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45년만 계엄 선포…황정민 '서울의 봄'→한강 '소년이 온다' 재조명
입력 2024. 12.04. 14:41:45

서울의 봄-1987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45년 만에 발동된 계엄 사태로 정재계, 방송가 등 사회 전반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엄령을 다룬 영화, 드라마, 도서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고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 2분, 발 빠르게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 6시간 만인 오전 4시 30분께 계엄령이 해제됐다.

계엄령 선포부터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기까지 약 2시간 반 동안 정세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본회의를 열기 위해 국회에 진입하려는 국회의원들과 이를 막는 경찰들이 대치했다. 또한 제1공수여단 등 계엄사 특수부대도 헬기를 통해 국회 본청에 진입해 국회 보좌진과 직원, 시민들이 저지하기도 했다.

여의도의 상황은 각종 방송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군용 헬기와 장갑차가 국회로 향하고, 무장한 특전사들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모습을 라이브를 지켜본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개봉했던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렸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과 그들을 막으려는 군인들의 일촉즉발 대립을 그렸다.

누리꾼들은 영화 속 전두광(황정민)이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서울을 장악하던 모습을 현실과 비교하며 "온 국민을 상대로 '서울의 봄2'를 찍었다" "현실이 더 영화 같다"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방송인 김수용 역시 '서울의 봄' 제목을 패러디해 "12월 12일 서울의 겨울. 독방은 추울텐데..."라고 풍자글을 남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계엄령, 민주화 운동을 다룬 다른 콘텐츠들도 재조명됐다. 누리꾼들은 드라마 '제5공화국' 영화 '1987' '택시운전자' '화려한 휴가' 등의 장면들을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공유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누리꾼들은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언가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등 작품 속 구절을 공유하며 계엄 철회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서울의 봄'이 최우수 작품상을 타고 한강 작가가 '소년이 온다'로 노벨상을 받은 해에 비상계엄 선포라니"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26사건 이후 45년 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이뤄진 비상계엄 조치는 1981년 1월 24일까지 유지됐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CJ ENM,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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