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도심에 출몰한 사슴→뒤섞여버린 피의자와 피해자
입력 2024. 11.15. 21:00:00

'궁금한 이야기 Y'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전국 곳곳에 내려진 사슴 주의보와 피의자와 피해자가 뒤섞인 비극적 사건에 대해 파헤쳐본다.

15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전국 곳곳에 내려진 사슴 주의보의 전말과 사슴들이 도심을 제집 마당처럼 드나드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낙엽이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가운데 등산객으로 붐벼야 할 수원 광교산 둘레길은 요즘 뒤숭숭하다. 최근 나타난 어떤 '존재' 때문. 사건은 11월 6일 새벽 1시경 인근 공원에서 벌어졌다. 공원을 가로질러 퇴근을 하던 30대 남성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받았다. 날카로운 무언가에 복부를 찔린 남성은 장장 2시간에 걸쳐 봉합수술을 받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었다.

남성을 다치게 한 그것의 정체는 우람하고 뾰족한 뿔을 자랑하는 수컷 꽃사슴. 그런데 안타까운 사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0대 남성이 공격을 당하고 4시간 반 뒤, 사건 장소에서 약 8km 떨어진 저수지를 산책하던 60대 여성 역시 사슴뿔에 찔렸다. 광교산 일대에 사슴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끝없이 이어지며, 일대엔 사슴 주의보까지 내려졌다.

지자체는 시민들에게 안전 주의 문자를 발송했고, 119구급 대원과 경찰은 물론 야생동물 포획 팀까지 동원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사슴의 행방을 쫓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소를 키우는 축사 근처에 사슴이 출몰하고 있다는 농장주의 결정적 신고로 나흘 만에 포획된 사슴. 그렇게 상황이 일단락되나 싶었던 무렵,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수원에서 사슴이 포획됐던 그날 밤, 경기도 의왕에서 또 한 마리의 사슴이 발견되었다. 국내에 멸종됐다고 알려진 사슴은 대체 어떻게 연달아 도심에 출몰하고 있는 걸까?

피의자와 피해자가 뒤섞여버린 비극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아본다. 최종길(가명) 씨는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게 집을 나섰다. 차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지방의 한 교도소. 종길 씨의 아들 승호(가명, 19세)가 7개월째 이곳에 수감 중이라고 했다.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지적장애 2급의 아들. 대체 승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봄, 새벽 3시 무렵이었다. 신고 전화를 받고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한 현장엔 흉기에 찔린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숨을 거둔 이는 19살의 박 군(가명). 신고자는 친구인 조 군(가명)이었다. 두 사람과 함께 있던 범인이 즉시 현장에서 검거됐는데, 그가 바로 아들 승호였다. 당시 출장 중이던 종길 씨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아들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다.

승호의 머리카락은 군데군데 잘려 나가 있었고, 몸 곳곳엔 음란한 낙서가 선명히 남아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종길 씨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동창 관계였다는 세 사람. 아들 승호가 종길 씨가 집을 비울 때마다 찾아온 박 군과 조 군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건이 있던 날 밤에도 두 사람은 승호의 집을 찾았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건 그로부터 약 3시간 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승호가 박 군을 흉기로 찌른 것이다. 결국 승호는 살인 혐의로, 신고자 조 군은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한동안 박 군과 조 군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는 종길 씨는 괴롭힘에 가담했던 조 군을 용서하자는 아들의 말에 마음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9월 5일 승호의 1심 선고재판이 열렸다. 결과는 장기 5년, 단기 3년의 징역형. 가혹 행위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받아들여졌지만, 무거운 범죄를 저질렀고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이 불리하게 판단됐다. 폭행의 피해자이자 살인의 가해자인 아들을 둔 아버지는 아들을 폭행한 이들을 용서하고, 숨진 박 군의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과연 아버지의 진심은 전해질 수 있을까?

'궁금한 이야기 Y'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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