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박봄 '이민호는 내 남편', 허언증 혹은 색정망상?
입력 2025. 02.18. 13:03:40

박봄

[유진모 칼럼] 그룹 투애니원(2NE1) 멤버 박봄(39)이 계속해서 배우 이민호가 자신의 남편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박봄은 지난해 9월 자신의 SNS에 "진심 남편"이라는 글과 함께 이민호의 사진을 올리며 스스로 열애설을 만들었다.

그러자 소속사는 "박봄이 SBS 드라마 '상속자들'을 보고 이민호에게 빠져 게시물을 올렸다. 팬심 외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봄은 지난 12일에도 "내 남편 이민호"라는 글과 함께 또 한 번 사진을 공개했다. 그녀는 지난 15일에도 자신의 SNS에 "내 남편 맞아요"라는 글과 함께 이민호와 자신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자 그날 2NE1 갤러리 팬 연합은 "박봄의 2NE1 활동 제외를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들은 "박봄의 연이은 SNS 이슈 논란 및 투어에서 한두 번도 아닌 불성실한 태도, 건강상 이유라고 하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성의 없는 무대에서의 행동들, 이런 모든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그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한 번은 실수지만 연이은 돌발 행동은 2NE1 멤버들도, 10년을 넘게 기다려준 팬들도 기만하는 행위이다. 오직 본인밖에 모르는 박봄의 돌발 행동은 팀 명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시한폭탄 같은 박봄의 행동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박봄과 함께 가는 건 팀에게도 엄청난 피해라고 생각해 활동 제외를 요구한다"라고 사실상 탈퇴를 촉구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다. '남편설'의 당사자인 이민호는 일체의 코멘트도 없다.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 박봄의 소속사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박봄은 오히려 소속사의 해명에 콧방귀를 뀌고 있다. 이쯤 되면 불통의 아이콘이다. 연예인과 소속사는 한 몸처럼 죽이 착착 맞아야 활동에 긍정적이다. 이렇듯 엄발나면 좋은 길을 가기 어렵다.



사람은 동물이지만 다른 동물들과 달라 매우 많은 이념과 상념을 지니고 있다. 동물의 사기는 생존을 위한 약간의 속임수이지만 사람의 사기술은 매우 다양하고 정교하며 악질적이다. 사람의 속임수는 때로는 자신마저도 착각에 빠뜨린다. 리플리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현실에 힘겨워할수록 그 사람은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고는 그 새로운 인격이 자신의 본래적 존재자라는 착각에 빠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 당연히 타인에게 자신의 새 인격이 원래의 자신이라고 주장하기 마련이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리메이크 '리플리')의 원작 소설이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착각은 자유이겠지만 문제는 그게 범죄와 연결되기 십상이라는 데 있다.

설사 불법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약간이라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 거짓 세계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용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선의의 의도가 전혀 없는 거짓말은 당연히 악의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물론 박봄의 주장이 100% 거짓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속사가 '단순한 팬심'이라고 해명한 점, 이민호가 아예 무반응인 점, 2NE1 팬들이 강하게 반발한 점, 그리고 박봄이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 점 등에 미루어 가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박봄에 대해 허언증과 색정망상 등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공상허언증은 자신이 만든 거짓 세계를 실제라고 믿는다. 따라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중에서 어떤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증상을 색정망상이라고 한다. 어차피 연예인 등 대중 스타라는 자리가 사람의 대리 만족이라는 심리를 겨냥해 만들어진 직업이기는 하다. 대중의 지지와 사랑으로 스타덤에 올라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우러러보며 우상처럼 받들기 마련이다. 그런 스타와의 사랑을 꿈꾸기도 하고, 그와 결혼하면 좋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가상 세계를 그려 보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불가능한 희망을 현실화되었다고 착각의 확정을 하는 순간 불행은 시작된다.

스피노자는 코나투스(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가 정신에만 머물 때는 의지가 되지만 정신과 육체 모두에 관계할 때에는 욕구가 된다고 하였다. 의지가 옳으냐(주의주의), 지성이 옳으냐(주지주의)는 각자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만 인간이 욕망을 맨 앞에 내세운다면 야생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야생 동물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람과 다르다는 뜻이다.

아니 사람이 야생 동물과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동물과 달리 대화를 하고, 글을 쓰며, 법과 질서와 도덕과 정의 등의 개념을 지니고 있다. 적지 않은 남자 연예인이 병역 비리로 명예를 잃은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또한 마약, 음주 운전, 성범죄 등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것도 보았다.

범죄 행위 자체도 나쁘지만 대중을 더욱더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죄질의 패악함을 깨닫지 못하는 뻔뻔함이었다. 법에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정서상 연예인의 가장 첫 번째 책임은 대중을 즐겁게 하거나 위로하는 것이다.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연예인의 공통점은 대중이 보면 불쾌했다는 데 있다.

한때 '내가 제일 잘나가'를 외쳤던 박봄이 지금까지 SNS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을 올렸던 데 대해 대중이 크게 불쾌하지 않았던 배경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을 따름이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민호 관련 논란은 다르다. 이민호가 유쾌할 리 없고, 무엇보다 2NE1 팬과 이민호 팬이 거북하다.

2NE1 멤버 씨엘,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 등은 소속사가 각자 다르지만 2NE1 활동은 YG엔터테인먼트를 주축으로 이루어진다. YG가 이미 해체한 이 그룹을 회생한 이유는 당연히 수익 창출과 주가 관리에 있다. 2NE1의 성공은 특정 멤버의 능력을 발판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YG라는 거대한 기획사를 동력원으로 하는 팀 워크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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