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주년 '베르테르', 돌아온 엄기준X전미도…클래식은 영원하다[무대 SHOUT]
- 입력 2025. 01.31. 10:29:29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클래식은 영원하다.시간이 흐를수록 그 깊이가 더해지는 명작이 있다. 뭐든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베르테르'는 베르테르와 롯데, 그리고 알베르트라는 세 인물의 관계에 집중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과 고통을 극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5주년 공연은 오랜 팬들의 기대를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음악, 무대, 배우까지 완벽한 3박자가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감성적인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이 작품이 꾸준히 사랑 받은 이유 중 하나다.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담은 클래식한 넘버와 11인 챔버 오케스트라의 감미로운 연주는 작품 고유의 감성을 더욱 강화하고, 드라마틱한 무대와 어우러져 작품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뮤지컬 '베르테르'의 25년 롱런에는 작품 특유의 극적인 서정성과 한 폭의 수채화 그림 같은 무대 비주얼 역시 큰 역할을 했다.
온실의 자연광을 닮은 조명, 발하임 화훼 도시를 상징하는 꽃과 나무의 이미지를 담은 무대, 따뜻한 색감의 전통적 전구와 현대적 감각이 더해진 의상 등은 고전적 우아함과 현대적 세련미를 완벽히 조화시켰다.
그중 이 작품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샛노란 '해바라기'를 활용한 연출은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해를 향해 기우는 '해바라기'를 상징적으로 활용한 연출은 베르테르가 롯데를 본능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그의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꽃과 나무가 가득한 무대는 다가갈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금단의 꽃'과 같은 롯데와 흔들림 없는 신념을 지닌 '거대한 나무' 같은 알베르트의 존재가 조화와 대비를 이루며, 극의 서사를 한층 더 풍부하게 완성했다.
초연 25주년 공연이 개막 전부터 주목 받은 이유는 역대급 캐스팅 라인업 때문이다. '클래식 캐스트'부터 '뉴캐스트'까지 앞으로의 '베르테르'를 이어갈 새로운 조합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뮤덕(뮤지컬 덕후)'들 사이에서 '베르테르'의 '레전드 조합'으로 불리는 엄기준, 전미도가 다시 한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다.
2002년부터 베르테르 역을 가장 오래 맡아온 엄기준은 깊이있는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베르테르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내공으로 무대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2015년 이후 다시 돌아온 '전설의 롯데' 전미도는 특유의 맑고 청아한 보이스로 섬세한 연기와 노래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두 사람의 가슴 절절한 케미스트리는 오랜 기다림을 해소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아쉬운 한 가지는 '서브 플롯'이다. 주인마님을 사랑하는 하인 카인즈의 사랑 이야기를 서브 플롯으로 두었는데, 전개 과정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베르테르' 25주년 공연은 오는 3월 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