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추영우의 지금, [인터뷰]
- 입력 2025. 02.08.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옥씨부인전'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한 추영우는 1인 2역은 물론 성소수자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안방극장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연기력은 물론 출중한 외모로 대세 배우로 급부상한 추영는 동시에 배우로서 책임감의 무게를 알게 됐다.
추영우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 최보윤)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다. 최종화 시청률은 수도권 14.0%, 전국 13.6%를 돌파하며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극 중 추영우는 천상계 전기수 천승휘와 양반가 맏아들 성윤겸까지 1인 2역 연기를 선보였다. 처음 도전하는 1인 2역에 대한 부담감도 컸지만, 완전히 상반된 두 캐릭터를 밀도 있는 연기로 그려내는 것은 물론, 상대역인 옥태영을 향한 순애보까지 절절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1인 2역에 연기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건 맞지만 부담감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 둘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둬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얼굴이 똑같으니 헷갈리지 않게 해야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둘의 간극을 넓히려고 집중했다. 여러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서 나중에는 서 있기만 해도, 걸음걸이만 봐도 누가 승휘고 윤겸이구나 알 수 있게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시청자분들이 승휘와 윤겸의 차이점 영상도 올려주시고 디테일하게 분석해 주셨더라. 거기서 또 한 번 자극받고 원동력이 생겼다. 다음번엔 더 잘해보고 싶다"
추영우가 연기한 성소수자 성도겸은 명망 높은 현감의 맏아들로 출중한 무예 실력과 깊은 학식을 갖춘 인물이다. 성소수자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추영우는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하긴 했지만, 부담감은 없었다고 한다.
"작가님이 대본에 자연스럽게 잘 녹여주셔서 대본대로만 할 수 있었다. 데뷔작이 퀴어물 '유 케이크 미 댄스'다. 너무 소중한 데뷔작이고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현대와 조선시대는 다르지만 도움이 됐다. 감독님이 끝나고 말씀해 주셨는데 성소수자 설정이 안 들어가면 삼각관계가 되기 때문에 승휘와 구덕이 절절한 로맨스 방해가 될 수 있어서 넣은 설정이라고 하시더라. 주가 되는 설정은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다"
반면 전기수 천승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불사하는 전무후무한 조선 최고의 순정남이다. 추영우는 천승휘 캐릭터를 위해 승마, 검술, 판소리, 한국무용 등 많은 것들을 연습하고 준비했다.
"3개월 정도 준비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나가서 춤, 노래를 배웠고 무예, 승마, 활쏘기도 배웠다. 어디서 못해볼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니까 재밌었다. 춤과 노래를 잘하진 못하지만 좋아한다. 어려웠던 점은 일반적인 노래도 어려운데 한국의 전통 소리를 하려다 보니까 어렵더라. 흔히 장인이시니까 그분들에게 개인레슨을 받는다 해도 따라 할 수 없더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1인 2역을 맡은 추영우의 대역으로 배우로 활동 중인 친동생 차정우(추정우)가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장에서 긴장감이 오히려 도움이 돼서 마인드셋 하는 경향이 있다. 동생이 왔을 땐 정말 긴장되더라. 좋은 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동생이 저를 많이 좋아하고 따라서 뭐라도 얻어 가게 해주고 싶었다. 원래 1인 2역 상대로 다른 분이 계셨는데 쉐입이 다르다 보니 CG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주변에 너 닮은 사람 없냐'고 물어보셔서 친동생이 있다고 말했더니 '왜 안 데려왔냐'고 하시더라. 동생이 정말 준비를 열심히 해왔다. 승휘와 윤겸이 마주고보 왔다 갔다 하면서 대사를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더블액션을 둘이 똑같이 맞춰야 하기 때문에 두 대사를 다 외워야 해서 어려웠을 텐데 잘해줘서 고마웠다"
실제 추영우는 성윤겸과 천승휘 중 누구와 더 닮았을까. 초반 성윤겸과 더 비슷했다던 그는 후반부에 갈수록 천승휘를 닮아갔다고.
"처음엔 지연 누나랑 이야기하면서 윤겸과 더 닮은 것 같다고 했었는데 끝날 때쯤 승휘와 더 닮은 것 같더라. 대화의 텐션, 농담할 때 나오는 것들이 저와 많이 닮아있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은 추구미이긴 하지만 승휘처럼 인생을 다 바칠 만큼은 못 하니까 그래서 더 부럽고 멋있는 것 같다. 승휘는 본인의 예술을 넘어서 본인을 버린다. 승휘의 절절함이 사랑꾼 면모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런 사랑을 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부분을 닮고 싶지만, 승휘 만큼은 못 할 것 같다.
극 중 화제를 모았던 임지연과의 초야신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선배로서 아낌없이 조언해 준 임지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감독님이 되게 걱정이 많으셨다. 다행히 대본에 행동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다 적어주셔서 지문대로 했으면 됐다. 한복에 살색이 보이면 되게 이상하다. 다 가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연출적인 부분과 음악, 반딧불이로 예쁘고 담아주신 것 같아서 보면서 만족했다. 지연 누나와 미리 만나서 연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먹는 것부터 건강까지 챙겨주며 애정 어린 잔소리를 많이 해줬다"
'옥씨부인전'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추영우의 필모그래피 다시 보기 열풍까지 불었다. 그중에서도 2019년 9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유퀴즈' 출연은 단백질칩을 사러 매점에 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더라. 우산이 없어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뛰어갔다. 다녀왔는데 지나가는 길에 카메라가 있었다. 유재석, 조세호 선배님은 안 계셨다. 스태프분이 불러서 인터뷰 간단한 거 할 수 있냐해서 하고 간 거다. 비를 맞아서 머리가 젖었던 건데 머리 안 감고 다니냐는 댓글에 있더라. 꼭 말하고 싶었다.(웃음) 당시 인기 검색어 6위까지 올라갔는데 감사하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뿐만 아니라 추영우의 아버지의 과거 이력까지 재조명됐다. 부친은 1990년대 톱모델인 추승일, 모친은 패션모델 강성진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배우의 꿈을 키울 수 있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준 건 바로 가족이었다.
"고등학교에서 진로상담 한 날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제 방에 들어가서 엄마께 '공부 그만하겠다. 가고 싶은 과가 없다'라고 말씀드렸었다. 당시 JYP엔터테인먼트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해서 아이돌을 해볼까 했는데 시작하기엔 나이가 많았다. 그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뭐가 있을까 나열해 보니까 연기더라. 사람 만나면서 많이 배우고 춤, 노래 등 경험하고 관찰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때부터 연영과를 목표로 연기를 시작했다. 부모님은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계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방면에서 지원을 해주셨다. 그 당시 세종시에 살고 있었는데 연기학원을 다니기 위해 온 가족이 다 같이 이사를 왔다. 친동생도 저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제가 연기하는 모습이 멋있었나 보더라"
이처럼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추영우의 작품뿐만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모으며 때아닌 SNS 팔로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일로 인해 본인이 배우로서 지녀야 할 책임감과 무게감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됐다는 추영우.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을 그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아직도 꿈꾸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도 무섭기도 하다. 앞으로 하는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열심히 한다', '열심히 준비했나 보네'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로 인해 웃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