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승’, 타격감 짜릿하네…송강호X박정민X장윤주 ‘흥행’ 향해 강스파이크 [종합]
- 입력 2024. 11.28. 17:40:57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구공처럼 통통 튀는 캐릭터들이 웃음보를 향해 강스파이크를 날린다. 짜릿한 타격감은 마치 경기 현장에 있는 듯 리얼하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1승의 기쁨과 1승을 바라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날릴 영화 ‘1승’(감독 신연식)의 이야기다.
'1승'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승’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신연식 감독, 배우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 등이 참석했다.
스포츠 영화, 그중에서도 아직 국내에서 제작된 적 없는 배구를 소재로 한 이유로 신연식 감독은 “배구란 스포츠 자체가 어려운 스포츠였다. 경험이 없는 분들이 금방 배우긴 너무 힘들다. 저희는 배구계 전설 같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선수들 훈련할 때 도와주셨다”면서 “경기 장면을 구현할 때 여러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하는 시기가 있었다. 머릿속에 있는 걸 시간과 돈이 있었다면 다 구현할 텐데 구현 가능한 동작과 그림이 뭘까 고민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단계를 거쳐 경기를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축구, 야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나 국내 배구 소재 콘텐츠는 ‘1승’이 처음이다. 스포츠의 쾌감과 드라마를 한 영화 속에 녹여내기 위해 신연식 감독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게 생존 욕구, 인정 욕구가 강하다. 인간의 가장 추악한 면과 숭고한 면이 거기서 다 나오는 것 같다. 인간의 숭고한 면이 나오는 게 스포츠”라며 “드라마적으로 숭고한 면이 무언가 목적을 위해 룰을 지키면서 피와 땀을 지키면서 상황과 인물들의 서사, 관계를 경기 묘사와 엮어 표현될 수 있도록 포지션별 인물 특징을 고민해 만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남자배구가 아닌, 여자배구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신 감독은 “배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특성이 실내 종목 중 살을 부대끼지 않는다. 서로의 공간을 존중해주며 양 팀 간의 치열하고 뜨거운 경쟁심이 네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느낌이 ‘오버 더 숄더샷’이라고 하지 않나. 중계화면을 보면서 영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여자배구가 긴 랠리인 것도 남자배구는 그 정도로 벌어지지 않는다. 딱 때리면 금방 끝나기 때문이다. 영화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 여자배구가 더 유리했다”라고 밝혔다.
송강호는 극중 김우진 역을 맡아 소탈하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인다. 김우진은 지도자 생활 통산 승률 10% 미만, 잇따른 퇴출, 파면, 파산에도 불구하고 배구공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인물. 이론만큼은 빠삭한 ‘배잘알’이지만 승리의 맛은 느껴본 적 없는 ‘승알못’ 배구감독이다.
연예계 소문난 ‘배구 마니아’로 알려진 송강호는 “요즘 시즌이 되어서 매일 중계방송을 보는 편이다. 특히 남자배구도 매력적이나 여자배구만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한 지점이 너무 좋아 재밌게 보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구라는 스포츠가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유별나게 팀워크의 부분이 중시되는 스포츠가 아닌가. 야구나 축구 스포츠 등은 슈퍼스타 한 두 사람이 끌고 가는 개인적인 특출한 재능, 파워 지점이 크게 작용한다. 배구도 김연경 선수가 지배적인 것도 있지만 팀워크, 감독과 선수들 간의 소통 묘미가 유별난 스포츠다”면서 “롤모델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작전 타임을 유심히 본다. 재밌기도 하고, 야단도 치고, 용기도 북돋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참조했다”라고 캐릭터 표현을 위해 노력한 점을 언급했다.
박정민은 천재와 괴짜를 오가는 관종 구단주 강정원 역으로 분했다. 그는 배구에 ‘배’자도 모르지만 시즌 통틀어 1승을 하면 상금 20억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워 시즌권을 완판시키는 등 반전 능력을 가진 캐릭터다.
박정민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옆에서 배구 경기를 습관처럼 봤다. 꽤나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코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은 밖에서 보는 사람들과 다르구나를 느꼈다. 알면 알수록 느껴지는 재미들이 다시 배구에 심취하게 만드는 것 같다”면서 “구단주는 정확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인물이다. 구단주 공약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였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자극을 정확하게 줘야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장윤주는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 역을 맡아 주장으로서 핑크스톰을 이끈다. 장윤주는 “제가 맡았던 배역이 점프를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이었다. 무릎이 실제로 부상이 있었다. 되게 고생하면서 촬영했다. 부상이 아니었어도 강스파이크를 너무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엔 하지 못했다. 배움의 시간도 짧고, 그런 체력이 있지도 않았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스파이크를 하고 영화를 끝냈어야 했는데’라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 스파이크가 멋진 한 방인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연식 감독은 장윤주를 캐스팅한 이유로 “늘 인상 깊었다. 굉장히 독특한 매력적인 리더십을 보일 때 품어주는 리더십이라고 해야 할까. 핑크스톰 팀의 강점이 그거라 생각한다. 감독, 구단주 등 다 단점이 있는데 단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나. 그래서 장점이 살아나는 게 핑크스톰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이 팀의 장점에서 중요한 상징이 방수지 캐릭터였다. 그 점에 장윤주 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라고 답했다.
‘1승’은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1승의 기쁨을 되새기게 만드는 동시에 인생에서 단 한 번의 1승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신연식 감독은 “어느 팀은 지고, 어느 팀은 이기는 게 1승인데 한 번 이기는 게 어느 팀에게는 우주와 같은 것이라는 걸 살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엄청나게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고, 그 과정, 한 번 이기는 게 기사 한 줄로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정말 우주와 같은 순간이다. 남들에게 사소하게 지나가는 순간도 우주와 같이 느껴지고, 그걸 쟁취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과정을 영화로 담고 싶었다”라고 했다.
송강호는 “장르적으로 스포츠 영화처럼 보이지만 1승을 한다는 게 대단한 건 아니지 않나. 1승 자체가 100승처럼 느껴졌다. 1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닌, 1승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다면 단어를 뛰어넘어 큰 성취를 느낄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며 “배구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지만 나만의 1승을 위해 투쟁하고, 노력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승’이란 영화가 ‘무기농 채소 같은 영화’라 표현한 적 있다. 많은 자본이 들어간 거대한 작품은 아니지만 채소가 가진 싱그러움과 풋풋함이 관객들에게 행복을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어렸을 때부터 이기고, 지고에 대해 굉장히 연연하며 살았다. 그게 아직도 습관처럼 남아있는 것 같다. 따져보면 이긴 순간보다 졌던 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에게 응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영화를 보면서 울컥하는 지점이 있었다. 모든 걸 내걸고 1승을 위해 달려가는 지점에 공감 가실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장윤주는 “극중 핑크스톰 친구들에게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에서 울컥했다. 12월 개봉하는 ‘1승’이 칭찬과 응원이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1승’은 오는 12월 4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