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가족’ 이야기·장르·연기, ‘3스타 휴먼 코미디’ 탄생 [종합]
- 입력 2024. 11.21. 17:21:27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기발한 이야기에 울다 웃게 만드는 공감 스토리까지. ‘휴먼 코미디 맛집’ 탄생이다. 이야기, 장르, 연기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3스타 맛집’으로 입소문 날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이다.
'대가족'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양우석 감독,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 등이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다.
양우석 감독은 처음 ‘가족’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족’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면서 ‘스님’ ‘노포 맛집 사장’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더했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 ‘강철비’ 같이 내용이 무거우면서 휴먼드라마를 한 것과는 결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제입장에서는 ‘변호인’ ‘강철비’ ‘대가족’ 모두 이 시기에 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싶은 작품이었다”라며 “‘변호인’은 이 시기에 이 이야기로 교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강철비’도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나와서 환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가족’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족이 가장 큰 화두인 것 같다. 짧지 않게 고민했고, 세대마다 가족의 형태 의미가 굉장히 많이 변했음에도 많이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아 ‘대가족’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시대적 배경은 2000년대이며 소재를 만두로 택한 이유로 양 감독은 “20세기와 21세기의 경계에서 가족의 변화를 보면 어떨까 싶었다. 20세기 가족관의 함무옥, 21세기 가족관으로 사는 우리들의 중간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배경을 2000년으로 했다”면서 “만두는 밀가루 음식이다. 밀가루도 귀했고, 고기도 귀했다. 추석에는 송편, 설에는 만두가 있다. 함무옥은 만둣국 역시 캐릭터 설명에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만두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만둣국 노포 맛집을 운영 중인 함무옥 역을 맡았다. 그는 자린고비의 현실화, 자수성가한 가부장 그 자체의 캐릭터화를 보여준다. 김윤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마지막이 인간적이었지, 초중반은 인간적이지 않다. 굉장히 결핍이 많은 인물이고, 그 또한 나의 모습을 투영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함무옥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잘난 모습도 보고 싶지만 모자라고 못난 모습, 그리고 약한 모습을 보고, 그것을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결국 가족이 아닌가 느껴지길 하는 마음으로 함무옥을 맡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함무옥의 아들이자 뜻이 있어 불교에 귀의한 주지스님 함문석 역은 이승기가 분했다. 특히 이승기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고민 없이 삭발을 결심했다고. 이승기는 “오늘 이렇게 시사를 하니까 제가 삭발한 게 대단한 일이었다는 걸 지금에야 안다. 양우석 감독님의 작품,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관계만 보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삭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삭발이 도전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른 배우가 그랬다고 하면 대단한 선택이었다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윤석, 이승기는 처음으로 부자 호흡을 맞췄다. 김윤석은 이승기에 대해 “이승기는 흡수력이 굉장히 좋다. 적응력도 뛰어나지만, 흡수력도 좋다. 상대배우에 대한 리액션 순발력이 좋다”라고 극찬했다. 이를 들은 이승기는 “‘대가족’은 교육의 현장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셨다”라며 “제가 김윤석 선배님의 오랜 팬이다. 이번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분 중 한분과 같이 호흡을 나누며 배울 수 있는 건 큰 영광이었다”라고 답했다.
