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재 “‘오징어 게임3’, 성기훈의 선택·결정이 파국으로 치닫을 것” [인터뷰]
- 입력 2025. 01.06. 11:19:31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듣고 있어요. 시즌3의 후반작업을 하고 있는 시점이다 보니까 많은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시즌3를 잘 마무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오징어 게임2' 이정재 인터뷰
성기훈이 달라졌다. 생존을 위해 게임에 참가했던 시즌1의 성기훈이 아닌, 복수를 다짐하고 게임의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여하는 인물로 변화한 것.
“많은 분들이 봐주실 거라 기대한 건 아니에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만든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하죠. 특히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니까 너무 감사한 일이죠.”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지난 2021년 공개된 바. 3년 만에 후속으로 공개된 시즌2는 시즌3와 이어지는 완결 구조로 동시 촬영됐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 시즌3는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제라는 게 완결성을 가지고 끝내지 않는 게 많다 보니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았어요. 시즌3가 올해 공개될 거니까 완결된 이야기를 보시다 보면 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준비했구나 하실 거예요. 이게 시즌2로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저흰 또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다양한 의견은 후반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해요.”
‘오징어 게임2’는 시즌1에 나온 영희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첫 게임으로 등장한다. 시즌1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 장면은 시청자들이 쉽고 빠르게 이야기에 빠져들게끔 만든다.
“작가와 연출을 같이하신 황동혁 감독님의 전략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사실 대본을 받기 전, 첫 게임이 뭘까 궁금했었거든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보면 전략이 좋아요. 왜냐면 시즌1, 2 사이 3년이라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잖아요. 그때 익숙한 게임을 먼저 보여드림으로써 ‘오징어 게임’ 세계에 빨리 몰입해 들어오는 구조로 만든 건 좋은 설정이지 않았나 싶어요. 기훈 입장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하는 노력을 표현한 것도 기훈이 게임장에 들어온 목적으로 잘 표현하신 것 같아요.”
이정재는 시즌2에서 완전히 달라진 성기훈을 보여준다. 철없이 해맑은 모습이 아닌,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것.
“게임장에 살아 나온 기훈의 모습을 보시면 그때부터 예전의 기훈과 거리가 먼 기훈으로 바뀌어 있어요. 456억을 단 한 푼도 쓰지 못하고, 변해있던 기훈의 모습에서부터 연장되어 있는 거라 시즌1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목적이 강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시즌1보다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기에 어떻게 하면 시즌1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싶었죠. 기훈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모습으로 바뀌었기에 개인적인 아쉬움은 뒤로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드라마 안에서는 기훈의 밝은 모습을 정배(이서환)나 다른 캐릭터들이 분명히 하는 것들이 있기에 작품을 생각한다면 감독님의 좋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각성한 기훈의 선택, 이 선택의 방향은 어디로 흘러갈까. 이정재는 “기훈의 선택과 결정이 파국으로 치닫는다”라고 귀띔해 궁금증을 높였다.
“기훈이 저런 선택까지 하는 구나, 기훈이 그런 선택을 하는 인물이 아니었는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시즌1에서 파업에 시위하는 일을 하다 동료들이 희생당하고, 그 희생으로 인해 뭔가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기훈이 느끼고, 경험했잖아요. 어떤 것도 희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뀌어요. 그래서 기훈의 선택과 결정이 파국으로 치닫죠. 더구나 정배의 죽음으로 만드는 결과이기에 이후 기훈의 변화가 시즌3에 나오죠.”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 목숨을 건 데스 게임이 되는 기발한 발상과 돈이 목숨까지 좌우하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드러낸 스토리로 사랑 받았다. 글로벌 관심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 공개된 시즌2는 호불호가 나뉘기도. 시즌2는 정체된 스토리, 사라진 독창성 등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뒤따랐다.
“시즌1 때는 회사에서는 안했으면 했어요. 너무 찌질남으로 나오는 거 아니냐고. 저는 시나리오가 서바이벌 게임에 강조되어 있는 게 아니라, 캐릭터들의 애환이 잘 녹여져 있는 시나리오로 읽혀졌거든요. 특히 기훈 같은 소시민적인 사람이 자기의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게임을 이기려는 목적이 아닌, 어떤 이 사회를 살기 위해선 사람을 믿어야만 하고,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주제가 잘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꼭 하고 싶었죠. 사실 고민한 적은 없어요. 시즌2는 시즌1을 촬영하면서 몇 번 물어보기도 했었죠. 감독님에게 ‘시즌2 할 거냐, 말거냐’라고. 하하. 감독님께선 시즌이 없다고 누차 말씀하셨기 때문에 저도 기대를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워낙 크게 성공하다 보니까 감사의 보답으로 고민해봐야겠다고 해서 고민 중에 성기훈이라는 캐릭터가 이 게임을 막는 걸로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시즌에 대해 마음을 먹고, 비행기를 타지 않고 뒤돌아 선 동기, 에너지를 그대로 이용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면 어떨까 생각으로 쓰시다 보니 가능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죠. 시즌1 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많은 분들의 기대와 혹은 염려가 있으실 수밖에 없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꼭 성공해야한다는 부담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이 이야기를 좋아한 대부분은 인간이 왜 저런 선택을 해야만 하는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질문과 고민이 이야기에 담겨있다는 걸 좋게 보셨기에 그 부분을 잘 끌어 나간다면 큰 흥행에 대한 목적보다는 이야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로 시작한 거죠. 시즌2그 공개됐을 때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것에 더 큰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오징어 게임2’는 공개 전, 이례적으로 제82회 골든글로브 TV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오징어 게임2’는 디즈니플러스 ‘쇼군’, 넷플릭스 ‘외교관’, 애플TV+ ‘슬로 호시스’, 프라임비디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피콕 ‘더 데이 오브 더 자칼’과 맞붙는다. 다만 시즌2가 시즌3와 이어지는 완결 구조인 만큼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심사위원분들이 후보에 올려주셨다는 건 그분들도 큰 결정을 내리신 거라 생각해요. 일반 시청자분들이 뽑으신 이후 봤을 때 ‘왜 이런 걸 후보에 올렸어?’라는 질타가 있을 수 있는데 미리 뽑은 건 큰 결정이라 생각하죠. 너무 감사해요. 여러 의견이 있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시즌3에서는 감독님의 역량이 훨씬 더 많이 발휘되고, 완결성 있는 이야기로 끝이 날 거라 시즌3에서는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하고 있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