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OTT결산]'K-OTT' 티빙·웨이브 합병 임박…네이버와 손잡은 넷플릭스
입력 2024. 12.20. 15:58:09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넷플릭스의 1인 독주 체제에 조금씩 균열이 오고 있다. 티빙, 웨이브의 합병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K-OTT'의 반격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국내 OTT 시장에 어떤 바람이 불지 이목이 집중된다.

◆'토종 OTT' 티빙·웨이브 합병 임박…'독주' 넷플릭스 잡나

최대 K-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범할 전망이다. 지지부진했던 토종 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현 OTT 시장의 '절대강자' 넷플릭스를 대항할 만한 K-OTT가 탄생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와 티빙의 사업결합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SK스퀘어(지분 40.5%)는 웨이브, CJ ENM(지분 48.9%)은 티빙의 최대 주주다. 웨이브의 경우 SK스퀘어가 약 40.5% 지분을,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웨이브와 티빙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첫 단계로 SK스퀘어와 CJ ENM은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웨이브에 투자했다. 양사 모두 웨이브가 새롭게 발행한 전환사채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향후 웨이브-티빙 통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OTT를 출범시켜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OTT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했다.

티빙(809만6100명)과 웨이브(420만6631명)의 지난 10월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더하면 1230만2731명에 달한다. 국내 OTT 1위 넷플릭스의 MAU 1190만9839명을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KT 설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 미디어·콘텐츠 계열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지분 13.5%를 갖고 있다. KT가 동의하면 내년 상반기 합병법인 출범이 예상된다.



◆네이버·SBS와 손잡은 넷플릭스, 더 훨훨 날까

넷플릭스는 네이버·SBS와 손잡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지난 11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다드'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수 있다고 밝혔다.

월 5500원인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은 1080p(풀HD) 화질, 동시 접속 2인, 모바일 게임 무제한 및 콘텐츠 저장 기능 등이 제공된다. 대신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이번 협업이 시청자의 이용자 편의와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월 구독료는 4900원이다. 연간으로 구독하면 연 4만6800원으로 월 3900원 수준이다. 네이버 쇼핑이나 예약, 여행 결제시 최대 5% 적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멤버십 회원들은 기존 혜택에 더해 넷플릭스 광고형 콘텐츠까지 볼 수 있는 셈이다. 기존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가입자들은 단순 넷플릭스 요금제 자체에 가입하는 것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하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그간 받지 못했던 추가 혜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측은 "이용자 혜택 강화 위해 네이버와 협력했다"며 "가입자들의 다양한 경험 제공을 위해 국내 파트너와 협업 다각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정체된 이용자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26일 글로벌 메가 히트작인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공개하는 만큼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S와의 협업 효과도 주목된다. 내년부터 SBS의 새 드라마와 예능·교양 프로그램 등을 넷플릭스에서도 곧바로 볼 수 있게 된 것.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BS와 넷플릭스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방송센터에서 콘텐츠 공급과 관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넷플릭스와 SBS가 체결한 파트너십은 ▲SBS 신작 및 기존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국내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제공 ▲SBS 신작 드라마 중 일부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년부터 넷플릭스에서 ‘런닝맨’,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골 때리는 그녀들’과 같은 SBS의 인기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은 물론, ‘모래시계’,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 등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양사는 내년 하반기 SBS 신작 드라마 중 일부의 전 세계 동시 공개에도 나선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언어의 자막, 더빙 제작은 물론 현지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쳐 K-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강동한 넷플릭스 VP는 “SBS와 넷플릭스의 협력으로 한국형 스토리텔링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한층 더 알리는 새로운 이정표”라며, “SBS의 혁신적 비전과 넷플릭스의 한국에 대한 열정이 향후 100년 이상 이어질 K-콘텐츠의 새로운 황금기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방문신 SBS 사장은 “이번 협약은 ‘지상파 TV를 넘어 글로벌로 가자’는 SBS의 미래전략에 기반한 것”이라며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K-콘텐츠를 더 많이 접하게 되고 이른바 K-콘텐츠의 세계화에 더욱 공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파트너십이 SBS와 넷플릭스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이번 협약이 시청자 접점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토종 OTT 살린다…1조 펀드 투자

정부가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있게 대대적으로 지원해 체질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국내 OTT 산업 업계와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K-OTT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글로벌 플랫폼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AI·디지털에 기반해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디지털미디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3200만명 수준인 K-OTT 월간 글로벌 이용자 수를 2027년 1억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방송·OTT 산업의 AI 활용률을 2027년 50%까지 향상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최근 국내 OTT는 글로벌 OTT와 경쟁 심화로 광고수입·가입자 감소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OTT를 통한 K-콘텐츠 흥행에도 자본의 해외의존도 심화, 제작비 상승 등으로 국내 산업은 생존 위기에 직면한 것. 단적으로 2021~2023년 3년간 티빙·웨이브·왓챠는 합산 수천억원 규모의 누적 적자를 냈다.

이에 정부는 우선, 1조원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 제작, 국내 OTT·FAST 기업의 기술 투자를 위한 자펀드를 조성, 지원키로 했다. K-콘텐츠 연계 기획 상품 등 ‘K-브랜디드 콘텐츠’ 공동 투자모델을 발굴해 해외진출 모델도 다각화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OTT 특화서비스 도입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OTT 기업의 AI 제작·변환 기술 기반 숏폼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스포츠·공연 맞춤형 하이라이트 영상 제작, 이용자가 콘텐츠 스토리 내 능동적 선택·참여로 콘텐츠 결말을 취향에 맞게 변형 가능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확보·서비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미디어 혁신기술 개발 확대에 나선다. 방송·OTT 등 미디어 분야의 AI 전환을 위해 중장기·대형 핵심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디지털미디어 기술 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실무형 인재 육성을 위해 민·관 협력형 기업 인턴십 운영, 기술멘토 활동 지원 등을 통해 디지털미디어 기술 인력 1만1천명을 2027년까지 양성할 예정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토종 플랫폼 육성과 AI·디지털화로 산업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K-OTT·FAST가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과기정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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