‘대가족’의 시작은 대가 끊기게 생긴 함씨 가문에 금쪽같은 아이들이 넝쿨째 둘러 들어오면서부터다. 김윤석은 “제가 무옥을 바라볼 때, 이 사람은 한 번도 쉬거나 즐겁게 놀고, 이런 시간을 보낸 적이 없던 것 같다.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남매가 헤어지고 나서 고아원에서 살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당시 고아원의 시설이나 여건이 크지 않고, 나와서 풍파를 겪으며 악착같이 먹고 살기 위해 살다가 부모님의 만두 맛을 기억해서 자기 여동생이 좋아하던 만두 맛을 기억해 악착같이 살아서 지금의 한옥집을 만든 지독한 사람이다. 빌딩이 4면에 있는데 혼자서 단층 3~400평 한옥집을 안 고치고 있는 걸 보면 보통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사람이 뭘 위해서라기보다 혼자서 버틴 것 같다. 쓰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계속 버틴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열심히 살다가 자기를 보니 본인이 뭘 원하는지도 잃어버린 것 같다. 그것이 이 사람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집착하다보니 화가 난다. 왜냐면 되는 일이 없으니까. 그리고 본인이 정작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 원하는 게 돈이라면, 그 인간의 끝은 안 봐도 뻔하지 않나. 그 목적이 돈이 되면 가족은 2순위가 되는 거고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 사람의 슬픈 현실은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잃어버린 것”이라며 “처음부터 그걸 알기도 전에 힘들게 살아왔다는 거다. 그래도 늘그막에 뭔가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것이라도 알게 된 게 함무옥의 마지막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귀하게 잘 자란 민국, 민선은 하루 아침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보육원에 입소한다. 이후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민국은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당도하게 된 곳이 평만옥이다. 함무옥은 자신의 핏줄이라 주장하는 남매를 쌍수 들어 반기고, 주지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의 고난이 시작된다.
민국, 민선 남매는 150대 1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아역 배우 김시우, 윤채나다. 이들은 ‘대가족’ 촬영 전부터 남매 케미를 발현하기 위해 사전 미팅 및 리허설 시간을 자주 가졌다고.
양우석 감독은 “김윤석의 합류가 결정된 후, 가장 1번으로 든 생각이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바로 아역 캐스팅을 보신 모든 데이터를 다 모았다. 아역 오디션을 본 데이터를 모으고, 거기에서 잘하는 어린이 분들 15~20명 보고 따로 오디션을 봤다. 그 후에 촬영 몇 개월 전부터 두 어린이에게 부탁했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이라도 만나서 같이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두 어린이가 그걸 잘 따라줬다. 현장에서 우리도 진짜 남매가 와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따라주셨다. 지금도 천운이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두 아역배우를 잘 만난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역 배우와 연기에 대해 이스기는 “민국이가 실제로도 정말 어른스럽다. 뭔가 이 안에서의 부모를 잃은 아픔이 있는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런 아픔이나 느낌을 잘 전달해줬다. 연기를 너무 잘했다. 아역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잘했다”면서 “민선이는 너무너무 예쁘다. 누구나 저런 딸 하나 낳았으면 할 정도로 현장에서 애교도 많고 그랬다. 그 둘의 존재만으로도 이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몰입이 된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김윤석은 “두 배우 다 영리하다. 굉장히 본인이 맡은 역할의 이해도도 빠르고 저랑 많이 다녔는데 굉장히 영리하다. 이승기의 말처럼 민국 역의 김시우 군은 정말 똑같다. 민선이가 까불고 있으면 시우는 가만히 보다가 이렇게 안아준다. 추운데 옷 벗고 다니면 옷 입혀준다. 마치 영화 속 민국이 민선이와 거의 비슷했다”면서 “얼마 전에 제작발표회 때 2년 만에 만났는데 그런 느낌이 들더라. 여진구를 ‘화이’ 때 보다가 ‘1987’ 때 봤는데 갑자기 타잔이 되어있었다. 시우는 2년 만에 청년처럼 입고 왔더라. 그 둘은 저희의 에너지원이었다”라고 했다.
‘대가족’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12월 11일 개봉해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자 한다. 김윤석은 “2024년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거라고 하는데 저희 영화가 추운 겨울, 뜨끈한 만둣국 한 그릇 정도의 역할만 해줘도 감사할 것 같다”라고 바랐다.
양우석 감독은 “캐릭터가 모여서 한 사건을 해결하려고 달려가는 영화가 아니라 캐릭터가 자신의 결핍을 향해 달려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레이어가 복잡하고 많은 작품이 됐다”라며 “저희 영화의 주요 소재 만두처럼 피에 어떤 속이 들어갔는지 궁금한 것처럼 많은 레이어가 한 만두처럼 따뜻하고, 맛있게 다가가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