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숙제를 풀기 위한 여정 [인터뷰]
- 입력 2024. 12.06. 15: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지창욱에게는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있다. '어렸을 때의 이미지를 벗고 '배우 지창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 숙제를 풀기 위해 이번에는 '강남 비-사이드'에서 강렬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창욱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다.
특히 이 같은 흥행 성과는 월드 와이드 랭킹 9위에서 출발한 뒤 꾸준한 순위 상승을 통해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지창욱은 "정말 예상을 못 했고, 가늠이 잘 안되더라. 어느 정도를 해야 순위가 올라가는지도 사실 체감도 잘 안 된다"면서도 "회사 직원들이나 감독님들이 순위를 보고 말해준다. 그런 식으로 듣다 보니 회차가 공개될 수록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 영화 '리볼버'에 이어 '강남 비-사이드'까지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세 작품 연속으로 누아르 장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최악의 악'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좋은 현장과 팀원들을 만나서 정말 재미있게 작업했다. 그러다 보니 사나이픽처스에서 '리볼버'까지 제안을 주셨다. 제게 도움이 많이 되는 작업이 될 듯해서 '리볼버'도 택했다. 사실 '강남 비-사이드' 같은 경우에는 조금 고민이 있었다. 과연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익숙한 팀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또 윤길호라는 캐릭터도 내가 하면 나만의 색깔로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정하게 됐다. 또 작업하면서도 여전히 좋은 팀들과 작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안정감과 재미도 있었다."
지창욱은 어둡고 위험한 뒷골목에서 오롯이 제 힘으로 살아남은 브로커 윤길호를 맡았다. 지창욱은 윤길호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먼저 외적인 부분을 준비했다.
"윤길호를 처음 만들어갈 때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머리를 어떻게 할지, 어떤 액세서리를 할지, 어떤 옷을 입을지가 제게는 연기만큼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다. 일부러 독특하고 쎈 옷들을 많이 입으려고 했다. 그래서 의상 피팅을 굉장히 여러 번 하면서 의상 담당 팀장님을 엄청 괴롭혔다. 더 보여주고, 다른 것도 보여달라고 끈질기게 부탁했다.(웃음) 사람들과 다 같이 있을 때도, 군중들 속에서도 윤길호는 뭔가 달랐으면 했다. 이 사람은 다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귀에 피어싱을 하고, 목걸이를 하고, 장발의 머리를 넘기고 다니기도 하면서 굉장히 신경 써서 그 모습을 만들었다. 메이크업도 일부러 아예 안 했다. 상처 분장만 하고, 눈썹도 안 그렸다. 분장 팀장님이 먼저 제안해 주셨는데, 그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캐릭터의 전사 같은 부분보다도 비주얼적인 부분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최악의 악'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지창욱은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캐릭터의 외형에 심혈을 기울였던 지창욱은 이와 같은 설정을 위해서도 준비한 부분이 있다고.
"길호의 과거 장면이 나올 때 다짜고짜 항상 밴드를 붙이고 있다. 얼굴이 상처투성이이고, 멀쩡하지가 않다. 이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험한 일을 하고, 항상 싸우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이렇게 설정했다. 그래서 갑자기 분장을 하다가 상처 분장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다. 그것 자체가 이 사람이 몸을 쓴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1대 다의 고난도 액션까지 소화해냈지만 지창욱은 "사실 액션은 힘들다"면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1대 1보다 1대 다 액션이 더 힘들다. 내가 여러 명하고 싸우는데, 꼭 사람들이 나만 안 때린다. 결국 거짓말이지 않나.(웃음) 그런 것들을 최대한 감추려고 노력도 정말 많이 하고, 극이니까 액션을 화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사실 액션보다는 감정적인 드라마, 휴머니즘과 같은 것들을 더 좋아한다"면서도 "그래서 결국 액션도 감정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냥 하는 액션은 없다. 화가 나서,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거다. 그래서 액션을 할 땐 감정적인 것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제가 액션이 싫다고 하는 건 그저 힘들어서 투정 부리는 것"이라고 웃었다.
'최악의 악', '리볼버', '강남 비-사이드', 최근 지창욱은 강렬한 작품들을 다수 택했다. 이와 같이 어두운 장르물에 도전한 것은 스스로가 가진 이미지를 깨기 위한 그의 노력이었다.
"제가 갖고 있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했던 작품들, 시장에서 원했던 모습이 누군가의 아이돌, 한류스타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들을 사람들이 바라고, 제가 그렇게 보여졌다면 앞으로는 지창욱이라는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게 배우로서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드러나지 않지만 굉장히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다.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작품 하나로 이미지가 확 바뀌진 않아도 하나하나 영역을 넓혀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누아르도 해보고, 다양한 모험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많은 분들이 배우로서 많은 부분을 바라봐줄 거라 생각한다."
이처럼 지창욱은 계속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드라마 '최악의 악', '웰컴투 삼달리', '우씨왕후', '강남 비-사이드', 영화 '리볼버'까지 쉴 새 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바, 하지만 여전히 지창욱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늘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지만, 지창욱은 이를 발판 삼아 계속해서 나아갈 예정이다.
"재작년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바쁘고 열심히 한 만큼 아쉬운 것도 너무 많다. 생각해 보면 아쉬운 건 매 작품마다 많이 있었다. 이런 아쉬움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매 작품 치열하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치열하게 하고 싶다. 올해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고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 느정도 발전을 해도 결국 만족하지 못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욕심도 많다. 어디까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해보고 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