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거전' 유연석 "백사언=현대판 '구동매', 처음에는 망설였죠"[인터뷰]
입력 2025. 01.13. 15:53:33

유연석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지금 거신 전화는' 백사언이요? 안 했으면 어떡할 뻔 했나 싶어요."

만나야 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고 했던가. 결국에는 배우 유연석과 '지금 거신 전화는' 백사언은 만날 운명이었다.

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하 '지거전')은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유연석은 지상파 방송사 간판 앵커 출신으로, '국민 스타'급 인기를 누리는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을 연기했다.

'지거전'을 통해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경신한 유연석은 이 작품이 처음부터 끌렸던 건 아니라고 고백했다. 회사(소속사)의 설득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는 그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끌리지 않았다. 이전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위 실장님 캐릭터 같이 느껴졌다. 완벽한 엘리트에 외모도 뛰어나고 냉철하다는 설명이 있었다. 평면적인 인물 같아서 끌리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대본을 보고 회사 분들과 주변 사람들이 저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스스로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이 tvN '미스터 션샤인'의 구동매 같은 이미지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어울린다는 피드백을 너무 많이 들어서 작가님, 감독님,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기획의도 등 자세하게 스토리를 들어보니까 너무 매력적이더라. 양파껍질처럼 하나하나 까보는 재미가 있더라. 이 캐릭터라면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팬분들이 엄청 좋아해주신다. '현대판 구동매'라고 하더라(웃음)"이라고 말했다.

원작이 있는 있는 작품이라 부담감도 있었을 터. 유연석은 "웹소설이었기 때문에 이미지적으로 뭔가를 가지고 오려고 하지 않았다. 일단 원작보다는 대본에 집중했다. 일부러 원작 소설을 보지 않았다. 작품을 끝낸 후 천천히 보고 싶었다. 이제는 즐기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라는 장르는 처음 접해봤다는 유연석은 "초반에 '톤앤매너'를 잡는 게 혼란스러웠다. 이 장면이 로맨스 신인가, 스릴러인가 헷갈리더라. 혼돈스럽긴 했지만 결국 믿었던 건 '로맨스가 붙는 순간 게임 끝이다'라는 생각이었다. 결국에는 한 남자의 순애보 같은 사랑이야기니까. 로맨스가 두드러지면 시청자분들도 이 커플을 응원해주시겠구나. 쭉 로맨스로 달려갈 수 있겠다 싶었다. (믿었던대로) 중반부부터 탄력을 받고 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거전'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유연석의 믿음대로 극 중 백사언과 홍희주(채수빈)의 로맨스가 불붙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로맨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로맨스물을 끌고 가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사실 대본으로 봤을 때는 '이게 보통 남자들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하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신을 찍을 때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됐다. 그 감정에 젖어있었다. 내가 믿고 연기를 해야 시청자들에게 그 감정을 잘 전달되지 않겠나. 12부 때도 그랬다. '나에게 벌주는 거야'라는 대사가 있엇는데, 낯간지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원작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어떻게 이런 부분들이 영상화되고, 실존 인물들이 어떻게 말을 할까 궁금해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다행히 원작 팬분들도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유연석은 섬세한 감정연기와 특유의 '어른 섹시미'로, 또 한번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백사언 앓이’를 일으키기도. 이를 증명하듯 유연석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3주 연속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오르며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유독 로맨스 장르에서 흥행 성적이 좋다는 말에 "상대 배우와 만나서 연기를 하다보면 케미스트리라는 게 생기지 않나. 특히 로맨스 장르에는 거기서 오는 몽글거리는 느낌, 잡히지 않는 감정들이 있다. 사랑의 감정을 미세한 근육과 눈빛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런 걸 보시고 시청자분들이 설렘을 느끼시고 공감해주실 때 저 역시 기쁘고 좋다"라고 말했다.

상대 배우였던 채수빈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유연석은 "(채수빈은) 집요하고 굉장히 집중하려고 하는 배우다. 이 신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가지 정말 최선을 다하더라.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감정신들이 점점 좋더라. 같이 촬영하지 않았던 신들을 보고 '너무 잘했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오랫동안 수어도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초반에 수어로만 연기를 해야하는 신들이많아서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그런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나갔고 잘 표현해줬다. 희주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줘서 박수쳐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상 복도 터졌다. '2024 MBC 연기대상'에서 '지거전'으로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까지 2관왕에 오른 것. 유연석은 "너무 큰 상을 주셨다. 시상식날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다음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시상식 당일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이 곳에서 제가 상을 받고 축하 받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고 송구스러웠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수상을 어느정도 예상하셨냐는 물음에는 "예상까지는 못했다. 한편으로는 로맨스 드라마를 했으니까 내심 '베스트 커플상' 정도는 기대했었다. 진짜 '베스트 커플상'을 받게 됐다. 최우수연기상까지 받게 되어서 몸 둘바를 몰랐다"라고 답했다.

'사주커플'(사언+희주)이라는 애칭을 얻을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일부 드라마 팬들은 "실제로 사겼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유연석은 "감사할 따름이다. 실제 배우들에게도 '둘이 만나라'라고 응원할 정도니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진 못하지만 그런 응원을 들어서 기분 좋았다. 이 드라마를 몰입해서 봐주셨다는 증표아니냐. 너무 감사하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지거전'을 마친 유연석은 오는 18일부터 아시아 팬미팅 투어에 나선다. 이번 팬미팅을 통해 ‘지금 거신 전화는’의 촬영 에피소드를 나누는 것은 물론,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코너까지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유연석은 드라마 OST에 직접 가창에 참여,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남기기도 했다.

"제작진이 OST 한번 해달라고 흘리듯이 말한 적이 있었다. 12부를 편집한다고 했을 때 저 역시 작품이 끝났다는 게 아쉽더라. 팬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직접 연락을 해서 OST를 부르고 싶다고 했다. 급하게 작업을 했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이 드라마와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20주년 팬미팅 때 팬송을 하나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노래의 의미가 크더라. 그런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번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은 이 드라마 팬들을 위한 팬송이라고도 생각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킹콩 by 스타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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