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의 탈을 쓴 동화 한 편, '동화지만 청불입니다'[씨네리뷰]
입력 2025. 01.07. 12:27:00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아빠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딸. 그런데 사실 아빠의 꿈은 동화 작가가 아니었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감독 이종석)는 '누구에게나 숨겨둔 욕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유쾌한 웃음과 함께 풀어낸다.

동화 작가를 꿈꾸는 단비(박지현)는 성인 웹소설 계의 대부 황 대표(성동일)와 접촉 사고로 얽히며 20편의 성인 웹소설을 집필하는 노예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동화만 써왔던 단비는 19금 웹소설 집필에 어려움을 겪는다.

난관에 봉착한 단비를 돕는 건 그의 친구들.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해 영감을 주고, 단비는 이를 바탕으로 단숨에 성인 웹 소설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동화 작가 지망생과 19금 웹소설 작가 '파이어폭스'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이어가던 단비는 결정적인 실수로 동화계에서 찍혀버리고 마는데, 꿈을 잃은 단비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까.


동화란 어린이를 위한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로, 대체로 공상적, 서정적, 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있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청불이지만 동화다. 단비가 진실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는 이야기이자 모두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공상 드라마이기 때문.

또한 19금 웹소설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했던 단비가 '동화'든 '야설'이든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걸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는 교훈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시에 현실이 개입하는 순간 영화의 재미는 바닥으로 추락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노예계약, 디지털 성범죄 등 문제적 요소는 많지만 문제 제기는 없다. 야설마왕(박건일)은 황 대표에게 복수하기 위해 황 대표와 계약한 여자 작가들과 원나잇을 즐기고 그 경험을 소설로 풀어낸다. 결론적으로 야설마왕의 소설은 폐기되고 형사처벌을 받는 해피엔딩이지만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한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마음 한편에 피어오르는 찝찝함을 지울 수 없다.

아쉬움이 남지만 얻은 것도 많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를 통해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 왔던 박지현은 한을 풀었다. '단비' 같이 영화에 내린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박지현은 지난해 말 '히든페이스'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던바. 순수하지만 발칙한 단비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마음껏 뽐냈다.

박지현의 활약에 힘입어 영화는 소소하고 사랑스러운 웃음으로 가득하다. 특히, AI 기술을 통해 젊은 시절로 돌아간 성동일의 모습은 예상치 못한 큰 웃음을 준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오는 1월 8일 극장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9분.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미디어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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