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향해서, 꿈을 향해서, 원위 [인터뷰]
- 입력 2025. 03.08.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밴드 원위(ONEWE)의 음악 세계는 확고하다. 데뷔 때부터 꾸준히 멤버들이 직접 만든 곡을 내세운다는 것, 이제는 원위의 당당한 아이덴티티가 됐다. 데뷔 11년 차 원위는 흔들림 없이 한 길을 계속 걷고 있다.
원위
원위는 지난 5일 정규 2집 '위 : 드림 체이서(WE : Dream Chaser)'를 발매했다.
동명은 "5년 만에 낸 정규 앨범이다. 그동안 정규가 아닌 미니나 싱글 앨범은 많이 냈었다. 요즘에는 한 곡만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시장이라 정규 앨범을 잘 많이 안 내는 추세다. 하지만 저희는 직접 곡을 쓰다 보니까 곡들이 아깝기도 했고, 좋은 곡을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서 11곡을 꽉 채워서 준비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현도 "여느 앨범과 마찬가지로 11곡 모두 저희 자작곡으로 이뤄져 있다. 수록곡들도 모두 각자 본인의 곡을 타이틀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며 "완성도도 높고,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꿈을 좇는다는 주제로 꽉 잡고 가서 팬분들도 더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원위는 매 앨범 '우주 시리즈'라는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내세웠고, 이를 좋아하는 리스너들 역시 많았다. 이번 앨범에도 타이틀곡 '별 헤는 밤', 수록곡 '검은 별' 등에 별이 언급된 바. 이와 관련해 강현은 "이번에도 별을 주제로 곡을 쓸지 고민했다. 그동안 별에 관한 주제의 곡을 많이 써서 또 이걸 주제로 쓰면 조금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도 "원위가 가장 잘 하는 주제가 별이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잘 하는 걸 정규 앨범에 넣고 싶어서 또 이렇게 '별'을 주제로 곡을 써봤다. 확실히 잘하는 주제로 한 만큼 곡도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5년 만에 나오는 정규인만큼 지나온 세월에서 겪은 변화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동명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돌아보니 예전에 '시발점'이라는 곡을 만들 땐 '내가 최고고 세상을 뒤바꿀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더라. 마음속에 응어리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이번 앨범의 '눈이 부시게'에는 사실 내가 원했던 하루는 평범한 하루고,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과 함께 있는 게 진짜로 원하는 하루라는 내용이 담겼다. 예전에 정규를 만들 때의 우리는 아득바득 살아가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조금 마음을 놓은 것 같다. 연차가 쌓이면서 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달라졌다"고 얘기했다.
타이틀곡 '별 헤는 밤 (The Starry Night)'은 밝고 신나는 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인 원위표 록밴드 곡으로, 별 헤는 밤을 보며 너와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순수한 꿈을 담았다. 멤버 강현의 자작곡으로, 기욱도 작사에 참여했다.
강현은 "말 그대로 별 헤는 밤을 보면서 평생을 함께 하자는 소원을 비는 아름다운 곡"이라며 "곡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들으실 때도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작은 별아'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곡의 킬링 파트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앞서 원위는 타이틀로 '야행성', '소행성', '너의 우주는' 등 락발라드 곡을 많이 선택했던 바, 이번 앨범에서는 오랜만에 밝은 톤의 타이틀곡을 만나볼 수 있다. 강현은 "작년에 페스티벌, 콘서트 등 공연이 많았다. 공연을 여러 차례 하면서 우리가 연주하면서 신나고 재밌어야 보시는 관객분들도 똑같이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정규 앨범 타이틀곡은 꼭 신나는 곡이었으면 했다"며 "애초에 곡의 주제를 정하기 전부터 템포를 160으로 정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명은 "노래의 계절감도 생각했다. 준비는 추울 때 진행했지만 노래는 따뜻해질 때 나오고, 추후에 투어도 함께 생각했다"며 "발라드도 워낙 좋은 곡이 많지만, (강현) 형이 말한 것처럼 저희가 신나야 대중 분들도 신난다는 걸 몸소 깨닫고 다같이 동의하고 진행했다"고 공감했다.
