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이승환 콘서트 취소와 구미시의 자승자박
입력 2024. 12.24. 11:05:55

이승환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가 취소된 가운데, 이승환이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이승환 뿐만 아니라 관객들과 음악인들도 이번 사태에 분노했다.

23일 오전 김장호 구미시장은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긴급 입장문을 발표했다. 시는 보수 우익단체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안전상 이유로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콘서트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승환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구미시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의 충돌을 피하라고 요청하고 현장 경호 인력도 증원했다며 "구미시는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함께 공개한 서약서에는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승환은 이번 사태에 대해 "'표현의 자유' 문제"라며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콘서트가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객들 역시 분노했다. 이에 팬들은 콘서트 환불금액을 그대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가수의 분노에 동참하고 있다. 이승환 역시 자신의 SNS에 이 사실을 알리며 "분노를 기부로 푸는 드팩민들 최고"라고 반응했다.

뿐만 아니라 이승환 콘서트에 대한 문의가 이어져 투어 일정도 연장됐다. 이승환은 "구미 공연 취소 기사 이후 여러 곳에서 공연 유치 문의가 오고 있다"며 "3월 말로 투어를 끝내려는 계획을 수정하여 7월까지 헤븐 투어 이어가겠다"고 공지했다.

또한 음악인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대중음악 창작자와 실연자, 프로듀서, 평론가 등 음악인 2645명이 모인 '음악인선언 준비모임'은 지난 23일 밤 '노래를 막지 마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음악인들은 "예술인의 개인적 견해를 이유로 예술 활동을 제한함으로써 문화예술계 전반에 검열과 통제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구미시의 이번 결정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부끄러운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며, 문화예술 검열의 암흑기를 상징하는 사례로 길이 남을 것이다. 우리는 이 사태가 한국 문화예술계에 드리운 검열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이승환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을 철회와 김장호 구미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관객들과 음악인들까지 발 벗고 나서면서 구미시는 결국 이승환이 아닌 보수 우익단체의 '표현의 자유'만 존중한 꼴이 됐다. 구미시청 홈페이지에는 수백 건의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고, 역으로 이승환의 행보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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