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킹덤' PD, 새로운 루키 발굴은 계속된다 [인터뷰]
입력 2024. 11.16. 00:01:58

조우리 PD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수많은 K팝 그룹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그 안에서 주목받는 팀은 아주 극소수다. 실력, 비주얼 모두 충분하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시기가 아쉬워서 주목받지 못한 그룹들이 있다. 조우리 PD는 '로드 투 킹덤'을 통해 이들에 초점을 맞추어 봤다.

조우리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Mnet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Mnet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이하 로드 투 킹덤)는 K-POP 보이그룹 라이징 프로젝트로, 실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그룹들을 재조명하는 서바이벌이다. 지난 2020년 방송된 '로드 투 킹덤'은 '킹덤' 출전을 위한 프리퀄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조우리 PD는 "다른 방송들과 대비해 길이가 조금 짧아서 빨리 끝나는 느낌인 것 같다"며 "제작 기간 자체가 짧았던 것은 아니었다. 회차마다 드라마를 인텐스하게 보여주려고 경연 무대가 이전보다 늘었는데도 구성을 짧게 했다. 그리고 전개도 스피디한 방식으로 바꿨다. 짧게 끝나는 감은 있지만 들려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로드 투 킹덤'은 리브랜딩 후 새로운 구성으로 론칭됐다. 그럼에도 불구, 이전 시즌과 비교되는 것에 조 PD는 작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래도 시즌1과 많이 비교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면서도 "사실 시즌1도 시청률이 대박 났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두 팀이 라이징으로 발굴이 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의 경우도 시청률에 있어서 좋은 성과는 아니지만 끝나고 이 팀들에 얼마나 유입이 생기고 성장했는지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킹덤', '퀸덤' 시리즈는 시즌제뿐만 아니라 '퍼즐', '에이스'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왔다. 조 PD는 앞서 '퀸덤', '킹덤'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던 바, 더욱 이번 '로드 투 킹덤'만에 차별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로드 투 킹덤' 시즌1만 있던 게 아니라 '퀸덤', '킹덤' 시리즈 연작이 정말 많았다. 저는 '퀸덤'과 '킹덤'에 참여해서 각 시즌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을 임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업계의 상황, 미디어 환경이 바뀐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K팝 산업이 현재 처한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관객형 쇼를 도입하기도 하고, 구성을 바꾸게 됐다. 사실 연출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관객이 없는 게 연출이 편하다. 그걸 알지만 관객형 무대를 선보인 것은 이전 시즌에서 연출가의 대결이라는 말이 있었다. 무관객 무대에 대해 가수 역량의 대결이 아니라 화면 연출, 회사, 안무의 대결이냐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어떻게 에너지를 더 잘 보여줄까 고민하다가 스테이지를 세팅하게 됐다. 그렇게 라이브 형으로 준비했을 때 이전에 못 보여줬던 '라이브를 잘하는 팀'을 부각할 수 있었다. 사실 시대적인 요구가 그 지점에 있다고 생각했다. 공연 연출에 아쉬움을 표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몇몇 경연은 무관객으로 진행하고, 몇몇은 관객형으로 했다. 사실 관객의 마음을 얻는 게 더 어렵고, 그래서 아티스트들은 관객형으로 했을 때 더 어려워했던 것 같다."

특히 조 PD가 이번 '로드 투 킹덤'에서 가장 크게 신경 썼던 것은 각 그룹의 서사였다. 조 PD는 "K팝 신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 팀들을 섭외했다"며 방송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들을 설명했다.

