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스 켄의 발자취, '퍼즐' [인터뷰]
- 입력 2025. 01.08. 10: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그룹 빅스(VIXX) 켄, 뮤지컬배우 이재환.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바쁘게 활동한 켄이 자신을 오롯이 담아낸 앨범을 들고 왔다. 13년간 달려온 그의 발자취는 어떤 퍼즐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켄
두 번째 미니 앨범 'PUZZLE'(퍼즐)은 여러 조각이 맞춰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퍼즐처럼 보컬리스트 켄을 구성하고 있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매력을 담아낸 앨범이다. 타이틀곡 '시나브로'를 비롯한 총 5개 트랙 속에 독보적인 음색과 다양한 주제가 수록됐다.
이어 "4년 만에 내는 솔로 앨범이라서 처음 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고, 제가 안 해봤던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며 "앨범 주제 자체가 퍼즐이니까, 곡 하나하나의 느낌도 다 다르다. 밴드 사운드 기반의 곡이 3개여도 어떤 곡은 강렬하고, 어떤 곡은 따뜻한 느낌이다.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두면서 4년 만에 나오는 만큼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켄은 2020년 발매한 첫 미니 앨범 '인사'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솔로 앨범을 발매한 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켄은 "4년 만에 내는 솔로 앨범이라서 정말 떨리면서도 기대감도 크다. 팬들이나 아직 저를 잘 모르는 대중분들께 이번 앨범이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이틀곡 '시나브로 (Gradually)'는 강렬하면서도 감성적인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록 장르의 곡이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라는 뜻처럼 사랑을 시작하던 순간을 회상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사랑을 표현했다.
켄은 처음 타이틀곡을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들이 떠올랐다고. 그는 연습생, 데뷔 초창기 등 자신이 겪어온 과거를 떠올리며 가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처음 듣자마자 저의 발자취들이 많이 생각났다. 작사가분들이 보내주신 가사들 중 3개를 추렸는데, 처음 '시나브로' 가사가 너무 좋았다. 제가 겪어온 순간들이 다 떠올라서 선택하게 됐다. 일단 처음 연습생을 하던 때가 정말 많이 생각났다. 사회생활을 처음 했을 때라서 그땐 힘든 부분도 많았다. 당시에는 제가 춤도 잘 몰랐던 상태에서 배웠다. 저는 가수가 꿈이어서 노래를 하려고 들어온 건데, 그 외의 것들을 계속하게 됐다. '멀리 떠난 길목 틈'이라는 가사에서 그런 장면들이 떠올랐다. 또 '와본 적 없는 정류장'이라는 가사에서는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뮤지컬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정말 연기도 처음이었고, 노래까지 하면서 2시간 넘는 시간을 이끌어간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담이었다. 이런 생각들 하나하나가 떠오르면서 가사가 정말 와닿았다."
또한 켄은 자신이 달려온 과정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다가가는 과정 또한 타이틀곡 제목인 '시나브로'와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팬들에게 다가갔듯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에게도 '천천히'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나브로'라는 단어가 '조금씩'이라는 뜻을 가졌는데, 저는 팬들에게도 조금씩 천천히 다가간 것 같다. 옛날에는 물론 제약도 있었지만, 지금만큼의 표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음은 컸지만, 떨리고 수줍기도 하고 튀는 행동을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팬들에게도 조금씩 조금씩 다가간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됐는데, 대중들에게도 이를 통해서 한걸음 한걸음 씩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중분들께도 '이렇게 노래하는 친구가 있구나', '잘하는 친구가 있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긴 시간 끝에 오랜만에 돌아온 솔로 앨범인 만큼 'PUZZLE'에는 켄의 아이디어도 꽤나 많이 반영됐다. 곡에 맞춰 녹음 스타일을 바꾸기도, 앨범 콘셉트에 맞는 의상에 의견을 내기도 하면서 그룹 활동보다 더 주체적인 앨범을 만들어나갔다.
"'디어 리틀 스타'는 마치 옆에서 자다 깨서 불러주는 느낌으로 부르고 싶은 곡이었다. 그래서 일어난 뒤 바로 녹음실에 가서 목이 덜 풀린 상태로 녹음했던 곡이다. 또 '이 밤이 지나도'에서는 연기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많이 연구했다. 제가 뮤지컬을 하면서 연기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노래에도 연기적인 부분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서브텍스트를 통해서 그걸 표현하려 했다. 보통은 한 곡을 녹음할 때, 여러 차례 녹음하면서 결과물이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감정들을 한 번에 다 담고 싶어서 끊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딱 2번 부르고, 그걸 섞어서 1절과 2절을 만들었다. '시나브로'에서도 처음에는 솔로, 밴드 느낌의 의상이라면, 다음 의상은 아무것도 모르던 연습생 때, 또 다음은 데뷔하고 나서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의 순진무구한 모습들을 담아냈다. 또 빅스로 활동했을 때 멋있던 수트 느낌으로 컨셉추얼함을 만들고 싶어서 보라색 벨벳 의상도 입고 찍어봤다."
'PUZZLE'은 켄이 지난해 7월 S27M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발매하는 솔로 앨범이었다. 그는 회사와 처음으로 함께 한 작업에는 높은 만족도를 드러내면서도 앨범 결과물에 있어서는 스스로에게 아쉬운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나 시놉시스, 의상 등을 요즘에는 말한 대로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워낙 많은 가수들의 콘셉트와 뮤직비디오가 이미 나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회사에서 준비해 줘서 많이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앨범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컸다. 사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가사 하나하나에 서브 텍스트를 넣고 연기를 가미하는 게 처음이라고 생각해서 아쉬운 부분이 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나오는 앨범들에는 조금 더 디테일들도 많이 추가하고, 소리적인 부분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을 시발점으로 생각을 했다."
켄은 이번 앨범과 동시에 뮤지컬 '고스트 베이커리' 준비도 병행했다. 동시에 그는 유튜브 채널 운영도 쉬지않고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에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은 연기"라는 켄만의 해석에 있었다.
"사실 연기와 노래는 평생 숙제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올라갔을 때도 끝이 아니고,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관객분들이 너무 감사하게 비싼 돈 내고 먼 길 찾아와주신 거니까 무대 위에서만큼은 정말 캐릭터에 빠져서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정말 유튜브도 하고, 미팅도 하고, 앨범 준비도 하고, 뮤지컬도 준비하면서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렸던 것 같다. 앨범할 땐 앨범에 빠지고, 유튜브를 할 땐 또 그때와 다른 모습으로 임했다. 항상 인생은 결국 다 연기라고 여기는 것 같다. 어떤 친구를 만났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대하는 느낌이 달라지지 않나. 뮤지컬도, 앨범도 그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켄은 어느덧 데뷔 13년 차가 됐다. 그가 여전히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던 원동력, 그리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의 책임감은 결국 스스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저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앨범도, 작품도, 콘서트도 지금까지 저는 많이 틀리기도 하고 부족한 점도 많았다. 연습량이 많든 적든, 무대에 있어서 임하는 태도와 진실성이 중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뮤지컬도, 앨범도, 바쁜 와중이지만 '이건 잘 해야겠다'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무언가를 놓치더라도 결국 저의 책임이라고 인정하고 반성한다. 그리고 이렇게 바쁘게 달려올 수 있었던 힘도 팬들, 멤버들, 가족들, 친구들처럼 소중한 사람들의 몫도 물론 크지만,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제 안에는 행복한 재환이도, 우울한 재환이도, 여러 재환이가 있다. 그런 것들을 연기로 배출하거나 노래로 표현하기 때문에 제가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27M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