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X최우식 '멜로무비', 기분 좋은 기시감[OTT 리뷰]
입력 2025. 02.14. 17: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청춘이란 오묘하다. 한없이 달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씁쓸하다. 꿈과 사랑 앞에서 속절없이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좌절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는 네 명의 청춘들의 영화 같은 순간들을 담아낸다.

'멜로무비'(극본 이나은, 연출 오충환)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드라마 ‘스타트업’ ‘호텔 델루나’ 등을 연출한 오충환 감독과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청춘 로맨스의 진수를 선보인 이나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멜로무비'는 '그 해 우리는'을 잇는 이나은 작가의 두 번째 재회 로맨스다. 이번 작품에서는 두 커플의 재회 로맨스를 다룬다. 영화감독과 평론가로 ‘적’ 같은 재회를 하는 고겸(최우식)과 김무비, 감정의 속도가 다른 헤어진 연인 홍시준과 손주아(전소니)가 같은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로맨스를 그린다.

메인 커플인 고겸과 김무비는 운명적인 첫 만남으로 시작해 예고 없는 이별하고 뜻밖의 재회를 통해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서브 커플' 홍시준과 손주아는 장기 연애 커플의 재회다. 홍시준 역을 맡은 이준영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맞춰지지 않는 큐브"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편 공개 전 언론에 선공개된 1~3화까지는 두 커플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별을 하고 재회를 하게 됐는지 그려진다. 특히 고겸과 김무비의 서사에 집중한다. 어린 시절은 물론, 20대, 30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초반에 잘 담아내 두 인물에 대한 설득력을 더한다. 같은 사건을 두고 고겸과 김무비의 시선으로 다르게 보여주는 장면들도 흥미롭다. 누구에게 몰입을 하든 흡인력 있게 풀어내 '청춘 로맨스'에 푹 빠져들게 된다. 홍시준과 손주아 커플의 이야기는 1~3화에서 완전히 오픈되지는 않는다. 이 커플의 첫 만남, 이별한 이유 등은 중반 부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 명의 청춘 남녀는 흔히 로맨스물에서 볼 수 있었던 '사각관계'로 얽히고설키게 되는 뻔한 관계는 아니다. 홍시준과 손주아는 고겸의 학창 시절 친구다. 손주아가 돌연 떠난 후, 홍시준 곁에는 절친 고겸이 남아있다. 남남이었던 김무비와 손주아는 뜻밖의 만남을 통해 얽히게 된다. 바(Bar)에서 술을 먹다가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일회성 관계에 불과했다. 이후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 만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어쩌다 얽히게 된 네 명의 주인공이 따로 또 함께 그려나갈 다채로운 청춘들의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극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같은 작가에 같은 재회 로맨스인 탓에 전작과의 기시감이 들 수도 있다. 특히 최우식이 '그 해 우리는'에 이어 '멜로무비'의 남자 주인공을 맡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었다.

이에 최우식은 '멜로무비' 제작발표회에서 "'그 해 우리는' 최웅이 내향적이고 안으로 숨는 성격이었다면, '멜로무비' 고겸은 외향적인 성격으로 힘들 때 주변의 도움을 통해 풀어가는 친구"라며 전작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최우식의 말대로 1~3화까지는 '그 해 우리는' 최웅이 계속 떠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 최웅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먼트가 있어 몰입감을 다소 흩트린다. 하지만, '그 해 우리는'의 애청자였다면 기분 좋은 기시감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

작품 전체 분위기는 '그 해 우리는'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냥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청춘 로맨스물은 아니다. '그 해 우리는'이 청량하고 풋풋한 청춘들의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면, '멜로무비'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깊은 내면까지 담아내 전작보다는 묵직한 공감을 자아낸다.

이 작가도 두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 "'그 해 우리는'이 과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다시 꺼내며 마주하는 기억이자 추억이었다면, '멜로무비'는 영화 같은 인생을 꿈꾸는 청춘이 마주하는 '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그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흔히 '청춘'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아닌, 애매하게 서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며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 영화 같은 낭만, 고난이 찾아오는데 그럴 때 전하고 싶은 응원과 위로를 담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남은 회차가 기대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 구멍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극을 이끄는 박보영, 최우식, 이준영, 전소니를 비롯해 김재욱, 고창석까지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뽐낸다. 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호연에 오 감독의 청량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까지 더해져 '연애 세포'를 제대로 자극한다. 말 그대로 역대급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다. 이들이 잘 빚어 놓은 수작(秀作)을 안 볼 이유가 없다.

공개 타이밍도 좋다. 공개일인 '발렌타인데이'에 연인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콘텐츠다. 발렌타인데이에 이어 주말까지, '신의 한수'인 공개 시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멜로무비'는 총 10부작으로, 14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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