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타' 송중기, 확고한 욕망덩어리로 돌아왔다[종합]
- 입력 2024. 12.19. 17:30:43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연말 관객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19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재)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김종수, 김성제 감독이 참석했다.
극 중 송중기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인 6구역에 들어서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 국희를 연기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낯선 땅에 처음 도착한 소년의 모습부터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30대 청년의 모습까지, 송중기는 캐릭터의 폭넓은 인생 드라마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날 송중기는 "해외 촬영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은 환경이다 보니까 쉽진 않았지만, 낯선 환경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영화가 그 안에 있는 한국 사람들끼리의 갈등을 그린다는 서사에 집중하려고 했다.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들도 많이 나왔다. 동료들에게 힘을 많이 얻으면서 잘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스페인어 연기를 선보인 송중기는 "영화상에는 편집이 된 부분들이 있는데 스페인어를 하는 신들이 꽤 더 있었다. 국희가 변하는 과정이 잘 보이려면 콜롬비아에 잘 정착한 모습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국희의 성장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콜롬비아어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어렵긴 했지만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전작에서 연기했던 캐릭터가 연상된다는 질문엔 "시기상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화란', '로기완'보다 먼저 찍었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시청자들에게 판타지를 안겨드려야 하기 때문에 영화처럼 정서적으로 어두운 작품을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라며 "영화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고집하는 편인 것 같다. '로기완', '화란'에서 의욕이 없거나 주체 의식이 없는 캐릭터였다면 국희는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주체적이고 의지가 확고한 욕망덩어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희 서사 방식이 세 단계로 나뉜다. 배우니까 이 변화를 다 표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안 해봤던 걸 좋아한다"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해 보지 않은 문화권의 사람들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굉장히 컸다. '빈센조'에서는 이탈리아 대사를 했는데 이번엔 스페인 대사를 하면 어떨지 궁금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희준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 통관 브로커 수영으로 분한다. 보고타 밀수 비즈니스에 없어서는 안 될 수영은 타국에서도 대학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국희를 포섭하는 행동력까지 갖춘 인물이다. 이희준은 이런 수영을 표현하기 위해 짙은 콧수염과 구릿빛 피부로 디테일을 살렸다.
현지 느낌을 느끼고자 살사 학원도 다녔다는 이희준은 "국희를 좋아하는 포인트를 중점으로 뒀다. 국희는 10대부터 20대까지를 연기하는데 수영은 30대부터 40대를 연기한다. 수영의 3년 후 모습을 보면 배가 약간 나와 있다. 40대 모습을 표현하고자 체지방을 조절하는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했다.
'보고타'는 남미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전형적 소재인 마약을 과감히 배제하고, 의류 밀수라는 독특하고 현실적인 소재를 내세워 서사를 이끌어간다. 일각에서는 콜롬비아를 부정적인 도시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김 감독은 "설에 휘말릴까 봐 일부러 조심한 건 없다. 이 영화 속에서 설정한 시간 이전 10년 정도는 실제로 보고타는 전 세계에서 위험한 도시었다"라며 "나라 이미지 훼손 의도 보다는 현실적인 소재들을 가지고 서사와 갈등을 다루는 방식에서는 범죄적인 요소들을 다루려고 했다. 현지 프로덕션이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말했다.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밀수 시장의 큰손 박병장 역의 권해효는 넉살 좋아 보이지만, 그 속을 알 수 없는 입체적인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날카로운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 박지환이 작은 박사장 역, 조현철이 재웅 역, 김종수가 국희의 아버지 송근태 역할을 맡아 빈틈없는 연기 앙상블로 러닝타임을 꽉 채울 예정이다.
끝으로 김 감독은 "대본을 집필하는 것부터 이 자리에 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라며 올해가 가는 마지막 날 마침내 개봉하게 됐다"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보고타'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