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도 못 버틴 열기…데이식스, 뜨거웠던 고척돔 입성기[무대SHOUT]
입력 2024. 12.21. 20:43:04

데이식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2015년 겨울, 약 1천 석 규모의 서울 마포구 예스24 무브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 밴드 데이식스(DAY6)가 9년 만인 2024년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했다. '역주행'으로 시작해 '최초'의 역사를 쓴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또 완성됐다.

데이식스는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2024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2024 DAY6 Special Concert 'The Present')'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데이식스의 10년을 아우르는 셋리스트가 돋보였다. 2015년 데뷔 앨범 '더 데이(The Day)'부터 올해 9월 발매한 미니 9집 '밴드 에이드(Band Aid)'까지 지난 10년간 데이식스가 직접 만들어온 명곡을 집약했다.

이날 데이식스는 미니 1집 '더 데이' 수록곡 '컬러스(Colors)'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누군가 필요해' '괴물'을 연달아 선보이며 고척스카이돔을 뜨겁게 달궜다. 영케이는 "'더 프레젠트'가 올해도 돌아왔다. 2024년 더 프레젠트에 오신 여러분 환영한다"라고 관객들을 반겼다.

앞서 데이식스는 K팝 밴드 사상 최초 고척스카이돔 입성, 양일 전석 매진 소식을 알리며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연말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연말 콘서트를 진행한 데이식스가 1년 만에 체급을 확 키워 가파른 성장세를 체감케 했다.

원필은 "이런 날이 온다. 저희가 서 있는 이곳은 고척이다. 데이식스 고척스카이돔 입성 축하한다"라고 자축하며 "믿기지 않는다. 작년만 해도 화정체육관에서 했는데 24년도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하게 돼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데이식스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아직 거기 살아'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예뻤어' '마치 흘러가는 바람처럼' 무대를 꾸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을 마친 뒤 영케이는 "아마 비슷한 감정일 것 같다. 방금 저도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면서 '이 노래를 이렇게 부르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곡 자체에 집중이 된다기보다 상황에 신경이 가기 시작했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 같고 이 광경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감격스럽다. 여러분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원필은 '마치 흘러가는 바람처럼'을 부르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희가 굉장히 오래 열심히 하면서 으›X으›X 했다. 멤버들과 마이데이(공식 팬덤 명) 분들과 올해 정말 바쁘게 왔는데, 이곳에서 저희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마음에 약간 감격스러웠다. 울컥했다"라고 얘기했다.

눈물 소동을 뒤로 하고 돌출무대로 이동한 멤버들은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다 쏟아부어 버리고 공연장을 나갈 때는 후련하셨으면 좋겠다. 다 같이 시원하게 소리 지르고 시작해 보겠다. 그 전에 일어나자"라고 객석 분위기를 띄웠다.

다음으로 '카운터(COUNTER)' '망겜' '도와줘요 락앤롤(Rock&Roll)' 무대를 꾸민 영케이는 "다음 곡 화면 잘 봐주시길 바란다. 되새겨주셨으면 좋겠다. 2024년 '행복했던 날들이었다'"라고 다음 곡을 소개했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무대는 데이식스와 마이데이가 함께한 시간들로 장식됐다. 음악방송부터 콘서트, 시상식까지 지난 10년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과 함께 해 가사의 의미를 더했다.


데이식스는 '해피(HAPPY)' '댄스 댄스(DANCE DANCE)' '어쩌다 보니'까지 선보인 데이식스는 잠시 무대를 멈췄다. 성진은 "지금 무대가 너무 뜨겁다. 원래 저희가 짠 게 있었다. '아 왜(I Wait)' 넘어가기 전에 '어쩌다 보니' 한 번 하는 파트가 있었는데 건반과 드럼이 먼저 나오기로 했다. 그런데 건반이 안 나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영케이는 "건반이 고장 났다 여러분이 해냈다"라며 "너무 큰 진동이 있거나 열기가 너무 뜨거웠을 때 열을 너무 먹어서 장비가 고장 날 수 있다. 둘 다 원인이지 않을까. 여러분 잘하셨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고장 난 건반을 고친 뒤 데이식스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어쩌나 보니' 무대를 다시 시작했다. 이어 '아 왜(I Wait)' '어떻게 말해' '슛미(Shoot Me)' 등 강렬한 비트의 무대를 잇달아 연주해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슛미'에서는 베이스 솔로와 기타 솔로 연주가 새롭게 추가됐다. 영케이는 "여러 고민을 했다. 전에 내가 했던 연주, 다른 베이시스트가 한 연주를 찾아봤다"며 "알아채신 분들이 많이 있을까 싶은 게 베이스의 숙명이긴 하다. 이번 공연 전체적으로 이것저것 많이 바꿨으니 찾아보시는 재미도 있을 거다"라고 얘기했다.

