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넷플릭스도 방향 틀어 '쪼개기 공개'…전략 통했을까
입력 2025. 03.11. 15:29:28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넷플릭스가 방향을 틀었다. 그간 '올앳원스'(All at Once·한 번에 전 회차를 공개) 콘텐츠를 주로 내놓았던 넷플릭스가 이제는 시간 차를 두고 '쪼개기 공개' 전략을 택하고 있다. 특정 요일에 일정 분량의 콘텐츠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기존 TV 편성 전략과 유사하다.

새로운 편성 전략을 접목한 장르는 '예능'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2일부터 매주 월, 수, 목, 토, 일 오후 5시마다 예능 프로그램을 한 편씩 공개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데프콘의 동호회 체험 프로젝트 '동미새: 동아리에 미친 새내기', 수요일에는 추성훈의 토크쇼 '추라이 추라이', 목요일엔 성시경과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의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토요일에는 최강록 셰프와 문상훈의 요리 토크쇼 '주관식당', 일요일엔 김숙,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이 뭉친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를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부터 왜 '일일 예능'을 신설하게 됐을까. 유기환 넷플릭스 디렉터는 지난달 4일 개최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에서 "매일매일 재밌는 예능을 선보이고 싶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한국은 TV에서 매주 챙겨보는 예능들이 익숙하다. 한국 구독자 취향을 저격하고, 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깔아드리고 싶어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전략은 제대로 적중했다.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이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TOP 10에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이후에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추라이 추라이' 역시 TOP 10에 안착한 모양새다.



드라마 공개 방식도 기존과 달라졌다. 넷플릭스는 지난 7일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를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16부작 중 4회만 공개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최초로 4주에 걸쳐 공개된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가 극본을,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의 김원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는 봄과 여름 가을 겨울까지 사계절로 두 주인공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의 분위기에 맞춰 '4막' 구성으로 이야기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드라마를 쪼개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성크리처', '더 글로리' 등을 파트 1, 2로 나눠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4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넷플릭스의 배종병 시니어 디렉터는 색다른 공개 방식을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 "제작진과의 논의를 통해 창작 의도에 맞게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공개 방식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PD도 제작발표회에서 "몰아보기를 하기에는 길다"라며 "요즘 시청자들은 빨리 보는 배속을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봐서는 정수를 느낄 수 없는 작품이다. 꼼꼼하게 보면 뒤로 갈수록 큰 재미를 찾을 수 있고 천천히 곶감 하나 빼먹듯이 보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막을 공개한 '폭싹 속았수다'의 향한 반응은 국내외에 모두 뜨겁다. 11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7일 16회 중 4회가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10일 기준,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6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TV쇼 부문 국가별 순위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홍콩,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을 본 해외 평론가 등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입소문을 제대로 타고 있기 때문에 '쪼개기 공개' 전략이 '신의 한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쪼개기 공개'로 눈을 돌리게 됐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이러한 '쪼개기 공개' 등과 같은 변칙적인 전략을 점차 늘려가는 이유에 대해 구독자들의 이탈을 막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편 공개보다는 '쪼개기 공개'를 통해서 화제성을 길게 이어가면서, 킬러 콘텐츠의 공백을 최소화해 충성심 높은 구독자들을 묶어두는 '록인(rock-in)' 효과를 누리겠다는 취지다.

앞서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역시 '쪼개기 공개'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그 중 드라마 '조명가게'는 최초 4화 공개 이후 매주 2화씩 공개되며,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OTT 콘텐츠 특성상 공개 시점이 '흥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존의 '올앳원스' 공개 전략과 함께 '폭싹 속았수다'처럼 유동적으로 공개하는 회차 수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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