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원진아 “첫사랑 영화, 기회 주어져 소중해요” [인터뷰]
입력 2025. 01.27. 09:00:00

'말할 수 없는 비밀' 원진아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원진아가 ‘첫사랑 아이콘’에 도전한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을 통해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과 정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원진아는 극중 선율을 따라 운명을 찾아온 정아 역을 맡았다. 2008년 개봉해 전국적인 판타지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기억에 남는 영화라 했을 때 그중에 들어가는 영화죠. 악보도 유행하면서 제 또래들에겐 특별한 영화였어요. 이번에 촬영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제안 받은 후 일부러 다시 안보기도 했어요. 기억을 잊고, 새롭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영화는 원작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현재의 감성으로 재해석됐다. 뚜렷한 매력으로 인기를 끈 원작은 양날의 검이다. 원조의 아성을 넘지 못하면 복제품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기 때문.

“당연히 부담이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재개봉도 몇 번 했으니까요. 저에게도 기억이 좋게 남아있던 영화라 이걸 했을 때 원작의 색을 지우면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멜로가 예전만큼 많이 안 나오는 느낌도 있고, 어렸을 때 멜로 영화 감정들이 추억되고 오래 남잖아요. 그걸 생각하면 누군가 제가 찍은 멜로 영화를 생각하면 행운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멜로 장르에 끌리게 됐어요. 또 경험하지 못할 걸 경험하거나, 새로운 걸 채우는 게 큰 장점이었고요. 피아노 장르를 잘 몰랐다가 이 기회에 한 가지 얻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관전 포인트는 피아노 장면이다. 특히 극 초반 등장하는 연주곡 ‘고양이 춤’은 유준과 정아가 서로 운명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설렘을 자아낸다.

“피아노는 거의 처음이었어요. 초1 때 바이엘 1권도 못 뗐던 것 같아요. 경험이 없었죠. 하하. 그러다 이번 계기로 배우게 됐어요. ‘고양이 춤’과 ‘시크릿’은 연습을 조금 했죠.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으니 박자감, 음, 음악을 연주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하는지 초점을 맞추며 연습했어요. 촬영할 때 둘 다 완벽한 연주자가 아니라 틀리기도 했는데 소리는 저희 귀에 들리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웃긴데 둘이니까 의지가 되면서 웃음이 터졌어요. 실제 웃는 장면을 감독님이 예뻐서 영화에 넣어 쓰시기도 하셨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재밌었어요.”

특히 영화의 시그니처인 피아노 배틀 장면은 전체 신들 중 음악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스며든 장면이다.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원진아는 해당 신을 소화한 도경수를 향해 칭찬을 전하기도.

“본인은 완벽히 연주한 게 아니라고 하지만 모니터를 보면 완벽하더라고요. 착각할 정도로 집중을 잘 하니까 대단하다 느꼈어요. 뒤에 피아노 치는 분을 보면서 승부사 기질이 보였어요. 그런 디테일이 좋았죠. 그래서 경수 배우에게도 그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경수 배우는 예상과 180도 다른 사람이었어요. 어렸을 때 활동한 것도 있고, 거리감이 느껴진 것 같아요. 제가 누나니까 예의를 차리다 보면 친해지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내성적인 성격이라 오해했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열려있고, 낯을 가리지 않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하면서도 오래 일을 해서 그런지 배려가 몸에 배어 있었어요. 스태프들과 격 없이 지내기도 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주변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챙기는 섬세함이 보여서 촬영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멜로는 기분 좋은 감정으로 해야 하는데 워낙 인성이 좋으니까 눈치 안 보고, 재밌게 촬영했죠.”



원진아는 적극적이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정아로 그려냈다. 원작에서 그려진 여주인공 샤오위와 조금 다른 차별점을 가진다.

“영화, 드라마의 도구는 배우잖아요. 다른 도구로 써서 다른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데 감독님은 저에게 밝은 에너지를 보신 것 같아요. 통통 튀는 생각을 가지신 거죠. 조금 더 솔직하고, 상황에서 긍정적인 기운이 나는 정아로 가자고 해서 캐릭터를 구축했어요. 오히려 초반에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캐릭터로 하니까 뒤에 갔을 때 슬픔이 크게 와 닿는 장치가 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죠.”

원작과 캐릭터를 비교했을 때 외적 표현에도 차별점을 뒀다고 밝혔다.

“저희 영화가 ‘클래식’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1차원적인 이유도 있고, 영화에서 클래식은 사랑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과거와 현재가 오가면서 눈에 띄지 않아야하고, 관객과 유준을 속여야 했죠. 과거에서 온 스타일처럼 클래식 셔츠에 로퍼를 착용했어요. 헤어스타일은 무난하면서 순수한 정아를 찾으려고 했고요. 머리도 몇 단계를 거쳐 커트를 여러 번 했어요. 웬만하면 원작 머리와 같은 스타일은 피하자 싶었죠. 스타일을 찾다보니 단발머리까지 갔더라고요. 더 이상 짧아지면 (원작과) 같은 머리가 될 수 있으니 더 이상 자르지 않았어요. 다행히 정아와 잘 맞는 헤어스타일이라 많은 스타일 끝에 찾을 수 있었어요.”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결말은 원작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같은 결말로 가면서 감성과 추억을 자극한다.

“유준과 정아는 솔직하게 직진하는 캐릭터에요. 유준이 처음에 ‘그것이 어디든 네 옆에 있겠다’라고 하잖아요. 이 둘은 어떤 조건이든 함께 있는 게 중요한 인물이에요. 그래서 닫힌 결말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받아들였어요. 영화나 소설이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요소들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없는 걸 해소하는 게 작품이잖아요. 아름다운 희망을 남겨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진아에게도 특별히 다가온다고 한다.

“20살 청춘일 때 첫사랑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아마도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은 나이를 먹기 마련이고, 세월을 피해갈 수 없으니까요. 이런 기회가 저에게 있었다는 게 소중한 기억이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성숙한 멜로를 찍었을 때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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