긴 시간 끝에 선보인 정규 앨범인 만큼 멤버들은 큰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하린은 "그 사이에 공백기도 있었다 보니 여러 의미로 터닝포인트도 됐다. 각자 노래에 대한 가치관도 색다르게 표현돼서 이번 앨범을 들었을 때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의 관전 포인트로 '짝사랑'을 꼽기도 했다. 앞서 다수의 곡에서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짝사랑'을 주제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용훈은 "이번 앨범에 처음으로 '우연의 일치', '일방통행' 두 곡에 짝사랑 이야기가 들어갔다. 너드와 직진의 차이 느낌"이라며 "지금까지 사랑, 이별, 행복에 대한 가사는 많이 썼는데 짝사랑은 처음이었다. 짝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가사를 공감할 수 있고, 팬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5명의 멤버들의 색깔이 반영된 앨범인 만큼 원위는 이번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더욱 인정 받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용훈은 "이번 앨범을 듣고 앞서 공연을 못 오셨던 분들이 '내가 한번 가봐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또 기존에 와주셨던 팬분들에게도 '역시 원위 노래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구나', '수록곡들도 명곡으로 가득 찼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기욱도 "이번 앨범 아트까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최종적인 만족도는 100%"라며 "유튜브 밴드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그룹명들이 나열돼 있는데, 거기에 항상 들어갈 수 있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원위 하면 '들어봤는데?'의 반응이 온다면 이번 활동 이후로는 '원위! 원위!! 원위 알아!!' 이런 느낌을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지난 한 해 동안 원위는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기욱은 "작년이 정말 행복했다. 단독 콘서트도 3번이나 했고, 작년에 스케줄을 7~80개 정도 했더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 용훈과 강현이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바로 완전체 활동에 돌입했기에 가능했던 것. 강현은 "전역하자마자 멤버들과 바로 활동 준비에 돌입했다. 생각해보면 전역한지 이제 1년 1개월밖에 안됐는데 한 게 많아서 더 오래된 느낌이라는 게 재미있다"며 "그만큼 작년이 재미있었고 빨리 지나갔다. 군대 안에 있었을 때도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전역하고서 초반에 했던 공연들은 많이 떨렸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잘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뒤이어 동명은 용훈과 강현이 없던 때 멤버들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동명은 "형들이 군대에 있을 때 페스티벌 섭외가 들어와서 3~4개 정도 갔었는데, 사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긴장을 잘 안 하는 타입인데, 메인보컬의 부재가 정말 크더라. 들어온 공연을 거절할 수는 없으니 머리 싸매고 준비했다"며 "물론 다행히 잘 해냈지만 지금 다 같이 완전체로 무대를 하니까 기세등등하게 무대를 한다. 그때 영상을 보면 자신감 있어 보여도 사실 주눅들어있더라. 우리는 이미 2명이 없다는 걸 디폴트로 깔아놓고 무대를 하는 게 보였다. 3명이서 무대를 해보니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고 고백했다.
함께 무대에 올랐던 하린도 "저는 드러머라서 뒤에서 무대 전체를 보는데, 그땐 정말 휑하더라. 이 타이밍에 기타 솔로가 들어가야 된다 싶은데 없으니 허전하고, 칼바람 맞고 있는 것 같았다"며 회상했다.
사실 이처럼 남아있는 멤버들이 빈자리를 잘 채우고 버텼기에, 원위의 완전체 활동도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특히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 지난해 밴드 붐이 일면서 원위도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용훈은 "밴드 붐이라는 말에 실감을 많이 하고 있다. 첫 정규 앨범 낼 때까지만 해도 밴드 붐이라는 말 자체가 익숙지도 않았고, 존재하지도 않았다. 요새는 실감이 많이 된다. 저번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저희 노래가 나오는 걸 듣기도 했고, 페스티벌에도 많이 불러주신다"며 "2025년에도 밴드 붐은 계속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 저희도 많은 페스티벌에 나가서 밴드 붐에 조금의 몫은 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원위가 이같은 '밴드 붐'의 기세를 제대로 탈 수 있었던 것은 가족 같은 끈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MAS 0094' 활동을 시작으로 데뷔 11년차 밴드가 된 원위,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들은 그동안 함께 해온 시간을 발판으로 삼아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나 싶다. 저번 앨범도 엊그제 낸 것 같고, 정말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라서 시간이 잘 체감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단독 콘서트를 하면 팬분들도 많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한데, 예전에 수원역에서 버스킹하다가 쫓겨난 적이 있었다. 노래가 음원 사이트에 나왔는데 할 게 없으니까 AK플라자 앞에서 '마스 앨범이 나왔다'고 써놓고 노래를 불렀다. 그때 백화점 시큐가 나와서 공연하면 안 된다고 막았고, 다음으로 먹자골목에 가서 공연을 하려다가 또 쫓겨났던 기억이 있다. 그땐 정말 지우고 싶고 창피한 기억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때가 있었기 때문에 오기도 더 생겼던 것 같고, 지금도 가끔 술 한 잔 하면서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됐다고 생각한다."(동명)
"저희가 첫 단독 공연을 했을 때가 제겐 잃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얼마 전에 콘서트를 했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다. 예전에는 단독 공연을 하면 지인까지 포함해도 60~70명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다는 것에 이상한 마음이 들더라.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위브(팬덤명)들을 만날 테지만, 그러다 보면 처음 단독 공연을 했던 당시에 느꼈던 관객들의 소중함을 잃을 수도 있다. 그 감사함 만큼은 잃지 않고 음악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용훈)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RB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