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덕, 세계유산 병산서원 못질한 KBS 일침 "단순 처벌로 끝나면 안 돼"[전문]
- 입력 2025. 01.03. 11:41:33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북 안동 병산서원의 기둥을 훼손한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침을 가했다.
서경덕 교수는 3일 자신의 SNS에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아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릉의 봉분을 훼손한 사건, 2년 전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사건 등 어이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며 "이젠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날 건축가 민성홍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을 들렀다가 문화재 훼손 장면을 목격했다며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대루 기둥 상단에 못을 박고 등을 설치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민 건축가는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KBS 측은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며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 또한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이 로맨스 소설 속 병풍 같은 단역으로 빙의해 소설 속 주인공과 얽히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서현, 옥택연 등이 출연한다.
다음은 서경덕 교수 전문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아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방문했던 한 건축가가 문제를 제기했고, 많은 누리꾼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습니다.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이 최근 드라마 촬영을 위해 안동에 위치한 병산서원 곳곳에 못을 박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공식 사과를 했고,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릉의 봉분을 훼손한 사건, 2년 전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사건 등 어이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이젠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소속사 제공, 민서홍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