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 비하·조롱 논란 ‘지금 거신 전화는’, 법정제재…만장일치 ‘주의’ 결정
입력 2025. 01.21. 11:38:55

'지금 거신 전화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지금 거신 전화는’이 방통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20일 방심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등 39건에 대해 법정제재 등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22일 방송된 1화에서 극중 수어통역사인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를 통역하던 중 송출 오류로 ‘산’(山) 수어를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아나운서 나유리(장규리)가 ‘산’ 수어가 가운뎃손가락 욕과 닮았다며 재밌어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해당 장면을 두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손가락 욕을 의도하면서 마치 자신은 ‘산’ 수어를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유희 삼으며 농인들의 고유한 언어로서의 수어를 철저히 무시했다. 이는 무례를 넘어 차별과 조롱”이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되자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진은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 수어를 부적절하게 다루어 농인들과 한국 수어를 희화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하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방심위는 수어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에 “시청자들은 욕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려 깊지 못한 제작 기법으로 청각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수단인 수어를 희화화했다”라며 만장일치로 주의를 결정했다.

한편 방심위는 수십 년 개를 식용으로 도살하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2 예능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에 대해서도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KBS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료 제공 및 방송에 동의할 경우에만 방송에 사용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의견 진술했다.

또 방심위는 비속어 사용으로 문제가 된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KBS2 ‘1박 2일 시즌4’에 대해서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지금 거신 전화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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