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가족' 황인엽, 눈빛으로 그려낸 청춘멜로 [인터뷰]
입력 2024. 12.02. 07:00:00

황인엽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말보단 눈으로, 진심을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는 황인엽. 그는 눈빛만으로 설렘 가득한 모습부터 가슴 먹먹한 슬픔까지 풍부한 감정 연기로 청춘 멜로를 완성했다. '조립식 가족'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해 낸 배우 황인엽이다.

최근 종영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는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 16회 시청률은 수도권 3.9%, 전국 3.7%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봤는데 부둥켜안고 울었다. 감독님, 선배님들 너무 자상하고 좋으셨다. 배우들 간의 케미도 좋았다. 그게 고스란히 담겨 잘 느껴주신 것 같아서 기쁘고 감사하다. 이 마음의 여운이 오래갈 것 같다. 가족 그 자체였기 때문에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가족이 아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너무 아쉽다. 아직도 마음에서 '조립식 가족'을 보낼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브라질, 프랑스, 영국, 호주 등 88개국에서는 무려 6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짜 가족의 이야기이다. 가족 간의 사랑, 상처와 회복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게 어찌 보면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다. 지극히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에 힘이 있고 깊이 공감해 주셨다는 것에 진짜 너무 감사했다. 우리 드라마는 담백하고 맑은 느낌이다. 좋아해 주시니까 감사했다"


극 중 황인엽이 연기한 김산하는 반듯한 외모에 공부까지 잘하는 모범생이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일로 인해 마음 한편에 늘 아픔을 지니고 사는 인물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남매처럼 자라온 윤주원(정채연)과 강해준(배현성)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황인엽은 한층 깊어진 눈빛과 목소리로 김산하 캐릭터를 그려냈다.

"말보단 눈으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말로써 전할 수 없는 진심을 눈으로 조금 더 담아서 표현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었다. 드라마를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산하가 주원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캐치해주셔서 고민하고 연습했던 부분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뻤다. 주원, 해준이와의 케미도 너무 좋았다. 서로 편안해졌을 때 오히려 굉장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심리적으로 가까워지다 보니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황인엽 표 로맨스 연기는 김산하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극 중 10년 만에 재회한 김산하와 윤주원의 갑작스러운 로맨스 전개가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황인엽 역시 떨어져 지낸 10년을 지나 본격적인 로맨스를 향해가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산하가 주원이에게 우린 가족이 아니란 말을 한다. 처음부터 산하는 주원이가 가족이 아니라 좋아하는 여자였던 거다. 그 마음을 가족이란 이름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만 담아놨던 거다. 다시 돌아온다는 건 산하에겐 그 어떤 것보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제 더 이상가족보다는 자기 행복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돌아온 거다. 그렇기 때문에 주원에게 좋아한다는 게 터지듯이 나온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에서 어떻게 연인이 될 수 있어?라고 할 수 있다. 주원은 그럴 수 있지만 산하에겐 주원이 한순간도 가족인 적이 없다. 산하가 주원에게 '이 말 하러 오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 10년을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이 많았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주원을 향한 갖은 감정을 전달하는 황인엽의 눈빛 연기는 두 사람의 로맨스 서사를 납득시켰다. 오래전부터 어긋나버린 엄마 권정희(김혜은)와의 관계에서도 숨겨왔던 아픔을 드러낸 섬세한 감정 열연으로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김산하를 무정하게 떠난 권정희는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실제 김헤은과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일찍 먼저 간 동생이 있다. 서로에게 이야기를 꺼내는 자체가 큰 상처였다. 소통의 부재가 생긴 거다. 이후 산하가 엄마에게 '우리 이제 행복해도 된다'는 말을 한 게 처음이다. 그 전에 진심을 담에 대화를 해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에게 화나서 모진 말을 하지만 마음이 풀어지는 게 아니다. 화를 내면서도 내 마음에 상처가 된다. 실제 김혜은 선배님과는 '안나라수마나라' 때부터 인연이 돼서 엄청 친하다. 선배님과 열정의 농도가 비슷했던 것 같다. 연기를 했던 순간엔 힘들고 아팠지만 잘 전달돼서 좋았다. 몰입하신 분들이 엄마를 미워해서 속상했지만 그만큼 선배님이 연기를 잘하셨다는 이야기니까. 너무 멋지고 존경하는 분이다"


실제 김산하와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황인엽은 처음엔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김산하가 이제는 자기 자신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산하와 달리 저는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 상대가 저로 인해 불편해하는 걸 싫어한다. 다정한 스타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해준, 주원이가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내가 표현이 산화처럼 돼가고 있나 보다 했다. 이제 산하가 나 같고, 내가 산하 같다. 처음에 산하를 봤을 때 어렸을 때 가족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위로, 응원이 커서 살아갈 있는 힘을 갖게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의 부재가 있었다. 그 사랑을 다른 형태의 가족들로부터 받아서 빈틈없이 메꿔졌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배우 황인엽에게 '조립식 가족'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드라마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차가 없을 때는 너무 긴장하다 보니까 주변이 하얘지고 아무것도 안 보였다. 점점 주변서 저희를 위해서 노력해 주시는 스태프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보일 수 있는 만큼 시간이 흘렀나 보다. 호흡하는 것도 즐겁고 연기하는 게 즐겁고 현장이 즐겁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저에게도 의미가 있지만 배우로서는 시청자분들에게 의미 있고 위로가 되는 드라마였길 바란다"

영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황인엽. 그런 그에게 에너지를 주는 건 팬들이란다. 황인엽은 최근 배우 소통 플랫폼 하이앤드를 통해 글로벌 팬덤과 첫 공식 소통을 시작했다. 팬들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는 황인엽은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방콕, 도쿄, 오사카, 마닐라, 서울에서 투어를 확정 지었다.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새로움을 보여드리고 싶고, 도전하려 한다. 내 안에 또 다른 새로운 걸 꺼내서 도전하고 창조해 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 분이라도 저를 보고 좋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배우로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벌써 바라는 건 시기상조다. 시간과 경험이 쌓여서 단 한 분에게라도 그럴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최근 하이앤드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맞다. 팬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주신다.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하고 소통하는 게 너무 재밌다. 올해는 너무 행복한 한 해였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다양한 챌린지를 준비 중이다"

'조립식 가족'을 통해 배우로서 무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해 낸 황인엽은 2025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에 특별 출연을 확정 지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친애하는 X'에서는 지금보다 조금 더 깊이감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조립식 가족'에서 코믹한 장면이 가끔 나왔는데 그때 너무 즐겁더라.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거다. 설렘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케이엔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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