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공유, 다시 한번 곱씹어 본 사랑[인터뷰]
입력 2024. 12.13. 14: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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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트렁크'는 저에게 '당신이 믿는 사랑은 뭔가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어요. 작품을 시작하고 수개월 동안 '사랑',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원래 제가 지양하는 점도 있고 막연하게 지향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됐어요. 이 작품은 그런 것들을 건드렸다고 생각해요."

배우 공유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공개 기념 인터뷰에서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트렁크’는 어느 날 갑자기 호숫가에 떠오른 수상한 트렁크를 둘러싼 이야기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함께 베일을 벗는 의문의 사건과 감정의 파고를 그린 작품이다. 진짜와 가짜가 뒤얽힌 비밀스러운 결혼으로 엇갈린 관계 속 뒤엉킨 감정을 짙고 농밀하게 담아냈다.

'트렁크' 공개 후 셀럽미디어와 만난 공유는 "후반 작업은 배우의 영역이 아니다. 완성본을 봤을 때 감독님이 연출 방식, 음악 등 편집적인 부분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했다. 이 작품을 제작한 사람들의 의도가 잘 담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트렁크'는 다소 어둡고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만큼 시청자들 간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공유는 작품의 호불호 평가에 대해 "호불호는 예상했었다. 하지만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위로나 치유의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트렁크'라는 작품은 이면의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가 어둡고 우울하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많은 작품들이 밝고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저 역시 그런 작품을 많이 해봤다. 그런 작품에서 느끼는 판타지도 있지만 반대의 작품에서 있는 느낄 수 있는 판타지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유는 극 중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 ‘한정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캐릭터를 통해 공유는 지켜주고 싶은 처연미부터 가슴 저미는 멜로,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는듯한 소년미까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얼굴을 꺼내보였다.

공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냐'는 물음에 "유튜브 예능 '핑계고'를 녹화하는 날 갑자기 생뚱맞게 '저 연기가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그때가 '트렁크'를 촬영하고 있을 때다.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라고 혼자 생각했다. '트렁크'의 한정원이라는 인물이 우울한 캐릭터이고, (작품 자체가) 어두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도 내 마음은 평온했던 것 같다.

모순적인 말일 수도 있는데, 기쁘고 행복한 걸 본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아니더라. 오히려 이런 작품을 했을 때 더 위로를 받기도 한다"라고 답했다.

'트렁크'는 2015년 출간된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각색 과정에서 원작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졌지만, 기존 드라마과는 달리 대사가 일상적이지 않다.

"센 워딩이 정말 많았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의도적으로 보이게 하는 느낌이 강하다. 사람들이 마음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직접 입 밖으로 내지 않는 말들이 있지 않나. 밑바닥의 말들을 한다.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면전에 대놓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의 대사를 보면서 어쩌면 마음 한구석에는 한 번쯤 내뱉고 싶은 말들이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다."



'트렁크'는 자타공인 '멜로 장인'으로 불리는 공유와 서현진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감성의 깊이가 다른 두 배우의 멜로 시너지는 이 작품의 최고의 관전포인트다.

공유는 서현진과의 호흡에 대해 "앞에서 (서현진의) 연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이번 작품을 함께 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훨씬 더 똑똑하고 깊고 섬세한 배우다'라는 거다. 좋은 의미의 '지독함'을 느꼈다. 인지를 연기하는 서현진 배우 덕분에 내가 (한)정원이를 연기하는 게 쉬웠다. 어느 날에는 대본을 보다가 이혼하고 절규하는 신이 있는데,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를 할까 궁금해서 감독님한테 찾아가서 모니터로 보여달라고 했다. 편집된 장면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는 걸 다 봤다. 그때 '지독하다 지독해, 그러니까 살이 안 찌지'라고 직접 서현진 배우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트렁크'를 통해 첫 시리즈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공유는 "감독님은 진짜 귀엽고 순수하신 분이다. 그리고 배우들을 믿어주시고 열어주신다. 특히, 모르는 걸 아는 척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좋았다. 결과적으로 좋은 컬래버레이션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렁크'는 공유가 지난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었다.

"공백기를 의도하진 않았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은 맞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는데 '쉼'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이런 공백기가 생기더라. 그러다가 의도하지 않게 2~3년 동안 찍었던 작품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했다. 드라마 '도깨비'가 방영됐을 때, '남과 여', '밀정', '부산행' 등이 한꺼번에 오픈됐다."

이번에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트렁크' 이후 곧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돌아오게 됐다. 극 중 공유는 시즌1과 마찬가지로 ‘딱지맨’으로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은 저에게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시즌1에 비해서는 시즌2에서는 이 인물에 대해 드러난다.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가 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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