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방송결산]'눈여' '선업튀' '정년이' 1년 내내 승승장구 tvN…아쉬움만 남은 KBS
- 입력 2024. 12.17. 12:40:17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올해 높아진 제작비, 불확실한 성공으로 위축된 시장 속에서도 시청률 10%대 드라마들이 다수 탄생했다. 때로는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화제성으로 입증하며, 새로운 드라마 평가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 한 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긴 작품들과 주목할 만한 인물을 되짚어봤다.
2024 방송결산
2024년 드라마 승자의 타이틀은 월화 드라마, 토일 드라마에서 골고루 준수한 성적을 거둔 tvN이 이변 없이 가져갈 전망이다.
tvN은 올해 월화 드라마 7편, 토일드라마 7편 등 총 14편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이 중 3편의 드라마가 10%대를 넘어서는 호성적을 거뒀다.
월화드라마에서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최고 시청률 12%(이하 전국 기준, 닐슨 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tvN 월화극 시청률의 자존심을 지켰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주연 배우인 박민영은 7주 연속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오르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반면, 시청률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신드롬급 화제성을 몰고 온 '선재 업고 튀어'도 있다. 최고 시청률은 5.8%에 그쳤지만,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는 물론 '선재 업고 튀어' 주연 배우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등이 출연자 화제성 순위를 싹쓸이하는 돌풍을 일으킨 것.
특히 변우석은 '선재 앓이' '선재 열풍' '류선재 신드롬'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4주 연속 1위는 물론, 지난 11월에는 'MAMA'에 출연해 '선재 업고 튀어' OST인 '소나기' 무대를 직접 선사하며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는 파급력을 증명했다.
또한 tvN은 '세작, 매혹된 자들'(7.8%) '눈물의 여왕'(24.9%) '졸업'(6.6%) '감사합니다'(9.5%) '엄마친구아들'(8.5%) '정년이'(16.5%)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6.5%)까지 편성된 작품들이 모두 최고 시청률 5%를 넘어서는 쾌거를 거두는 '쪽박' 없는 토일 드라마 라인업을 자랑했다.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눈물의 여왕'과 '정년이'다.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5%대로 시작해 매주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24.9%를 달성하며 '사랑의 불시착'(21.7%)을 꺾고 tv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 1위, 평균 시청률(15.7%) 1위를 갈아치우며 '시청률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10월 첫 방송된 '정년이'는 방영 전부터 캐릭터 삭제 논란, 전 방송사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배우들의 호연, 완성도 높은 국극 연기 등을 등에 업고 최고 시청률 16.5%로 막을 내렸다.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정년이'의 인기에 여성국극 특별 공연 '한국 최초 여성 오페라, 전설이 된 그녀들' 공연이 연장되는 등 공연계 훈풍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tvN은 공효진 이민호 주연 '별들에게 물어봐'를 필두로 '서초동' '태풍상사' '이혼보험' '원경' '미지의 서울' '그놈은 흑염룡' '금주를 부탁해' '견우와 선녀' 등 2025년 라인업을 공개, 내년에도 드라마 편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편, KT 케이블 TV ENA가 의외의 약진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크래시'(6.6%) '유어아너'(6.1%)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최대 전성기를 맞이한 것. 특히, '유어 아너'는 넷플릭스·티빙·디즈니+ 등 OTT 채널의 부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 SBS·MBC 금토극 접전에 지상파 드라마 활기…갈피 잃은 KBS
지상파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SBS·MBC 금토극 맞대결이 펼쳐졌다. 작년보다 더 뜨거운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상반기에는 MBC가, 하반기에는 SBS가 승기를 거머쥔 모양새다.
MBC는 '밤에 피는 꽃'을 시작으로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 '우리, 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지금 거신 전화는' 등7작품을 선보였다. 상반기에 방송된 '밤에 피는 꽃'(18.4%) '원더풀 월드'(11.4%) '수사반장 1958'(10.8%)은 10%대 시청률 3연타로 SBS와의 금토극 전쟁에서 승기를 가져왔다.
이후 '우리, 집'(6.2%)로 잠시 주춤했으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8.8%)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9.6%)가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기세등등한 SBS 금토극 사이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 현재 방송 중인 '지금 거신 전화는' 역시 최고 시청률 6.9%로 반환점을 돌며, 후반부 성적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반면 SBS는 상반기 '재벌X형사' '7인의 부활' 등 2편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재벌X형사'(11.0%)는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후속작 '7인의 부활'이 4.4%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반기 절치부심한 SBS는 '커넥션'(14.2%) '굿파트너'(17.7%) '지옥에서 온 판사'(13.6%) '열혈사제2'(12.8%)까지 네 편 연속 경쟁사 MBC를 상대로 깔끔한 승리를 얻었다.
다만, KBS는 이 흐름에 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13.8%) 이후로 시청률도 화제성도 거두지 못한 것.
올해 선보인 월화드라마는 '환상연가'(4.3%) '멱살 한번 잡힙시다'(3.8%) '함부로 대해줘'(2.3%)까지 3편 뿐이다. 연이은 부진으로 7월 이후 KBS 월화드라마는 자취를 감췄다.
이에 KBS는 이른바 '빈집털이' 전략을 선보였다. 8월부터 수목 드라마 편성에 나선 것. 그러나 부진을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순재 주연의 수요 드라마 '개소리'가 잔잔한 감동과 유쾌함으로 호평받았으나 시청률 5%의 벽을 넘지 못했다. '완벽한 가족'과 '페이스미' 역시 2~3%대에 머무는 데 그쳤다.
'효자 드라마'로 불리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 역시 고민이 된 지 오래다. KBS1 '결혼하자 맹꽁아!'는 역대 KBS1 일일드라마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KBS2가 올해 선보인 일일드라마 3편('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 '신데렐라 게임') 모두 10%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주말드라마의 20%대 시청률도 깨졌다. '효심이네 각자도생'(22.1%) '미녀와 순정남'(21.4%)이 턱걸이로 지키고 있었으나, '다리미 패밀리'는 종영을 12회 앞둔 현재까지 최고 시청률 17.8%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 종편의 희망으로 남은 JTBC, 여성서사 주목
종편 채널에서는 JTBC만이 꾸준히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다. JTBC는 토일 드라마 7편과 수목드라마 3편, 수요드라마 1편까지 총 14편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수목 드라마에서는 '놀아주는 여자'가 '엄태구표 로코'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주목받았다. 그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인 엄태구가 서툴지만 따뜻한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것. 드라마 최고 시청률은 3.0%에 그쳤지만 엄태구는 화제성 조사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토일드라마에서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최고 시청률 11.7%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밖에도 '정숙한 세일즈'가 동시간대 '정년이'와 경쟁에서도 8.6%를 거두며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방영을 시작한 '옥씨부인전'이 4회 만에 8.5%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JTBC 토일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성서사'다. 이보영 주연 '하이드'부터 정은지, 이정은 주연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등 여성 배우가 메인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주를 이룬 것.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정숙한 세일즈', 노비 출신 조선 외지부 '옥씨부인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여성의 성(性), 신분제에 대한 투쟁 등을 다룬 여성서사 드라마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많은 여성서사 작품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타 종편 방송사 MBN은 '세자가 사라졌다'(5.1%) '나쁜 기억 지우개'(1.7%)를, 채널A는 '결혼해YOU'(1.2%)를 선보였으나 큰 화제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드라마 포스터, 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