"이전 시리즈들은 쇼 중심이라서 병렬적인 구성이었다. 거기서 조금 더 서사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에 에이스 구성을 넣은 거였다. 물론 새로운 구성에 대한 장벽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송을 1회부터 보고 나면 개인이 아닌 팀으로 모아지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서사를 중요시 했고, 그래서 이전의 그 어떤 시즌보다도 많은 눈물이 나왔다는 말도 있더라. 저는 출연한 그룹들이 모두 간절해서, 그리고 서로 공감해서 그랬다고 생각한다. 정말 많은 그룹들이 출연과 관련해 문의를 줬고, 여기 나오는 그룹들은 정말 '로드 투 킹덤'에 나오는 것도 어려웠던 거다. 여기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이 경연의 과정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존재 가치를 느낀다고 하더라. 어떤 팀은 스케줄이 많고 어떤 팀은 스케줄이 적은 경우가 생기는데, 그러면 그 팀은 '로드 투 킹덤' 연습만 하는 거다. 어떤 팀은 며칠 연습하고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면, 어떤 팀은 한 달 연습을 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의 위치가 다른 걸 아는데, 여기서 이제 무대를 잘해 높은 순위를 얻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 성취감을 얻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경연의 비정함에 대해 말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이게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건 자체 콘텐츠로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지 않나. 같이 고취되는 느낌을 바라는 것 같고, 실제로 성장하는 것을 저희도 지켜보고 있다."



이번 '로드 투 킹덤'에는 더뉴식스, 더크루원, 에잇턴, 원어스, 유나이트, 크래비티, 템페스트 등 7팀이 출연하게 됐다. 연차도, 인원도 다양한 해당 팀들은 아이돌 홍수 속에서 주목을 덜 받는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조 PD는 이와 같은 팀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이미 잘되고 있는 보이그룹이 정말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유입을 끌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 저도 체감한다. 각 팀에게 그게 얼마나 어려운 미션일지 생각하게 된다"며 "해외에서도 저희 프로그램을 많이 봐주시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로드 투 킹덤'을 보시는 분들만큼은 아예 새로운 유입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또 방송이 끝나면 성과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이걸로 인해서 한 부분이라도 늘어났다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시청자분들이 에이스 이름을 많이 외워줬다고 하니 작은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치는 잘 모르겠지만 '환웅이네 팀', '명호네 팀' 이런 식으로 팀 알리기를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에잇턴도 아무도 몰랐지만 명호를 에이스로 내세워서 그 멤버가 멋지다는 평을 받게 되고, 유나이트도 이제 은상이 아닌 다른 멤버들도 눈에 들어가고, 더크루원 하면 탱크가 나왔던 무대가 생각나는 등 이런 식으로 팀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런 지점에서 에이스 친구들을 알리는 데에 있어서 조금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욕은 많이 먹었지만 나중에 되짚어 보면 성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얘기했다.



최근에는 '퀸덤', '킹덤' 시리즈 뿐만 아니라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다. 조 PD는 이 가운데 '로드 투 킹덤' 시리즈가 앞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루키를 발굴해 내는 형태의 무언가는 필요하다"며 "업계 상황상 이런 장이 없으면 새로운 루키 발굴은 이제 어려워진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또 다시 해당 시리즈의 연출을 맡고 싶냐는 질문하자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해야 하지 않겠나. 주어지면 잘해야 된다"면서도 계속되는 고민에 대해 언급했다.

"시기에 맞는 기획과 방송이 나와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시대의 요구와 맞아떨어져야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다. 그래서 어떤 측면에서는 어려운 여건이었다. 하지만 중소 기획사를 전혀 낮게 생각할 게 아니다. 단순 자본의 규모일 뿐 위아래의 개념이 아닌데, 사람들은 그걸 위아래 계급으로 생각한다더라. 이 친구들이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의 퀄리티나 숙련도, 아티스트로서의 매력도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대중 마음 속에 계급이 나눠진 건 아니었나 생각된다. 저는 이렇게 조금이나마라도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지속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처럼 빠르게 바뀌는 K팝 신에 따라 조 PD는 계속해서 연출자로서의 고민을 거듭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좋은 아티스트를 발굴한다는 것, 그 일에 보탬이 된다는 것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무대 만드는 일은 재밌는 일이고, 더 신경 써서 잘 만들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런데 비주얼적인 스탠다드 값 자체가 많이 올라가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무대의 시각적인 쾌감이 뮤직비디오를 이기기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따라서 찍어도 그게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제가 직업인으로서는 이 신념을 버리면 안된다. 뮤직비디오도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는 에너지는 결코 못 담는다는 믿음으로 가는 직업이다. 이런 구석이 있어야만 아티스트에게도 라이브를 잘 하는 가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구석이 생기지 않겠나. 그런 것들을 계승해나가야 하는 게 제 직업이고, 엠넷이 가진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게 잘 될 때 아주 뿌듯하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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