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립식 가족' 정채연의 청춘 기록 [인터뷰]
- 입력 2024. 11.29.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정채연이 '조립식 가족'을 통해 아이돌 출신 배우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정채연의 성장을 보여준 이번 작품은 정채연에게도 그만큼 뜨겁고 설레고 행복했던 작품으로 남았단다.
정채연
지난 27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연출 김승호)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 정채연이 분할 윤주원 역은 칼국수 가게를 하는 아빠 윤정재(최원영)의 따뜻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딸로 매사에 밝고 정이 많은 인물이다. 거창한 인생 계획보다는 현재,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한 파워 긍정 매력으로 기분 좋아지는 에너지를 선사했다.
실제 정채연은 윤주원과 닮은 점도 많았지만, 마냥 해맑은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밝은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저 친구는 너무 마냥 해맑고 사랑스러운 친군데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자칫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대본을 봤을 때 정말 이만큼이라도 나오면 감사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정채원은 윤주원의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모멘트들을 확실하게 그려내며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는 평을 얻었다.
"어느 때보다 잘 보고 있다는 말을 지인들 통해 제일 많이 들었다. 많이 사랑해 주시는구나 해서 뿌듯했다. 시작은 조금 두려운 게 많았지만 그만큼 더 기분 좋은 것 같다. 아버지들과 찍는 신이 있다 보니까 선배님들이 뿌리 깊은 나무처럼 기둥이 되어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셨다. 그것만큼 감사한 게 없더라. 헤매고 있을 때면 선배님들이 배려해 주시고 조언해 주실 때가 있었다. 그때 우물안에 있던 무언가가 툭 올라오더라. 굉장히 감사했다"
'조립식 가족'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보기만 해도 좋아지는 청춘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였다. 다만 중반부 김산하(황인엽)과 윤주원의 갑작스러운 로맨스 전개로 극의 흐름이 끊긴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채연도 두 사람의 서사가 자세히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아쉬움은 있었지만, 시청자들이 설렘을 느끼게끔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갑자기 로맨스?'라며 너무 갑작스러운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더라.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도 한 회 만에 오빠였던 산하를 사랑하는 게 맞나? 의문점을 가졌었다. 어떻게 보면 주원이 그런 감정을 처음 느껴봐서 몰랐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랑인 줄 모르고 이 사람이 마냥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사랑이라는 걸 깨달은 거다. 시청자들이 설렘을 느끼고 볼 수 있게끔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 부분 서사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주원, 산하 로맨스적인 부분만 부각되는 것이 아닌 주원이 각 엄마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 좋았다. 가족에 초점이 있었다. 주원은 산하가 가족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사랑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조립식 가족'은 캐릭터마다 가진 스토리 역시 다채로운 재미를 전한다. 그중에서도 권정희 역을 맡은 김혜은과 강서현 역의 백은혜가 모성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권정희는 아들 김산하를 무정하게 떠난 엄마 역할로 매회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정채연은 권정희가 매정해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쓸쓸하고 슬픈 인물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김혜은 선배님은 실제로 너무 따뜻하시고 사랑스러우시다. 그런 분이 이 역을 연기하시면서 한편으론 정말 힘드셨겠단 생각도 들었다. 권정희는 너무 큰 아픔을 지닌 인물이다. 어떻게 표현할 줄 모르는 거다. 그럴 수밖에 없는 정희의 서사를 슬프게 봤다. 어린 딸을 잃었다는 게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상처였을 거다. 그래서 산하를 게속 못 가게 하려는 거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변질됐다고 볼 수 있지만 나쁨보다는, 상처가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던 사건들이 있었으니까"
이러한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조립식 가족'은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세대 차이 없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따뜻한 메시지가 있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모두가 시청할 수 있다. 저희끼리도 너무 감사하단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중에서도 윤주원 그 자체였던 정채연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정채연에게 이번 작품은 '청춘'이었단다.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성장한 정채연이다.
"이렇게 현장에서 윤주원 그 자체로 지낼 수 있었던 건 함께 했던 분들이 다 받아주시고 챙겨주셨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계셔서 윤주원이 더 빛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얼마 전 사진첩 정리를 하는데 정말 많은 스태프가 함께 고생해 주셨더라. 예전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은 생긴 만큼 스스로 성장한 것 같다. 그동안 '청춘'이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없었다. 학생시절부터 성인이 되는 과정까지 연기해서 였을까. 이번 작품은 정말 치열했고, 행복했고,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촬영했다. 아팠고, 슬펐고, 진짜 나의 청춘으로 남을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