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하루하루가 고문"…故 김수미 생전 자필 탄원서 담긴 일기 공개
- 입력 2024. 12.13. 11:51:11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고(故) 김수미의 생전 자필 탄원서가 담긴 일기가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김수미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는 고 김수미의 일상이 담긴 일기를 한데 엮어 출간한 책으로, 30대 젊은 나이였던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의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았다.
쉽지만은 않았던 여배우의 삶을 살면서도 가장으로서 가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생을 갈망했던 오랜 일기들은 지금껏 대중에게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인간 김수미, 여배우 김수미에 대한 새로운 면모와 노력을 잘 보여준다.
김수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제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며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의 일기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식품 판매 회사 '나팔꽃 F&B'와의 분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내용이 담겼다.
김수미는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질까 봐 잠도 밥맛도 잃었다”, "지난 한 달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털어놨다.
이 시기는 아들 정명호 씨가 '나팔꽃 F&B'의 A씨를 횡령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하고, '나팔꽃 F&B'가 정 씨를 해임한 뒤 김수미와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던 때다. 고인은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중략)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김수미는 말년에 공황장애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 쓴 내용에는 "공황장애의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악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는 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도 공개했다. 고인은 "피고에게 아무 의심없이 회사 운영을 맡겼고, '어련히 잘 해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믿고 있다가 결국 오늘 같은 사태를 맞고 말았다"며 "그동안 피고는 저희 모자에게 고소 취하를 계속 요구하면서 '안 해주면 언론에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을 해봤다. 거부하자 결국 이틀 전 저희 모자를 맞고소하고, 언론에 제보해 '김수미 횡령'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고 썼다.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던 순간에도 고인은 흔들리지 않고 가족들만 보며 연기에만 매진했다. 일기 속에는 이런 고 김수미의 삶의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가족은 고인의 말년에 겪었던 고통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일기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책의 인세는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한편, 故 김수미는 10월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에 따른 심정지로 알려졌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용감한까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