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률 '춘화연애담'에 담은 진심[인터뷰]
- 입력 2025. 03.10.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장률의 진심이 통했다. '청춘연애담'을 통해 첫 사극 로맨스에 도전한 장률은 연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온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임했다. 섬세한 감정연기와 묵직한 존재감으로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완성한 장률이다.
장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극본 서은정, 연출 이광영)은 파격적인 야설집 '춘화연애담'으로 도성이 들썩이는 가운데,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고아라)가 직접 부마를 찾겠다는 선언에 도성 최고 바람둥이 환(장률)과 1등 신랑감 장원(찬희)이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청춘사극. 이번 작품은 장률에게 첫 주연이자, 첫 사극 로맨스 도전이었다.
극 중 장률은 가상 국가인 동방국 최대 거상의 외동아들 최환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환은 출중한 외모와 특유의 능글맞은 성격까지 갖춰 여인이 끊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다. 장률은 젊은 청춘이 억압의 시대 안에서 사랑으로 삶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멋있고 뜨겁게 다가와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대본을 읽고 청춘들이 억압의 시대 안에서 사랑으로 삶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들이 너무 멋있게 다가왔고 뜨겁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최환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면이 드러나고, 일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라서 더 매력적으로 끌렸던 것 같다"
동시에 이광영 감독과 함께 호흡해 보고 싶었던 것도 컸다. 주로 장르물을 연기했던 장률은 이 감독이 그려내는 로맨스, 세계관 안에서 최환을 그려 내보고 싶었다고.
"주로 장르적 특성이 강한 장르물에서 연기를 했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휴먼 의학드라마에서 로맨스를 담당했었지만, 정식적인 로맨스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이 감독님의 카메라 언어, 감독님이 그려내는 로맨스, 세계관 안에서 존재하고 싶었다. 장률이 보여줄 수 있는 로맨스를 그려낼 수 있겠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선택했다. 감독님의 전작 '사랑이라 말해요'를 너무 재밌게 봤다. 각 인물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쏟으신다. 그 인물의 예쁜 면과 '사랑하고 있어' 이런 표정이 나올 때까지 쏟아내는 집념이 있다. 그런 면에서 꼭 함께하고 싶었다"
최환은 우연히 만나게 된 화리공주의 자유로운 매력에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 화리공주가 부마 직간택을 선언하자 가장 먼저 혼담을 청하고 자신의 마음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장률은 최환을 소화하기 위해 여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외할머니, 어머니, 친누나의 3대 러브스토리를 떠올렸다.
"최환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다. 특히 그 시대의 미혼모 여성들, 아이들이 자유와 평등한 세상에 설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주는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서 여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로맨스가 어디서 출발했지? 생각해 보니 할머니부터였던 것 같다. 할머니부터 어머니, 누나의 세 시대 러브 스토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최환이 화리공주에게 감정을 느끼게 된 지점은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장률은 최환이 식솔 때문에 화리공주에게 접근한 것은 사실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화리공주에게 스며들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최환은 지켜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그것 때문에 접근한 것은 사실이나 이 사람을 경험할수록 그냥 스며들고 있었던 것 같다. 일과 사랑에 대한 딜레마가 발생하는 거다. 나중에 옹주(박하선)를 잃은 화리공주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그때 어떤 마음이 들까가 핵심이었던 것 같다. 어릴 적 여인들 손에서 자란 최환은 여인들의 눈물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눈물 소리만 듣고 있었던 시절이 있지만 지금의 최환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화리공주가 울고 있는 소리를 듣고 이 사람에게 어떤 마음이 쓰여지는지 그 부분이 핵심 포인트였던 것 같다"
첫 사극 도전이었던 만큼 어려움도 많았을 터. 언어부터 의상까지 익숙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장률은 그저 보는 이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극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사극은 일상 언어 에너지와 다르다. 그시대에 쓰는 언어, 걸음걸이 같은 것들이 익숙지 않아서 익숙하게 만들려고 했다. 대사 연습에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 톤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인물의 자세, 습관, 호흡들까지도 많이 연습했다. 매 작품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특별히 더 많은 마음을 담은 작품이고 처음 도전하는 것들이 많았다"
특히 장률은 이번 역할을 위해 체중 증량까지 감행하며 캐릭터 몰입도를 높였다. "장르물할 땐 10kg 정도 뺐었는데 이번엔 증량을 했다. 증량하는 것도 어렵더라. 이번엔 근육으로 살을 찌워야 했다 보니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예전엔 58kg까지 빠진 적도 있다. '정신병동에도 봄이 와요' 때는 너무 말라서 가족들도 걱정했었다. 이후에 12kg를 찌우고 다시 6kg 정도를 뺐다"
이처럼 '춘화연애담'은 장률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단지 이미지 변신을 위한 것이 아닌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장률.
"캐릭터 소화력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장르를 잘하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지만 나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스펙트럼이 넓은 거 일 수도 있지 않나. 많은 장르를 해보고 그 과정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의 어떤 변화로 인해 승부를 보겠단 느낌보다는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일을지라도 온 마음을 다해 작품을 사랑했고, 이 마음을 앞으로도 잘 지켜나가고 싶단다. 관객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는 장률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작품이 끝나면 '내가 이런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했었지' 되돌아보면서 감사함의 순간으로 간다. 온 마음을 다해 작품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적으로 늘 부족하고 아직 내가 쓰지 못하는 기술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건 그거대로, 내가 이 작품에 마음을 다하는 것과 연기를 사랑하는 건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는 게 앞으로 내가 더 잘 지켜나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이 조금이나마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저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분명히 한 단계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매니지먼트mmm, 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