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나 착한 것 같은데"…故 오요안나 괴롭힘 추정 선배 SNS 재조명
- 입력 2025. 01.31. 10:20:13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가 고인 사망 직후 SNS에 올린 글이 재조명됐다.
오요안나
지난 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 5분쯤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직후인 지난해 9월 20일 자신의 SNS에 "일이 끝나고 차에 타면 와르르 무너진다"며 "지하 주차장 작은 내 차 안은 내가 가장 많이 우는 곳. 이젠 마음이 어디까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어떻게든 나아져 보려고 노력하고 웃고 '할 수 있어' 다짐하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상은 또 다른 폭탄을 보낸다. 이제 그만 힘내고 싶다"며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 건가. 힘들다고 말할 힘도 없는 요즘"이라고 했다.
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날에는 "뉴스 준비 내내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고 참담하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이 희망과 꿈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한세상을 부숴버리기도 한다. 우리 예쁜 말은 어때?"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해당 글을 올린 고인의 지인은 "네가 죽인 후배의 죽음은 마음이 안 아파?",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아님"이라며 A씨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실제 고인은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으며, 일부 기상캐스터가 오요안나와 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명일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유튜브를 통해 "기상캐스터가 6명인데, 단톡방엔 4명만 있었다. 사실상 두 명을 왕따시키는 단톡방이었다"며 "1년 동안 급여명세서에 찍힌 돈이 1천600만원이다. 한달에 130만원 정도 받은 것이다. 한달 최저임금이 180만~200만원으로 알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급여”라고 주장했다.
또한 고인이 남긴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MBC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는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면서도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유족은 "MBC에 사실관계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렸다.
현재 오요안나가 출연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중단됐다. 다만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때문이 아닌 콘텐츠 공급사 요청 때문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지속되자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MBC는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 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며 “뉴스를 통해 수없이 직장 내 괴롭힘을 비판해 온 MBC가 스스로에 대해서는 진영논리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