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마음 움직일 것"…'조명가게', 디즈니+와 강풀의 두 번째 시너지[종합]
- 입력 2024. 12.03. 12:10:24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디즈니+가 또 한번 강풀 작가와 만났다. 지난해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로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조명가게'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신은수, 김선화, 김희원 감독, 강풀 작가가 참석했다.
무엇보다 '조명가게'는 '무빙' 강풀 작가의 두 번째 각본 집필작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에는 정말 많은 인물이 나온다. 그 인물들을 더 파고 들었고, 인물 간의 관계를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그림으로 풀지 못했던 부분이 한계였는데, 배우분들, 감독님의 연출로 인해 표현하지 못했던 것까지 전부 표현한 것 같다. 원작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또한 '무빙'에서도 정원고 담임 선생님 최일환 역으로 활약했던 배우 김희원이 감독을 맡아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제일 많이 고민했던 것은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신선하게 볼지, 어떻게 해야 쉽게 받아들이고, 정서적으로 받아들일지 였다"고 밝혔다.
이어 "리얼과 판타지의 경계가 어떨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마을 전체를 디자인해서 정말로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걸 직접 보고 싶어서 먼저 CG로 시뮬레이션을 만들고서 거리와 동선을 계산해서 디자인을 녹여 내려고 노력했다"며 "물론 저는 객관적이지 못할 것 같지만, 모든 장면을 '이 장면이 이렇게 표현됐구나' 싶을 정도로 싱크로율이 모든 장면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지훈은 365일, 24시간 꺼지지 않는 '조명가게'를 지키는 주인으로 가게를 찾는 미스터리한 손님들을 맞이하는 원영으로 분한다. 주지훈은 "배우 입장에서 좋은 글을 만나고, 그것을 잘 준비해 주는 스태프들을 만나면 배우는 사실상 할 게 많이 없다. 구성 자체를 굉장히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그 글을 읽고 느낀게 맞는지 감독님과 리허설 중에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서 그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얘기를 나누면서 대본을 충실히 구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 역을 맡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이들을 볼 수 있는 인물이다. 박보영은 "특별한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보는 게 힘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영지는 그 순간 헷갈리고 무서운 감정들을 그대로 느끼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도 간호사로 등장했던 바. 또 한번 간호사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박보영은 "제가 주사를 놓으면 불법이다(웃음). 그래서 놓는 순서만 기가 막히게 잘 하는 것 같다"며 "이제 어디서 주사를 맞으면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설현은 알 수 없는 목적을 지닌 미스터리한 인물 지영 역을 맡았고, 엄태구가 연기하는 현민은 매일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지영을 보며 그에게 알 수 없는 호기심을 갖게 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18년 영화 '안시성'에서 호흡을 맞춘 뒤 6년 만에 재회했다. 엄태구는 "이번에도 설현 씨와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8부작인 게 아쉬울 정도"였다고 말했고, 김설현은 "이전에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다시 만나보니 호흡이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셔서 좋은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정은이 분한 유희는 딸 현주를 매일 조명가게에 보내며 전구 심부름을 시키는 인물이고, 신은수는 엄마와의 약속을 위해 매일 조명가게를 들르다가 이상하고 기묘한 일들을 겪게 되는 현주로 분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많이 의지했다며 큰 애정을 드러냈다. 먼저 이정은은 "신은수 배우는 제가 만난 딸 중에 나이 자체가 굉장히 젊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흡입력이 정말 좋아서 역할을 위해 감정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딸처럼 소중하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울 때 같이 껴안고 있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같이 보낸 게 캐릭터에 맞게 케미로 잘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신은수도 "정말 최고의 엄마였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쉴 때도 엄마처럼 정말 다정하게 챙겨 주시는게 느껴졌다. 선배님이 하시는 것을 받기만 해도 제가 현주처럼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공감했다.
김민하는 극 중 오래된 빌라로 이사 온 선해 역을 연기한다. 김민하는 "저는 동물적인 감각에 의지를 많이 했다"며 "기이한 일들을 계속 마주했을 때 처음 느끼는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계산하지 않으려 했다.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됐고,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적인 특색과 날카롭고 예민한 부분을 어떻게 잘 표현해 볼지 고민했다"고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젖은 채로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미스터리한 버스 운전 기사 승원 역을 맡은 박혁권은 "태어나서 한 작품 중에 가장 편하고 든든했던 현장"이라며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김 감독에 대해 칭찬했다. 박혁권은 "감정이 안 올라오면 감독님이 말을 걸어주면서 감정을 끌어올려 줬다. 정말 현장이 가장 편했다. 아는 사이라서 불편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여기서는 잘 알아서 감독님이 더 편했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비 오는 밤 빨간 구두를 신고 어두운 골목길을 헤매는 인물 혜원은 김선화가 연기한다. 김선화는 "사방으로 신출귀몰하게 돌아다니면서 간절하게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강한 여인"이라고 소개한 뒤 "많은 얘기를 못해서 너무 답답하다"며 스포 방지를 위해 말을 아꼈다.
공개를 앞두고 감독과 작가는 모두 '조명가게'에 대해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12월 중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도 공개되는 바, 이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김 감독은 "흥행에 대한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겠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 제 나름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다. '조명가게'의 정서는 충분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라고 답했다.
또한 강풀 작가는 '무빙'과 다른 '조명가게'만의 차별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 작가는 "'무빙'보다는 조금 더 감정적인 이야기다. 감정이 더 충만하다. '무빙'은 초능력 히어로물이라서 조금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했다. '조명가게'는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또 저희는 호러이자 멜로이자 스릴러라서 다양한 재미가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장르가 복합적으로 들어 있어서 시청자들마다 다른 부분에서 재미를 찾고, 공통적으로 마음의 울림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출연진들 역시 '조명가게'가 좋은 작품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김선화는 "여러 번 보고 싶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한 번 보고 나면 다시 인물 한 명 한 명을 따라가면서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다"고 말했고, 김민하는 "개인적으로 참여하면서 느꼈던 감상인데,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워하는 사람들한테 연락을 한 번씩 하게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이어 이정은은 "전 연령층이 다 즐길 수 있는 귀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박보영은 "'조명가게'라는 단어가 많이 들렸으면 한다. 어디를 가든 ''조명가게' 봤어?', ''조명가게' 재미있더라'와 같은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12월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명가게'는 총 8개 에피소드로, 오는 4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