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친자' 채원빈 "진심 다했다고 자신, 베스트 커플상 받고파"[인터뷰]
- 입력 2024. 11.28. 14:47:2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차세대 스타의 탄생이다.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남긴 것 중 하나는 신예 배우 채원빈의 발견이 아닐까.
채원빈
지난 15일 막을 내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 연출 송연화, 이하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다.
채원빈은 '이친자'를 향한 뜨거운 반응에 "예상 못했다. 저희 작품이 무겁기도 하고. 그런데 분명히 마니아 층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작품에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물음에는 "부모님의 지인분들에게 많이 왔다고 하더라. 학창시절 친구들의 반응도 평소 같지 않아서 너무 신기했다. 친구들이 '이친자'는 본방사수를 다 해줬더라. 방송 날에는 '진범 저 사람 같지 않아?'라며 이야기를 엄청 주고 받더라고요. 마지막회까지 그러더라"라고 답했다.
채원빈은 극 중 장태수(한석규)의 고등학생 외동딸 장하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장하빈은 자신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프로파일러 아빠와 끊임없이 치밀한 심리전을 벌이는 인물이다.
장하빈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채원빈은 "대본은 처음 읽었을 때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끝나지?' 싶더라. 미팅을 했을 때 1화 밖에 못 읽었었다. 이 작품에 함께 하지 못하면 다음화를 모르는 거 아니냐. 제발 2화만이라도 알려달라고 감독님께 말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이친자' 대본의 첫 느낌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캐스팅 과정에 대해 "장하빈이라는 인물은 어떤 스킬이 있어야 한다기 보다는 동물적인 감각이 있어야 하는 캐래릭터였다. 감독님께서 '너는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하빈을 맡기고 싶으셨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친자' 등장 인물 중 가장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던 만큼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채원빈은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께 '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럴때 마다 감독님이 '넌 할 수 있다'라며 도망가려고 하는 저를 계속 제자리로 앉혀주셨다. 힘들었던 이유는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형태가 잡혀가야하는데 하빈이는 잡아놓으면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뭉개구름 같았다. 내가 표현해내야하는 데 이 인물에 대해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촬영을 시작하고는 나약해질 것 같아서 더이상 못하겠다고 말하진 않았다. 두려움이 컸다. '잘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인물보다 친해졌다. 저를 너무 괴롭게 했다. 많은 걸 깨닫게 해준 인물이다. '얘가 왜 이럴까?'를 이해한 순간부터 다 와닿았다. 어쩌면 나도 다른 극중 인물처럼 하빈이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던거다. 알면 알수록 마음이 많이 갔다"라고 맡은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통 표정이 없고 속을 알 수 없는 장하빈은 언뜻 보기에는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채원빈은 "이 인물이 원가 형체가 없지 않나. 그래서 이 인물을 담을 수 있는 상자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시오패스든지 사이코패스든지 정보를 얻어서 참고를 해야겠다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네가 (하빈이를) 그렇게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더라. '이 작품에서 중요한 건 하빈이가 소시오패스인지, 사이코패스인지가 아니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나중에야 무슨 뜻인지 알게 됐다. (만약 그렇게 정의했다면) 기획 의도와도 맞지 않았다. 감독님도 열어두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친자'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채원빈은 "일단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은 처음이었다. 새롭게 배운 게 많았다.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외적인 변화도 있었다는 채원빈은 "살이 엄청 빠졌다. 1화랑 마지막회랑 얼굴이 다르다. 놀랄 정도로 빠졌다. 시청자 분들도 아시더라. 살이 저절로 빠졌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이 작품을 잘 해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진심이었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채원빈은 ‘이친자’ 최고의 발견이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하빈 역을 맡게 된 그는 대선배 한석규에게도 밀리지 않는 연기와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첫 주연작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채원빈은 대선배 한석규와 호흡에 대해 "선배님은 정말 온화한 분이시다. 그런데 슛만 들어가면 주변 공기가 다 달라질 정도로 힘을 가지신 분이다. 함께 촬영할 때 태수 그 자체로 촬영장에 있어주셨다. 태수의 눈빛과 말투로 저를 대해주셨다. 하빈이의 감정을 잘 쌓아가는데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석규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낸 채원빈은 "만약 연말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다면 한석규 선배님과 '베스트 커플상'을 꼭 받고 싶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이친자'를 마친 채원빈은 차기작인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를 통해 또 한번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채원빈은 극 중 전교 1등을 하던 모범생이었으나 학업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위해 연습생의 길을 걷는 최하나 역을 맡는다.
"사실 '이친자'보다 '수상한 그녀' 촬영을 먼저 마쳤다. '수상한 그녀' 촬영을 마칠 때 '이친자' 촬영을 했다. 타이밍이 이렇게 됐다. 상반된 캐릭터를 연달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하빈이보다는 실제 저와 많이 닮은 캐릭터다. 따뜻하고 재밌는 작품이다. 연말과 잘 어울린다. 기대해달라."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우터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