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 “‘그 시절’ 원작 팬으로서 출연은 엄청난 도전이었죠” [인터뷰]
- 입력 2025. 03.08. 09: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장난기 넘치는 모습부터 다정하고 애틋한 마음까지. 배우 진영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을 통해 싱그러운 열여덟으로 분했다. 순수하고 맑은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 그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진영 인터뷰
“너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첫사랑이란 생각은 아예 못했거든요. 진우라는 캐릭터가 첫사랑을 하고 있는 중인 학생으로만 생각했어요. 준비하면서도 어렸을 때 어땠는지, 어떤 감정으로 첫사랑을 대했는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진우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답답했어요. 처음엔 공감을 못하다가 캐스팅 된 후 준비를 하면서 원작을 아예 안 봤어요. 원작을 리메이크 하지만 캐릭터까지 따라한다는 건 모방 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감독님과 이야기한 건 저 자체를 녹여내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어요. 약간 비슷한 점도 있고, 장난스러움도 있거든요. 긍정적이며 활발한 스타일도 있고, 허당기도 있어요. 저 자체로 녹여내는 게 어떨까 싶어 학창시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니 진우의 행동들이 다 공감됐죠.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 말을 못했어요. 장난만 치고. 아예 말을 못한 경우도 있었고요. 좋아한다는 말이 왜 이렇게 어려웠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많이 녹여내려 했어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해 제작된 작품이다. 사상 최단기간 1억 타이완 달러 수익을 거두며 2011년 대만 전체 영화 흥행 3위에 올랐던 원작은 개봉 당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그러나 원작의 인기는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에 이에 따른 부담감은 없었을까.
“저도 원작 팬이에요. 원작 팬이라 5번 봤죠. 팬으로서 ‘괜찮나? 해야 하나? 이걸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컸어요. 팬이니까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부담이었는데 ‘저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저만의 스타일로 녹여서 하면 색다른 스타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했어요. 무작정 도전한 거죠.”
진우와 첫사랑 케미를 보여주는 선아 역은 트와이스 다현이 분했다. 다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기 도전에 나선 바. 진영과 다현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러운 게 많았어요. 진짜 잘하시더라고요. 제가 처음 연기했을 때를 돌아봤는데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어떻게 준비했는지, 제 연기를 하느라 바빠서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다현은 처음인데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해석도 잘 하더라고요. 수능을 망쳐서 우는 신도 처음부터 몰입이 돼있었어요.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죠. 못 따라가겠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땐 최대한 멀리 있다가 들어갔어요. 그런데 진짜 오열을 하더라고요. 원래 계획은 오열하면서 대사를 치면 맞는 리액션을 하는 것이었는데 너무 오열을 해서 대사가 계속 안 나오더라고요. 그게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저도 당황을 해야 하는 신인데 진짜 당황을 해서 ‘어떡하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갔죠. 끝나고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계속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이렇게까지 몰입하는 게 좋은 장점인데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지금도 못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러웠죠.”
2011년 그룹 B1A4로 데뷔한 진영은 2018년 소속사와 전속계약 만료 후 배우로 활동 폭을 넓혔다. 그는 영화 ‘내 안의 그놈’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배우로서 무궁무진한 활동이 기대되는 가운데 도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어떤 역할이든 다 소화하고 싶어요. 그걸 위해 발전해야겠죠. 작품 선택할 땐 생각이 많아요. 캐릭터가 살 것이냐, 재미가 있느냐. 그래서 머리가 너무 아팠죠. 생각이 조금 바뀐 게 존경하는 선배님이나 할리우드 배우의 필모를 찾아보면 저희가 다 아는 작품도 있고, 전혀 못 들어본 작품도 있더라고요. ‘배우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게 맞구나’란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어요. 흥행을 떠나 해보고 싶은 역할, 도전하고 싶은 역할을 하는 게 배우로서 덕목이 아닐까 하며 생각이 조금씩 변했죠.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과감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진영은 도전하고 싶은 역할로 ‘악역’을 꼽았다.
“악역은 한 번도 못해봤어요. 딱 봤을 때 악역 같아 보이지 않는데 반전 있는 악역이요. 완전 강한 액션신이나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내 안의 그놈’ 때 맛이 들렸거든요. 하하. 그때 대역 없이 제가 했어요. 너무 재밌더라고요. 나중에 강력한 액션 영화가 나온다면 한 번 해보고 싶어요.”
2019년 ‘내 안의 그놈’ 이후 무려 7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진영.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얻은 성과는 무엇일까.
“저에겐 엄청난 도전이었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을 도전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죠. 그리고 저는 원작의 너무 팬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도전했고, 저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내려고 노력했기에 도전한 것만으로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 엄청난 도전을 해본 거죠.”
배우 외 진영으로서 도전하고 싶은 것을 묻자 “이번 년도 안에 음악을 내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는 진영의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될 터.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계신데 음악을 못해서 아쉬웠어요. 이번 년도 안에는 앨범, 곡을 내자고 다짐했어요. 생각보다 제가 욕심이 많거든요. 검열이 심해요. 트렌디함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다시 쓰고 싶고, 다시 진행하려고 하죠. 써놓은 곡이 생각보다 많은데 올해 안에 들려드리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사테이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