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크인 한양' 박재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인터뷰]
- 입력 2025. 02.15. 07: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초반 촬영 때랑 마지막 촬영 비교해보면 많이 발전했다고 느껴요. 제대로 된 배우로서 시작인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체크인 한양'으로 연기의 세계에 더 깊이 발을 들인 박재찬은 데뷔 6년차 가수이자 배우다. 하지만 아직 25살, 미래는 더욱 창창할 전망이다.
박재찬
지난 9일 종영한 채널A '체크인 한양'은 돈만 내면 왕도 될 수 있는 조선 최대 여각 용천루를 배경으로 꽃청춘 4인방의 로맨스와 성장기를 그린다. 박재찬은 극 중 몰락한 가문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야망을 품고 조선 최고의 객주 ‘용천루’에 교육 사환으로 입사한 고수 역으로 분했다.
"연기를 재밌게 할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재밌게 편하게 할 때 더 좋은 아이디어, 더 좋은 표정 연기가 나오기도 하는구나, 느꼈죠. 계산 안 하고 편하게 연기하는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박재찬은 '체크인 한양'으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사극 특유의 톤과 발성, 고어 등 특징 때문에 첫 도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은데, 그 역시 "엄청 다를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께서 대본리딩 할 때 수라는 왕실에 있던 친구가 아니니까 말투에 부담 안 가져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런 부담을 내려놨어요. 현대극을 찍을 때랑 옷, 헤어가 달라서 신기했고 사극 촬영은 우리가 찾아가 볼만한 관광지나 풍경이 예쁜 데서 찍으니까 촬영하면서도 재밌고 소풍 나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제작발표회에서 명현우 감독은 "유일하게 오디션을 봤던 배우가 바로 박재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만장일치로 그를 캐스팅했다"라고 밝혔던바. 박재찬은 "저도 만장일치라고는 제발회 때 처음 들은 내용이다. 제작진분들이 생각한 수라랑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저는 오디션 때 열정 가득하고 패기 있는 '조선의 MZ 느낌'이라고 사전에 설명을 들어서 열정 가득하고 패기 있게 하려고 준비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수라에 대한 생각도 점점 변해갔단다.
"제가 생각했을 때 수라는 제대로 된 친구가 '하오나 4인방'이 처음이었을 것 같아요. 집안이 점점 힘들어지고 성공해야겠다는 야망이 커서 우정 같은 건 모르고 살던 친군데, (하오나 4인방을 만나고) 점점 소중하게 느끼는 거죠.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용천루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우정이 더 중요시됐던 것 같아요. 초반에 퇴교 위기에 놓였을 때, 이은호(배인혁) 덕분에 통과한 장면이 있는데, 그때부터 내 열정과 패기로 해낼 수 없고 우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TV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박재찬은 우정과 성공 속에서 갈등하면서도 옳은 일을 선택하는 고수라의 다차원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그동안의 역할과 다른 점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수라의 감정선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한 가지 감정만으로 연기하는 장면이 없었거든요. 용천루에서 성공도 해야 하는데 우정도 중요하고 집도 가난해지고. 복잡미묘한 장면을 생각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마냥 행복하고 슬픈 것보다 쓴웃음 같은 그런 것들을 표현해야 할 때가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런 박재찬에게 명현우 감독은 "덜어내라"고 조언했다고.
"수라가 제 생각보다 단단하고 냉정한 이미지이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제가 100정도 준비해 가면 70정도 덜어내라는 디렉팅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태상방주님 앞에서 수라가 거래를 요청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수라가 제일 꼭대기 있는 사람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놀랐고 정말 생각보다 수라가 단단한 사람이구나 느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감독님의 조언 때문인지 박재찬은 "이번 연기하면서 신경 쓴 건 '편하게' 였다"며 "예전에는 생각이 많아서 뭔가 정해놓고 했다면, 하오나 4인방은 케미가 중요하고 서로 즐기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틀을 많이 짜놓지 않고 편하게 즐기면서 하자, 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갖고 임했다.
'체크인 한양'하면 하오나 4인방, 하오나 4인방 하면 '체크인 한양'이다. 매번 '하오나~'를 입에 달고 사는 말썽꾸러기 하하방 이은호(배인혁), 홍덕수(김지은), 천준화(정건주)와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처음에는 낯을 가렸어요. 워낙 형 누나들 성격이 털털해서 챙겨주는 게 좋아했어요. 김지은 배우님이 먹을 거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챙겨주고, 인혁이 형이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분들 밥 사주고 잘 챙겨주고, 건주 형이 장난꾸러기 같은 역할이었죠. 그래서 분위기가 풀리니까 하오나 4인방이 의지가 되고 촬영 늦어지더라도 힘낼 수 있었죠."
