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송민호의 모럴 해저드 의혹과 솔로몬의 반지
입력 2024. 12.24. 17:35:05

송민호

[유진모 칼럼] 지난해 3월 마포구시설관리공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병역 대체 복무를 시작한 보이 그룹 위너 멤버 송민호(31)에 대해 얼마 전 부실 복무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지난 23일 아무런 문제없이 소집 해제했다. 병무청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고, 경찰 역시 내사에 들어갔지만 수기로 작성하는 출근부만으로 근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언론들은 예의 주시하며 계속 파고들고 있다. 지난 23일 SBS '궁금한 이야기 Y' 측은 "대체 복무 중인 연예인들의 부실 복무와 관련해 잘 아시는 분 또는 목격하신 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제보를 부탁했다. 송민호의 의혹은 지난 17일 디스패치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민호는 마포구시설관리공단에서 대체 복무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지난 3월 마포주민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겼다. 공익근무요원 규정에 따르면 근무지 재지정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첫번째 근무지인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은 송민호의 집에서 2.1km 거리이고, 옮긴 마포주민편익시설은 집에서 1km 정도로 잰걸음으로 불과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이다.

원래 근무지도 가까웠지만 더 가까운 거리로 옮긴 것. 이에 대해 해당 부서는 송민호가 공황 장애를 겪고 있었고 새로운 담당자와의 적응 문제 등이 있었기에 옮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민호에 대한 의혹은 까도 까도 끝이 없다. 마포주민편익시설의 주차 공간은 경차 주차 공간을 제외하면 26대만 세울 수 있을 만큼 매우 협소하다고 한다.

그런데 시설에서 10분 거리에 사는 송민호는-함께 근무했다는 목격자의 주장에 따르면-한 달에 2~3번 출근할 따름인데 꼬박 슈퍼카를 타고 출근해 지정된 주차 공간에 여유롭게 주차할 수 있었다는 것. 게다가 요원의 출근 시각은 오전 9시임에도 송민호는 10시에 출근했으며 점심시간에는 집으로 가서 오후 5시 30분에 복귀해 6시에 퇴근했다는 것.

목격자들은 마포주민편익시설 책임자 L 씨와 송민호와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디스패치에 따르면 송민호는 지난 10월 30일 5박 6일 일정으로 미국 하와이에 다녀왔지만 이후 11월 11~15일까지도 근무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마포주민편익시설 측은 "병가와 연차를 쓰고 입원도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송민호는 출근하더라도 별로 한 일이 없다는 게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마포주민편익시설에서의 그의 소속은 거주자주차 팀. 이 팀의 주된 업무는 민원 전화를 받아 처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에어팟을 귀에 장착한 채 게임에만 몰두했다고. 그 이유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민원인들이 그의 신분을 알게 되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의 부실 복무 논란은 지난해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여동생의 결혼식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서 그는 장발로 등장했다. 요즘 공익근무요원 규정에는 두발 길이에 대해 정확한 지침은 없지만 용모와 복장이 단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다. 그런데 당시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그의 두발 상태가 단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아티스트의 복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 다만 병가 사유는 복무 전부터 받던 치료의 연장이며, 그 외 휴가 등은 모두 규정에 맞춰 사용했다."라는 앵무새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송민호는 병역 신체검사에서 양극성 장애, 공황 장애, 대인 기피증 등의 건강 문제로 4급 판정을 받아 대체 복무했다.

그런데 그는 '나 혼자 산다', '신서유기', '강식당' 등의 예능에서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아무런 정신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강식당'에서는 별다른 무리 없이 다수의 손님들을 응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만약 그의 병이 사실이라면 정상적인 연예 활동이 가능할지 따져 보아야 한다. 그토록 심각한 정신 질환 환자에게 방송을 맡긴다?

두 번째, 전화 업무 배제 특혜 의혹. 거주자주차 팀에 걸려 오는 민원 전화는 항의가 많기는 할 것이다. 또한 공무원의 입장에서 민원인의 전화를 받으면 소속과 이름을 밝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부 부처나 대기업 등에 민원 전화를 걸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담당 직원의 발음에서 100% 그의 이름을 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포인트이다.

게다가 송민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두 명인가? 물론 그의 팬이라면 그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팬의 '사심'이 담긴 전화일 경우 '근무 중이니 개인적으로 이메일로 대화하자.'라며 전화를 끊으면 된다. 더 나아가 전화를 받은 후 송민호라는 이름을 뺀 채 "마포주민편익시설 거주자주차 팀입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세 번째, YG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을 외면한 해명이다. 송민호에 대한 의혹은 차고도 넘친다. 왜 근무지를 옮겼는지, 각종 혜택 주장이 사실인지, L 씨와의 친분 관계도 사실인지 등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게 팬들은 물론 대중에 대한 책임감 있는 행동일 것이다. 물론 전술했듯 부실 근무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YG와 송민호가 함구한 채 논란이 들끓고 있는 냄비가 식기만 기다리면 '이 또한 지나가리니.'의 솔로몬의 반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슈퍼카를 타고 출근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송민호의 정신 상태는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졌을 것이다. 게다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런 자는 아이돌이 아니라 그냥 Idol이다.

YG는 앵무새처럼 "아티스트 개인의 일이라."를 되뇌고 있다. 소속사는 연예인의 공식 활동은 물론 논란이 될 만한 사적 언행도 컨트롤하고 필터링해야 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연예인과 소속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이 '상품'에 의문을 품거나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생산 과정부터 포장까지 정확하게 알려 줄 의무가 있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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