는 듯한 과감함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캐릭터다. 우도환은 자신의 시작과 끝을 고민하는 모습과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인생을 바라보는 감정 연기로 깊이를 더했다.
"처음에 해조를 또라이처럼 봐주셨다면 감사하다. 그게 맞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에게, 가족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친구다. 어차피 버려진 친구이기 때문에 내일이 없이 살아서 충동적이고 이기적이다. 그런 해조가 재미 앞에서만큼은 밝아지지 않았나. 처음엔 해조가 재미 만나기 전까지는 밝은 모습이 딱히 나오지 않는다. 감독님께서 더 시니컬하고 무미건조하게 보이길 원하셨다. 해조는 항상 재밌는 걸 찾는 도파민 중독자다"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해조가 재미를 결혼식 당일 강제 납치하는 장면을 두고 데이트 폭력이 연상돼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우도환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해조의 전사를 이해하고 최대한 진정성 있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해조는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해조가 돼야 했기 때문에 이 행동에 있어서 무조건 더 많은 생각이 필요했다. 과연 그런 행동에 하기 있어서 어떠한 전사가 있었을까. 해조와 재미가 서로 잘 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해도 해조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조가 재미의 조기폐경을 알게 되면서 예전의 우리를 생각했고 그때 해조도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재미가 해조를 떠난 이유가 가족을 이루고 싶어서였는데 그걸 못한다는 걸 알고 재미에게 찾아갔다고 생각한다. 해조는 결혼식 당일이 아닌 전날에 갔다가 재미가 도망치려고 하는 것을 알고 데려간 거로 생각했다. 그 신을 찍을 때 더 진정성 있게 하려 했다. 찾아간 것 자체가 이기적일 수 있지만 재미를 잘 아는 해조 입장에서는 재미가 힘든 걸 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흥(오정세)과 결혼하고 가정을 만들 수 있었다면 보내줬을 거다"
생부를 찾아 나선 해조는 왜 중간에 여행을 마무리했을까. 우도환은 해조가 혈연이 꼭 가족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로부터 이미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석했다.
"부질이 없다고 느끼면서 여행을 마무리 지은 거다. 가족을 찾아 떠난 여행이다. 해조는 진짜 가족을 찾았다. 혈연이 아닌 내가 선택한 가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혈연이 꼭 가족이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는 것 같다. 태어나게 한 가족만 진짜 가족이 아니다. 항상 옆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동생 같은 기호(김민석), 엄마 같은 봉숙(이엘), 날 키워준 아버지(이해영), 사랑하는 재미가 있다. 여행을 끝냄으로써 해조는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거다"
우도환은 이번 작품에서 전작들과 달리 로맨스 장인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로 액션을 하다 보니 멜로 공포증도 있었다는 우도환은 이번 작품을 만나 본인 장점을 살려 멜로까지 보여줄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극소수 마니아층이 있겠다고 말하면서 찍었다. 상업적으로 큰 영향력이 있진 않아도 보는 분들에게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드라마가 많은 걸 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좋았다. 액션이 아닌 우도환이 끌고 가는 감정선으로 보여드린 건 처음인 것 같고 그런 걸 좋아해주신 것도 처음인 것 같다. 감사하고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한다"
'Mr.플랑크톤'은 우도환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자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준 작품이다. 그만큼 우도환에게 'Mr.플랑크톤'은 가장 따뜻한 작품으로 남았다.
"했던 작품 중에 가장 따뜻하다. 액션만 하다 보니까 멜로 공포증이 있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나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좋아하는데 과연 내 표현법과 시청자들이 원하는 표현법이 같을까 고민이 있었다. 액션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생한 만큼 재미가 있다. 멜로에 대한 데이터가 적지만 갈구하고 있었다. 그때 'Mr.플랑크톤'을 만난 거다. 나의 장점을 살리면서 멜로까지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은 이거구나 싶었다. 해조처럼 길바닥에 있는 멜로를 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님을 믿으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앞으로 더 도전하고 깨나가야 할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