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정국 속 공개, 운명 아닐까”…‘오징어 게임2’가 관통할 메시지 [종합]
- 입력 2024. 12.09. 13:24:34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탄핵 정국 속 ‘오징어 게임’의 새로운 시즌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찬반투표 제도가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매 게임마다 진행된다”면서 “요즘도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현재 상황,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 대선이 끝났지 않나. 투표라는 것과 현실의 세계와 연결 지어 생각하면 재밌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힌 황동혁 감독의 말처럼 ‘오징어 게임2’는 현 시대의 문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로 다시 한 번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오징어 게임2'
본격 행사에 앞서 마리안 리 넷플릭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와 김민영 넷플릭스 아태지역 콘텐츠 부문 VP가 무대에 등장, 취재진을 향해 인사했다. 마리안 리 책임자는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커리어적으로도 그렇다”라며 “LA에서 일하지만 한국에 올 때마다 고향에 온 기분이다. 한국인 뿌리와 깊이 연결된 사람으로서 재밌는 한국의 창작자 이야기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을 보면 행복과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인 가족 친구들과 대화할 때 한국이 오늘날 문화의 중심에 서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걸 느낄 수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이끌어가는 자리에 한국인 들이 독특한 한국의 이야기를 세계에 선보일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 오늘 넷플릭스 사상 가장 큰 인기를 끈 이시리즈가 된 ‘오징어게임’이 귀환한다”면서 “이 작품에 대해 전 세계가 보여준 사랑은 스크린을 넘어 문화를 침투했다. 견줄 수 있는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거나 코스튬 파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팬덤은 올해도 이어진다. 시즌2 예고편 공개했을 때 반응은 실로 대단했다. 순식간에 2024년 예고편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팬들이 다음 여정과 성기훈의 다음 여정과 새로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민영 VP는 “‘오징어 게임’은 단순 히트작을 넘어 사회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공개한 ‘오겜’은 3억3천만 뷰를 넘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단순 기록을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란 무엇인가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보편적 주제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한 곳에 묶어둔다. 황동혁 감독님, 채경선 미술감독님, 배우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오징어 게임’은 제작진의 뛰어난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했다. 넷플릭스 회원 8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한류 인기 위 훌륭한 작품들의 연이은 성공이 한국 콘텐츠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했다”라고 성과를 언급했다.
이어 “저는 넷플릭스 일원임과 동시에 한국인으로서 이러한 일을 목도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변화를 매일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 곧 새로운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시즌1에 이어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시즌1 엔딩이 기훈이 딸을 만나러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려다가 다시 돌아서며 ‘나는 말이 아니고, 사람이다, 너희들을 찾아내겠다’는 말로 끝났다. 시즌2는 기훈이 이들을 찾는 여정을 담아냈다. 이 게임을 멈추게 하려는 기훈과 그런 기훈을 또 다시 한 번 막아서고, 기훈을 변화시키고 붕괴시키는 프론트맨의 대결이 시즌2의 핵심적인 이야기와 갈등구조가 되겠다”라고 시즌2에 대해 설명했다.
황 감독은 “여러 차별점이 있다. 일단 시즌1에서 잠깐 소개된 찬반투표 제도가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매 게임마다 진행된다. 조금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요즘도 투표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현재 상황,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 대선이 끝났지 않나. 투표라는 것과 현실의 세계와 연결 지어 생각하면 재밌는 부분이 많다. 새로운 게임들이 등장하는 재미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즌1과의 차별점을 짚었다.
시즌2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시즌2와 3를 계속 이어 관통하는 이야기다. 시즌2만 굳이 한정지어 이야기하자면 사실 한국도 그렇고, 전 세계가 점점 제가 보고 느끼는 바로는 갈라지고, 분열되고, 서로 선을 긋고, 적대시하는 갈등이 전 세계에서 많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내에서 갈등도 그렇고, 국가 간 벌어지는 전쟁도 그렇고. ‘오징어 게임’ 안에서도 서로 갈라섬과 분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현실과 ‘오징어 게임’ 세계가 무척 닮아있다는 걸 느낄 것”이라며 “우리 사회를 ‘오겜’을 통해 우리 주변, 세상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2’는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기존 캐스트에 이어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탑), 원지안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한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게임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시즌1에 비해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시즌1에서 이정도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하려면 현실적으로 나이가 있는 분들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 실패를 빨리 겪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시즌1, 시즌2 사이에 코로나19가 오고, 전 세계적으로 코인 열풍이 오면서 젊은 세대들이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투자나 코인 같은 것에 인생을 거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했다. 젊은 세대들이 겪는 모습, 문제를 담아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즌2에는 젊은 참가자들을 많이 기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은 동화적인 비주얼과 다채로운 색감의 공간, 동심을 자극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목숨을 걸고 하는 데스 게임의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대조가 전 세계를 매료시킨 바. 황동혁 감독은 “시즌2는 기훈이 같은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있다. 시즌2에서 신경 쓴 건 익숙하고 시청자들이 좋아한 공간을 보여주면서도 식상하지 않도록 변형시켰다. 숙소 모습도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바닥에 큰 선과 함께 O,X를 표현해 달라진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다. 초록색 체육복도 가슴에 O,X 마크를 붙이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시즌1의 유명한 시그니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편곡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시도했다”라고 짚었다.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1’은 글로벌 인기를 끎과 동시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일으켰다. 글로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 황동혁 감독은 “미스터리한 것 같다. 여러 이유로 대답을 많이 했는데 마음속으로 ‘왜?’라고 생각한다”라며 “일단은 재미있었던 것 같다. 모든 걸 제쳐놓고, 이 캐릭터와 말도 안 되는 게임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밌었던 게 최고의 이유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단순 재미로 끝나는 게 아닌 사회와 접점이 있었기 때문에 킬링타임용으로 끝나는 게 아닌, 다른 이야기를 남겨두어 반향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시즌2도 전략을 세운 게 아닌, 최고로 재밌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썼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재밌게 보신 다음 뭔가 생각할 거리가 남고, 같이 본 사람과 이야깃거리가 남는 작품으로 만들었다”라고 자신했다.
