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TT결산]'피라미드게임'→'흑백요리사', 올해의 OTT 시리즈·예능 6
입력 2024. 12.19. 16:22:26

피라미드 게임 LTNS 사랑 후에 오는것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올해도 수많은 OTT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들을 다룬 시리즈물을 비롯해 기존의 포맷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들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그 중 시청자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OTT 콘텐츠 여섯 편을 꼽아봤다.

◆제 2의 오징어게임? 해외 호평 '피라미드 게임'

탄탄한 세계관과 신예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가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배우 김지연, 류다인, 신슬기, 강나언 등이 주연으로 활약한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웹툰(작가 달꼬냑)이 원작으로 학생들이 벌이는 두뇌 싸움과 심리전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영국 BBC, NME 등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BBC는 “아픈 현실을 보여주는 새로운 '오징어게임'”이라 평하며 “게임에 기반해 폭력, 계급 차별 등 현실의 문제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 초청작 중 유일한 K콘텐츠로 스페셜 스크리닝을 성료, 참신한 소재와 세계관으로 유럽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시선 'LTNS', 섹스 리스 부부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

이보다 더 솔직하고 담백할 수 있을까. 섹스 리스부부를 전면으로 내세운 'LTNS'가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올해 공개된 OTT 시리즈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극본·연출 임대형·전고운(프리티 빅브라더))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이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섹스리스 부부를 전면에 내세워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랑과 관계를 솔직하게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연출을 맡은 임대형, 전고운 감독은 작품에 영화적 문법을 가미해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탐구, 색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이솜과 안재홍은 완벽한 연기 호흡을 바탕으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부터 본능 앞에 대담해지는 면모까지 폭넓게 담아내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에 힘입어 'LTNS'는 올해로 11회를 맞은 마리끌레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이는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는 최초이며, OTT 콘텐츠로도 처음이다. 또한, 한국 영화영상 미디어에서의 양성평등 재현을 돌아보는 '벡델데이 2024'가 선정한 올해의 시리즈 부문 '벡델초이스10'에 선정되기도 했다.

◆K-멜로의 정석,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쿠팡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K-멜로의 정석을 보여주며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았다.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 드라마다. 공지영 작가와 츠지히토나리 작가가 공저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10월 25일 종영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방영 내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쿠팡플레이에서 첫 회 공개 이후 장기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종영 주에는 시청량이 첫 주 대비 783% 상승하는 기록을 세우며 열풍을 이어갔다. 평점 4.5와 리뷰 수 약 10만 개를 기록했고, 네이버 오픈톡에서는 '좋아요' 1억 회를 넘기며 엔터 카테고리에서 최고 하트 수를 달성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글로벌 시청자들도 사로잡았다. 일본 아마존 프라임에서는 공개 직후 드라마 장르 1위, 전체 3위를 차지했으며, 아시아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 Viu(뷰)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인기작 TOP 5에 올랐다. 라쿠텐 비키에서도 공개 2주 만에 미국과 브라질 등 103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 '문과 서바이벌'의 반란, '사상검증 구역: 더 커뮤니티'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더 커뮤니티')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계를 깨고 새로운 길을 활짝 열었다.

'더 커뮤니티'는 국내 최초 이념 서바이벌로, 두뇌 게임이 주였던 기존 서바이벌과 달리 인문학적 지식 기반의 게임들을 내세운 이른바 '문과 서바이벌'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더 커뮤니티'는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 등 다양한 이념을 가진 참가자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회 실험적 요소로 기존 서바이벌 예능과 차별화를 꾀했다. 리더 선출, 공금 분배 등 현실 사회를 반영한 게임 장치 설계를 통해 인간의 다면성을 조명하며 리얼리티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에도 성공했다. 종영 이후 방영 기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일일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지수로 '피의게임 시즌2', '연애남매'를 이어 역대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중 3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예능 작품상 노미네이트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예능·교양 부문 최우수상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진주 PD 또 해냈다…내 혈육의 로맨스, '연애남매'

이진주 PD의 승리다. 이 PD가 '환승연애'에 이어 '연애남매'를 통해 다시 한번 연애 예능의 한계를 넘어섰다.

'연애남매'는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첫 방영해 16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연애 리얼리티 최초로 남매를 결합해 기존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설정으로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연애남매'는 연애 리얼리티의 주 소비층인 20대 여성 이용자를 웨이브로 이끌어온 상반기 대표 콘텐츠다. '연애남매'가 처음 공개된 3월 신규 가입자를 분석한 결과, 전월 대비 20대 여성 신규 가입자가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외부 화제성 또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연애남매는 방영 기간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총 4번의 1위를 달성했고, 마지막 회차에서는 자체 최고 화제성 점수를 얻으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출연진 또한 종영 주차에 9명이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TOP20에 오르며 뜨거운 화제성을 증명했다.

◆ 다시 요리 예능 전성기…올해의 예능 '흑백요리사'

2024년 올해의 예능을 꼽으라면 단연 수많은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탄생시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다.

'흑백요리사'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이다. 지금껏 요리 서바이벌에서 본 적 없는 파격적인 미션, 마치 스포츠 경기와 무협지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서바이벌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자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의 셰프 안성재의 최고의 '맛'을 찾아가는 치열한 여정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흑백요리사'의 성과는 단연 두드러진다.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인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화제성 역시 올킬했다. 공개 직후 4주간 대한민국을 온통 '흑백요리사' 열풍에 몰아넣으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차 TV-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OTT 예능 최초 한국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9월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무엇보다 불황에 빠진 요식업과 유통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웰메이드 콘텐트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신드롬급 인기에 시즌2 제작도 이미 확정했다. '흑백요리사' 시즌2는 내년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제작을 준비할 예정이다. 시즌2에서는 시즌1을 진두지휘한 스튜디오슬램(대표 윤현준)의 김학민,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가 한 번 더 의기투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요리 계급 전쟁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학민, 김은지 PD는 “시청자분들 덕에 시즌2까지 갈 수 있게 돼 감사하다.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고자 노력하겠다”라며 감사한 마음과 시즌2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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