도운이 "진짜 아쉽지만 즐기다 보니 늘 그렇듯 공식적인 엔딩 무대만 남았다"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왔다. 이에 성진은 "다들 화가 나지 않았냐. 여기에 다 쏟아버리고 가라"라며 무대를 시작했다. 데이식스는 '아임 파인(I'm Fine)' '나만 슬픈 엔딩' '스윗 카오스(Sweet Chaos)' '러브 미 올 리브 미(Love me or Leave me)' 오케스트라 버전 편곡 무대로 본 공연을 마무리했다.


앵콜에서 데이식스 멤버들은 토롯코를 타고 등장해 '세이 와우(Say Wow)' '바래' '싱 미(Sing Me)' 'Free하게'를 부르며 팬들과 가까이 소통했다. 이어 다시 악기를 잡고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베스트 파트(Best Part)'으로 열기를 불태웠다.

원필은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지만, 무엇보다 마이데이분들 덕분에 저희가 버틸 수 있었다.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존재만으로도 저희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받았다. 저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공연이 추가된 것 같다. 우리 또 같이 추억을 만들었다. 고척돔에서 공연이라니, 이런 날이 오긴 온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에게 자랑스러울 수 있는 밴드 데이식스 되도록 노력하겠다. 2025년도에는 모두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일들 가득했으면 좋겠다. 남은 연말 따뜻하게 마무리 잘하셨으면 좋겠다. 데이식스는 계속된다. 감사하다"라고 콘서트 소감을 밝혔다.

성진은 "스태프분들이 저희보다 좋아하셨다. 저희는 실감이 안 난다고 해야 하나, 그랬지만 주변에서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9년하고 몇 달 더 했는데 데이식스가 고척까지 오는 밴드가 됐다. 저희도 노력했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마이데이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여러분이 생각보다 멋진 사람들이다. (여기에) 우리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우리도 여러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본인들 삶에 각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하는 거 다 옳고 그른 일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면 그것도 옳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도운은 "공간이 커지면서 얼굴을 다 눈에 담고 싶은데 아쉽다"면서도 "저희는 항상 여러분 옆에 나무처럼 서 있을 테니까 언제든지 저희한테 말씀하러 오셔라.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공연하는 게 진짜 행복한 것 같다. 저한테 최고로 행복한 건 '무대 위'라고 답한다. 무대 위에서 (여러분이) 기뻐하는 표정을 보면 너무 우리가 저분한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쥔 영케이는 2019년 영국 밴드 U2가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공연했던 때를 회상하며 "(U2) 공연을 보는데 형님들이 사랑을 전파를 하셨다. 그들이 가진 사랑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고 커지는 것 같았다. 제 안에 있는 사랑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무대 위에서 누군가 '사랑합니다' 말하는 거에 너무 각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래서 오늘까지 오게 됐고 이 자리에서 드디어 말할 수 있게 됐다. 여러분 사랑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영케이는 감격한 목소리로 "2024년 정말 뜻깊은 한 해였던 것 같다. 저희 오랜 기간 진짜 진짜 열심히 달려왔다. 그런데 이런 날이 또 온다. 무대에 계속 설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아울러 "내년에 데이식스 10주년이다. 10주년 너무 기대된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 중인데 이걸 계속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정말 뜻깊은 한 해 보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녹아내려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부르며 첫 고척돔 단독 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데이식스는 올해 3월 미니 앨범 '포에버(Fourever)'와 9월 미니 앨범 '밴드 에이드'를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밴드 에이드'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데이식스에게 첫 멜론 톱 100 차트 1위를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4월 단독 콘서트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를 개최, 9월에는 '데이식스 3rd 월드투어 '포에버 영(FOREVER YOUNG)''로 월드투어 포문을 열었다.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새 월드투어는 전석 매진과 더불어 개최지, 공연 회차 추가를 거듭하며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더 프레젠트'는 12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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