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관’ 신파 뺀 담백함, 그럼에도 아쉬운 건.. [씨네리뷰]
- 입력 2024. 11.29. 08: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서부소방서에는 구조대장 인기(유재명)을 비롯해 5년 연속 구조대상자 구출 횟수 전국 1등 구조반장 진섭(곽도원), 구급대원 서희(이유영), 소방관 용태(김민재), 효종(오대환), 기철(이준혁)이 있다. 철웅(주원)은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장비 하나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신입 소방관이다. 실수투성이인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은 친형 같은 존재의 용태다. 그러나 용태를 화재로 잃게 된 철웅은 상실감과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소방관'
‘소방관’(감독 곽경택)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화재‧재난 등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일을 하는 공무원이다. 영어로는 ‘파이어맨(Fireman)’ 또는 ‘파이어파이터(Firefighter)’라 한다. ‘파이어파이터’는 말 그대로, ‘불(fire)’과 싸우는 사람이다. 극중 진섭은 소방관을 부르는 이름 중 ‘파이어파이터’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영제 역시 ‘FIREFIGHTERS’다. 영화는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소재로 영화적 상상을 더해 재구성했다.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은 당시 서울 서부소방서에 근무 중이던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명이 큰 부상을 입은 대형 참사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의 이름을 23년이 지난 2024년, 다시금 스크린 위로 불러 모은다.
실화를 중심으로 했지만 관객들에게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다. 눈물을 짜내기 위한 신파는 철저히 배제하면서 담담하게 풀어낸다. 일종의 감정 과잉 장면을 최소화 하면서 담백하게 끝맺음 되는 스토리는 절제의 미덕도 갖추고 있다.
아쉬운 건 주연 배우인 곽도원 리스크를 넘어야 한다는 것. 2020년 크랭크업 한 ‘소방관’은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개봉을 연기했다. 이후 곽도원의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곽도원은 2022년 9월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0.08%) 수치를 훌쩍 넘는 0.518% 상태로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한 술집에서 애월읍 봉성리사무소 인근 교차로까지 약 10km 가량 운전대를 잡았다. 곽도원은 지인 A씨를 내려주고, 교차로 신호를 기다리던 중 차량에서 잠들었고, ‘도로에 세워진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음주운전으로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영화는 다른 소방관들의 삶도 그러내며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서사를 부여하지만 주된 서사를 차지하는 건 진섭 역의 곽도원이다. 그의 서사에 얼마나 이입하고, 공감하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평가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연출은 ‘친구’ ‘극비수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등 실화 사건에 집중한 이야기를 선보인 곽경택 감독이 맡았다. 오는 12월 4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은 106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