또 황 감독은 “결국 가장 재밌는 건 재미라고 생각한다. 세대와 국가, 인종, 언어, 문화를 넘어서 콘텐츠가 사랑받는 건 그만큼 재미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라며 “엔터테이닝한 요소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시즌1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즌1에서 담은 메시지, 사회와 접점, 알레고리 같은 것들이 여전히 이어지는 이야기라 최대한 재밌게 만들면 나머지 것들은 시즌1에서 이어져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2가 일으킬 반향에 대해 이정재는 “시즌2이다 보니 더 새롭고, 이야기적으로 풍성한 이런 것을 저도 기대하고, 시청자 여러분도 기대하실 거다. 찍다 보니 시즌1 때 굉장히 독특하고, 좋다고 생각한 요소들을 시즌2에서도 잘 표현하는 게 먼저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더 잘하고, 새롭게 하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욕심이 아닐까 생각 들더라”면서 “시즌1 때 좋은 요소, 감정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마 전 세계 관객, 시청자분들도 시즌1 때 좋았던 요소들을 다시 시즌2에서 느끼시지 않을까. 시즌1 때 재밌게 느낀 요소들이 시즌2에도 충분히 담겨있다”라고 했다.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은 건 굉장히 한국적인 소재 혹은 놀이들이 주를 이룬다. 그게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것엔 전체적인 이야기의 정서가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든 함께 느낄 보편적 정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이야기 전개가 상상을 초월하고, 예상 불가능한 어떤 상황들이 연속되기 때문에 충격적인 것들이 많이 자극됐을 거다. 시즌2는 이미 놀랄 걸 알고, 어떤 게임이 벌어질지 알기에 충격은 덜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져간 보편적인 정서가 2편에는 많은 인물이 있는 것만큼 더 많은 스토리와 드라마가 시즌2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 또한 “시즌1에서 여러분이 좋아하셨던, 이미 알고 계신 게임과 배경을 조금씩 변형해 익숙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했다. 성기훈, 프론트맨, 게임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예상 가능한 부분에 새로운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길로 가나 할 때 시즌1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도 나온다.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만드는데 신경 썼다. 시즌2 이후 전 세계인들의 반응은 ‘시즌3가 빨리 나와야한다’가 아닐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을 만들면서 치아 6개 빠졌다고 고백한 바. 이를 걱정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치아는 좋지 않다. 충분히 뺐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치통이 등장했다. 가서 뽑아야 할 것 같은데 겁이 나서 치과에 가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치과에 가면 2개 정도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2’는 오는 26일, 전 세계 190여개국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그러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로 인해 국민들은 큰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
어지러운 시국 속 ‘오징어 게임2’ 공개를 앞둔 황동혁 감독은 “이 시국에 ‘오징어 게임’을 공개하게 됐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계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저도 그 상황을 새벽까지 지켜봤다. 탄핵 투표도 생중계로 계속 지켜봤다”면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로 국민들이 거리에 나가야 하고, 불안과 공포로 연말을 보내야한다는 입장이 한 사람으로서 불행하고, 화가 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빨리 탄핵, 하야가 됐든 책임을 지어 행복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고, 축복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빨리 돌려주셨으면 한다. 조속히 이 사태가 해결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 시국에 공개되는 것도 ‘오징어 게임’의 운명이 아닐까”라며 “작품을 보시고 나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분열, 격변이 다시 한 번 게임 세상과 연결시켜 볼 수 있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오징어 게임’을 바라보는 게 세상과 동 떨어지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