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진아, 연말 막공 함께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지'(feat.재쓰비)[무대 SHOUT]
- 입력 2024. 12.16. 08: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공연은 역시 '막공'(마지막 날 공연)이죠. 오늘 쓰러지더라도 모든 걸 다 쏟아부을게요."
권진아
'공연퀸'의 수식어는 허투루 부여된 것이 아니었다.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섬세하고 깊은 감성, 다양한 무대까지. 150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낸 권진아다.
먼저, 권진아는 자신의 대표 윈터송인 'This Winter'를 겨울 감성 가득하게 편곡해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댄 달라요’,‘Love me Love me’도 겨울 느낌의 악기 소스를 추가해 한층 로맨틱한 인트로를 장식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권진아는 "요즘 하루 하루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콘서트는 앞서 티켓 예매 오픈 3분 만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추가 좌석을 오픈하기도. 권진아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객석이 다 찰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3분 만에 매진이 됐다고 하더라. 저도 직접 티켓팅을 해보려고 했다. 대기 번호가 1만이 넘더라. 모두 어렵게 (티켓팅하셔서) 오신거라 생각한다. 다음에는 조금 더 큰 공연장에서 열어볼까 한다"라고 말해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이어 권진아는 ‘진심이었던 사람만 바보가 돼’, ‘끝’, ‘위로’ 등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곡들을 통해 호소력 짙은 발라드 최강자로의 면모를 보여줬다. 'Pink!'와 'KNOCK'을 들려주며 리드미컬한 곡에서 감미로운 보컬로 팔세토를 넘나들었고, ‘Raise Up The Flag’, ‘우리의 방식’, ‘Butterfly’등으로 메시지가 짙은 노래의 밴드 사운드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Raise Up The Flag’, ‘우리의 방식’, ‘Butterfly’를 연달아 부르기 전 권진아는 "'우리의 방식'이라는 곡이 들어간 앨범은 제 삶에서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때 꼭 가져야 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어려움을 맞이하겠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 가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더디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썼던 곡 들이다. '락'이 누군가에게는 하드할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 일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을 발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저라는 사람이 이런 모양이기 때문이었다. 뱉어내지 않으면 다음으로 갈 수 없는 사람이다. 이 앨범이 없었으면 다음 앨범도 없었을거다. 지금까지도 저에게 큰 역할을 해 준 곡들이다"라고 곡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권진아의 첫 번째 연말 공연을 위해 달려 온 특별한 게스트는 ‘MMMT 문명특급’ 혼성그룹 프로젝트 ‘재쓰비’였다. 권진아의 캐럴 메들리에 이어 핀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이들은 ‘루돌프 사슴코’, ‘울면안돼’,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열창하며 수준급 보컬 실력으로 고퀄리티의 협업무대를 이끌어내며 좌중을 사로잡았다.
또한 권진아는 이번 콘서트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부른 자작곡 ‘널 만나려고’를 비롯해 ‘오늘은 가지마’, ‘놓아줘’, ‘Love & Hate’ 등 총 4곡의 미공개곡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권진아는 "지금 정규 앨범 준비 중이다. 오늘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노래들을 처음으로 들려드리려고 한다. 부디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팬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고 공감하실 것 같다. 앨범에서 중요한 곡들이다"라며 "이 곡들 모두 완성해서 짠하고 나타나겠다. 그때 또 발매 공연으로 만나자"라고 2025년 상반기 새 음반 발매와 단독콘서트 개최 소식을 알리며 내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앙코르곡을 제외하고 공식적인 콘서트의 마지막곡은 권진아표 대표 발라드곡인 '운이 좋았지'. 마지막 곡을 앞두고 권진아는 "이번 공연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다. 10년 동안 함께 했었던 안테나와 '안녕'을 하게 됐다. 그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여러 일들이 많았다. 얼마 전에는 저를 오랫동안 키워주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삶은 유한한거구나' 싶었다. '죽음'이라는 게 먼 일처럼 느껴졌었는데, 겪어보니까 삶과 죽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을 하루 하루를 더 알차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 하루가 아깝다. 결국에는 결과치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각자의 의미로 살아 가야 하는 것 같다.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 해야 하는데 놓치고 살 때가 많다. 자신의 삶의 의미를 잘 찾아야만 한다. 스스로 그런 숙제를 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로 오래 오래 여러분 곁에 남고 싶다. 어떤 모양이든 상관없이 저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셔서, 그리고 여기 와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 마지막 곡은 돌아 돌아 결국에는 이 노래다. 곡 제목 같은 내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한편, 권진아는 지난 9월 10년 만에 소속사 안테나와 이별했다. 당시 안테나는 "당사와 권진아는 충분한 논의 끝에 아름다운 동행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며 권진아와의 계약 종료를 공식화했다.
권진아도 자신의 SNS에 소속사와의 결별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제가 10년 동안 머물던 보금자리, 안테나를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18살, 기타 하나 들고 서울로 올라와 하루하루 저벅저벅 걸었더니 그렇게 10년 지났다. 정들었던 분들과 헤어지려니 너무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저의 새로운 여행을 위해 씩씩하게 인사드린다. 더 멋진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진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