편안한 분위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 특별히 어려운 점도 없었단다. 가장 힘들었던 건 푹푹 찌는 여름 날씨. 특히 지난해 여름은 우리나라 113년 관측 아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날씨가 젤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여름에, 야외에서 찍어서 촬영하다 보면 폭염 재난 문자가 왔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하지 말라는 문자가 오는데, 다 같이 야외 활동하고 있어서 웃픈 기억이 있어요."
하오나 4인방 중 고수라를 제외한 이은호, 홍덕수, 천준화는 삼각관계로 묶여 사랑싸움을 하기도 했는데, 혼자 외롭지 않았냐고 묻자 박재찬은 "수라도 사실 러브라인이 있었다"며 웃었다.
"없어져서 아쉽긴 했어요. 그래도 외롭다기보다는 중간에 여러 이유로 하오나 4인방이 각자의 일에 집중하게 되는데 수라가 있어서 다시 하오나 4인방이 뭉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수라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고 수라 덕분에 이렇게 끈끈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박재찬은 드라마 '우리,집' '놀아주는 여자' '체크인 한양'까지 3편을 선보였다. 그는 "작년이 정말 시기상으로 운이 따랐던 것 같다. '놀아주는 여자' 편성이 미뤄지면서 운 좋게 1년에 세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1년에 작품 1개씩은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망이 있어야 더 높이 올라간다고 하니까 항상 마음속 깊은 곳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요. 아직 세세하게 정해진 건 없는데 옛날부터 얘기했지만, 청담 리버뷰에서 와인 한 잔 즐길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30년 안에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작년을 기점으로 불붙였어요."
2019년 DKZ로 데뷔한 박재찬은 어느덧 데뷔 5년 차다. 2022년 '시멘틱 에러'로 눈도장을 찍으며 DKZ를 알린 것은 물론, 배우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데뷔한 것 자체부터 감사하고 팬분들 만나서 또 감사하다. 연기도 하고 '시멘틱 에러'라는 작품을 만나서 저라는 사람을 대중에 알릴 수 있었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데뷔 전에 연기를 따로 준비하진 않았어요. 처음 연기 할 때 투니버스에서 유튜버 소재로 한 초등학생 겨냥 드라마 '조아서 구독중'이라는 작품이었는데, 그걸 보고 다른 웹드라마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재미 반 진심 반 이런 느낌이었는데, 하면 할수록 연기 재밌어지더라고요. '시멘틱 에러' 만나고는 진지하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씬을 찍고 나면 연기를 한 건데 괜히 찝찝한 것 같고 괜히 이상하게 화가 나요. 그럴 때 내가 정말 그 친구에 빠져있었구나 그런 부분들이 연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주연 배우로 한 발 나아간 박재찬은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 뿐인데' 속 임시완 같은 역으로 연기 변신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서는 끊임없이 회자되는 캐릭터, 작품 만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사극을 찍는다고 하면 무조건 레퍼런스에 껴있는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죠. 고수라는 순하고 똑똑한 캐릭터라서 반대되는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좀 많아요. 선한 얼굴 뒤에 악마 같은 내면이 있는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가수로서의 미래도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가수와 배우,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게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체력도, 시간도 나누어 쓸 수 밖에 없는데, 박재찬은 ""둘 다 100퍼센트인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앨범 준비할 때는 정말 앨범만 생각해요. (드라마와) 같이 동시에 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또 드라마 촬영할 때는 앨범에 관심도 안두죠. 그래서 비중이 100, 100 인 것 같아요."
박재찬은 2023년 9월 첫 솔로 앨범 'JCFACTORY'으로 솔로 활동에도 출사표를 던졌던 바. 올해 새 앨범 발매 계획을 공개하고 2년 만의 솔로 컴백을 예고했다.
"솔로 앨범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 늦어도 이번 더위 끝나기 전에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첫 앨범을 전곡 작사·작곡으로 채웠었는데, 이번엔 많은 작곡가님들과 같이해서 앨범 퀄리티를 많이 끌어 올리는 게 목표에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과) 같이 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2025년 신년 목표를 물었다. 박재찬은 "항상 신년 목표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끝에서 돌이켜봤을 때 후회되지 않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앨범 준비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동요엔터테인먼트, 채널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