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지금은 해명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할 때
입력 2025. 02.06. 12:35:01

백종원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후 처음으로 2만 원대까지 밀려 신저가를 기록했다. 업계는 최근 불거진 '빽햄 선물세트'의 고가 논란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백 대표는 제품 판매에 상술을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감만 산 모양새다. 백 대표는 본인의 이름을 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7일 백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본코리아 온라인 쇼핑몰 ‘더본몰’에서 21일까지 빽햄(200g) 9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100% 한돈을 썼는데 가격이 정말 좋다"는 백 대표 말 한마디 홍보 효과는 대단했다. 실제 '더본몰'에서 빽햄 선물세트는 품절됐다. 이처럼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간 백 대표가 쌓아온 '백종원'이라는 신뢰도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통조림 햄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팸과 비교해 빽햄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함량도 논란이 됐다. 스팸의 경우 91.3%인 반면, 빽햄은 85.4%였던 것.

빽햄 정가를 일부러 높인 뒤 대폭 할인하는 등 사실상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백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백 대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높아 원가 차이가 많이 난다"며 "끓였을 때 국물 감칠맛을 내기 위해 우리만의 양념이 들어간 것이다. 맛있게 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함량이 스팸보다 낮다는 지적엔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7%)는 14g 정도로, 14g의 고기 원가는 100원이 안 된다.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간 백 대표가 지역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며 서민 음식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힘써왔던 만큼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이 때문일까. 더본코리아 주가는 처음 2만 원대로 하락했다. 더본코리아 주가가 2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6일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기업 운영 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6월에도 '연돈 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점주들은 본사가 수익성 악화를 방치한 채 가맹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며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예상 매출 산정서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주가에 또 한 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백 대표가 잇따른 악재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를 두고 "이게 사실 기업에 기본적인 입장이나 운영 철학에 맞춰서 뭔가를 하는 거라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빽햄 논란 같은 경우 가격은 비싼데 함량이 낮은 거로 판매가 된 거라서 팩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기대치가 높다. 그런 상황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은 사과로 일관하거나 미봉책으로 대책을 세우는 건 장기적인 측면에서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나쁜 이슈들이 터졌을 때 그 나쁜 이슈를 덮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연구를 보면 다섯 번 이상의 긍정적인 인풋이 들어가야지만 소비자가 그 부정적인 인풋에 대해서 상쇄시킨다고 이야기한다"며 "연속적으로 나쁜 이슈들이 터지는데 진정성 있게 사과하지 않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를 이 기업 간에 맺기가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도 손해다"라고 짚었다.

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상당 부분 애를 쓰고 있다. 물론 잘못할 수는 있다. 다만 사후 대처를 미흡하게 하는 부분에서 소비자들이 장기적인 관계를 맺지 말아야 되겠다고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건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빽햄 가격 논란'은 단순한 가격 인상 문제를 넘어,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의 브랜드 이미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그동안 '가성비 좋은 음식'과 '서민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신뢰를 쌓아왔는데, 이번 논란은 이러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라며 "더본코리아의 주가 하락은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가격 문제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해명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먼저 이 교수는 "가격 책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가격 인상의 구체적인 이유다. 원자재 비용 상승, 제조 공정의 변화, 유통 구조상의 문제 등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명확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경쟁 브랜드와의 비교를 통해 가격 대비 품질의 우위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일방적인 해명 방식보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하는 소통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논란을 잠재우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셋째,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재정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백종원 브랜드는 '소비자 친화적'이라는 이미지로 성장해왔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마케팅 캠페인보다는 가격 대비 품질을 입증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거나,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통해 브랜드의 진정성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위기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논란은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이 브랜드 이미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유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위기 대응팀을 구성하고, 체계적인 PR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복적인 이미지 손상은 장기적인 신뢰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결론적으로, 이번 '빽햄 가격 논란'은 단순한 제품 가격 문제를 넘어 브랜드의 신뢰성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이다.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가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적극적인 소통, 브랜드 가치 재정립, 그리고 위기 관리 시스템 강화라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이미지 회복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와의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유튜브 '백종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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