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예능결산] 이혼→스포츠, 키워드로 되짚어본 올해의 예능
입력 2024. 12.17. 15:44:56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에도 각종 OTT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져나왔다. 여전히 특정 소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분명한 건 그 안에서 종목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예능의 변화와 확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올 한 해 대중이 열광한 예능 프로그램을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 이혼

최근 이혼율이 급증하는 추세 속 올해 방송가는 너도나도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실제 이혼 예능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혼 예능이 안방극장을 차지했다.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많이 달라진 만큼,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위한 솔루션부터 가상이혼을 경험해 보는 등 프로그램의 형식도 다양해졌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같은 경우 오은영 박사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오은영 박사의 진정성 있는 조언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선사했다.

지난 4월 파일럿으로 편성된 JTBC '이혼 숙려 캠프'는 '막말부부', '갑을관계 부부', '다단계',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부부들이 조정이혼 과정을 가상 체험해 보며,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신선한 솔루션으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약 두 달여 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정규 편성과 함께 더욱 강력해진 사연과 몰입감 높이는 구성으로 돌아왔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파격적인 콘셉트의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SBS Plus·E채널 '솔로라서', TV조선 '이제 혼자다', MBN '돌싱글즈', LG헬로비전 '제2의 결혼전쟁 살까말까' 등 수많은 이혼 예능이 줄줄이 나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혼 관련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진정성을 앞세웠던 이혼 예능 대부분은 기획 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소재로 화제 몰이에 치중해 비난을 샀다. 뿐만 아니라 일부 출연자들의 겹치기 논란, 홍보성 출연으로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서바이벌

서바이벌 예능은 단골 소재로 등장했던 트로트, 춤 등에서 벗어나 요리부터 추리·두뇌 게임 등 폭넓은 소재의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올해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서바이벌 예능은 단언컨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다. 지금껏 요리 서바이벌에서 본 적 없는 파격적인 미션, 마치 스포츠 경기와 무협지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서바이벌은 전 세계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실제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은 공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부문 1위를 기록했으며, 두 달 연속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 1위(한국 갤럽,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선호도 조사)를 차지했다. 이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도 확정됐다.

웨이브에서도 '피의 게임 시즌3'이 올해 웨이브 유료 가입자 확보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전 장르에서 공개 첫날 역대 일일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기록한 것.

특히 ‘피의 게임 시즌2’와 ‘피의 게임 시즌3’ 첫 공개 당일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수치를 살펴보면 ‘피의 게임 시즌3’이 전 시즌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역사를 새로 정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랩을 무기로 삼아 전략적 생존 경쟁을 펼치는 리얼 힙합 서바이벌 '랩:퍼블릭'도 힙합 서바이벌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밖에
U+모바일tv '금수저 전쟁', 웨이브 '여왕벌 게임', MBN '현역가왕2'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 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능 소재로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스타들이 유튜브 채널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가면서 이른바 '술방'이 넘쳐났다.

어반자카파 조현아의 '조현아의 목요일 밤', 신동엽의 '짠한형' 등은 스타들이 술을 마시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기본 조회수 100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주 시청하는 유튜브에서 음주 장면이 연령 제한 없이 노출되면서 음주문화를 조장하고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도 마찬가지다. 15세 이용가인 MBC '나 혼자 산다'는 출연진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로부터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류희림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시종일관 음주를 미화하고 술이 마치 모든 것의 피로해소제인 듯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TV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10개 중 9개에 음주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OTT와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음주 장면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최근 3년간 OTT 콘텐츠의 음주 장면 묘사 모니터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에 올라온 콘텐츠 100편 중 82편(82%)에서 음주 장면이 묘사됐고, 음주 장면 수는 총 338번으로 편당 3.4회 비율로 등장했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해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연령 제한 및 경고문구 표시 등 내용을 추가했지만, OTT와 유튜브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청소년들이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여러 연구로 입증된 만큼, 미디어가 절주 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스포츠

스포츠 예능이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했다. 축구, 야구뿐만 아니라 비인기종목인 럭비 등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콘텐츠도 등장했다.

출발은 대중에게 친숙한 야구다. JTBC '최강야구'는 지난 2023시즌 '최강 몬스터즈'는 승률 7할을 기록한 데 이어, 6번의 직관 경기를 모두 매진시키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또한 '2023 뉴트리데이 일구상'과 '2023 KBO 골든글러브 특별활약상'을 수상하며 프로야구 저변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탄탄한 팬덤으로 무장한 ‘최강야구’는 2024 시즌도 마지막 직관 티켓을 초고속 매진시키며 흔들림 없는 인기를 입증, 티빙 오리지널 스핀오프까지 준비 중이다.

'최강 야구'의 배턴을 이어받아 넷플릭스에서 럭비를 주제로 한 '최강럭비:죽거나 승리하거나'를 공개했다. 제작진은 럭비 중계 역사상 최다 카메라인 140대 카메라를 투입해 박진감 넘치는 럭비 경기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초소형 고기능 특수 오디오를 제작해 럭비의 거친 매력을 생동감 있게 전했다.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는 K리그 레전드 플레이어들의 현역 복귀라는 불가능한 도전으로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레전드 선수들이 진짜 그라운드에 나서서 보여주는 열정과 허슬 플레이는 큰 울림을 전하고, 실제 프로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라커룸 안에서의 선수들의 애환과 꾸밈없는 모습들은 새로운 예능 포인트 중 하나다.

tvN '무쇠소녀단'은 여자 배우들이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연이어 하는 철인 3종 경기 도전기를 담았다.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여성 출연진들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만큼, 방송 직후 마니아들만의 운동으로 여겨졌던 비인기 종목 철인 3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처럼 스포츠 예능이 사랑받았던 이유는 경기에 담긴 선수들의 진심과 진정성이다. 이들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열정은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선사했다. 여기에 각본 없이 펼쳐지는 경기는 승자와 패자를 떠나 시청자에게 감동을 더 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방송사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