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에 털썩…지드래곤, 8년 만의 위태로운 귀환 '위버맨쉬'[무대 SHOUT]
입력 2025. 03.30. 19:34:48

지드래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8년 만의 귀환이라는 뜻깊은 날, 예상치 못한 추위가 덮쳤다. 75분에 가까운 역대급 지연에 이어 불안정한 무대들. 아쉬움만 남기는 왕의 귀환이었다.

지드래곤은 지난 29일 오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G-DRAGON 2025 WORLD TOUR [Übermensch] IN KOREA presented by Coupang Play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G-DRAGON 월드투어 '위버맨쉬' 인 코리아)' 첫째 날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진행된 두 번째 월드투어 '2017 WORLD TOUR ACT III: M.O.T.T.E' 이후 무려 8여년만에 개최하는 지드래곤의 단독 공연으로, 개최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선예매 매진에 이어, 일반 예매 또한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며 양일 6만 4천석이 완판됐다.

이날 공연은 당초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와 강풍 등을 이유로 당일 오후 1시에 30분 늦은 7시에 시작된다는 지연 공지가 올라왔다.

하지만 이날 본공연은 오후 7시 30분이 지나서도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날 고양시 최저 기온은 영하 5도, 최고 기온은 6도였다. 야외 공연장인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많은 관객들은 추위에 떨었지만, 제대로 된 시작 시간을 공지해주지 않아 일부 관객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이날 본공연은 오후 7시 43분에 시작됐다. 기존 공연 시작 시간으로는 1시간 13분, 공지 기준으로는 43분 지연된 공연이었다.

소속사 측은 이와 관련해 다음날인 30일 "현장 기상악화(돌풍)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한차례 지연됐던 가운데, 그 연장선으로 공연이 한차례 더 지연됐다. 이는 해당 공연을 앞두고 당일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위와 오전부터 갑자기 쏟아지던 눈과 비바람에 이어 오후부터 이어진 돌풍 등의 기상악화로 인한 것"이라며 "예정되어 있던 무대 장치들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관객들에게 피해가 갈까 안전상의 이유로 취해진 조처였음을 알려드리며, 공연 현장에서도 사과의 인사를 드렸던 만큼 다시 한번 오랜 시간 추위 속에서 공연을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전하는 바"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날 지드래곤은 11년 5개월 만에 발매한 정규 앨범 '위버맨쉬(Übermensch)'의 선공개곡 'PO₩ER'와 'HOME SWEET HOME'으로 포문을 열었다. 장미가 박힌 강렬한 레드 컬러의 의상과 왕관을 쓰고 나온 지드래곤은 화약 효과 등을 사용하며 화려한 오프닝 무대를 선사했다.

오프닝 공연을 마친 지드래곤은 "잘 지내셨냐,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8년 만에 컴백도 했다. 지용이와 함께 다들 놀 준비 되셨나"라며 "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환호성을 많이 안 주시면 삐져서 들어갈 거다. 알아서 서로 노력하자"라고 첫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공연 지연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첫 멘트를 마친 뒤 지드래곤은 미니 2집 '권지용' 수록곡인 'SUPER STAR', 'INTRO. 권지용 (Middle Fingers-Up)' 무대를 펼친 뒤, "오늘 날씨가 너무 추운데 늦게 시작하게 돼 죄송하다"며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좀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일단 안타까운 일도 있었고, 상황이 이래저래 시끄러워서 맘도 편치 않았을 테다. 이 가운데 이렇게 가수로서 무대 앞에 서게 되는 자리를 귀한 시간 내주셔서 만들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지금까지는 쉬는 시간이라는 게 없이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컴백이라는 말에 대해 이제 와서 처음 느낀 것 같다. 컴백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처음으로 느끼고, 진짜로 뭘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오는 데까지 조금 돌아오다 보니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는데 정말 좋다"고 8년 만에 콘서트를 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드래곤은 'ONE OF A KIND', '크레용 (Crayon)', '그 XX', '니가 뭔데(Who You?)', '삐딱하게(Crooked)',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등 역대 히트곡들의 무대를 선보여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무대 중간중간 깜짝 등장한 게스트들도 눈길을 끌었다. 'R.O.D. (Feat. Lydia Paek)', 'The Leaders (Feat. Teddy, CL)' 무대에서는 CL이, '하트브레이커' 무대에는 최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비트박서 윙이 함께 했다.

특히 지난해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 교수로 임용된 바, 이번 공연에서는 화려한 무대 장치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드래곤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위버맨쉬'가 초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를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투어의 상징인 '위버맨쉬'의 'Ü' 로고가 무대 뿐만 아니라 초대형 ABR(에어 벌룬 로봇)로 구현돼 공연장 곳곳을 누볐고, 지드래곤은 암 리프트를 장착하고 하늘을 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또한 인공지능(AI) 등 테크 기술을 접목시킨 무대들을 활용해 꼬마 룰라 시절의 지드래곤을 재현했고, 드론으로 지드래곤의 얼굴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무대 효과와 관련해 지드래곤은 "'하트브레이커' 당시 제 모습과 이번 앨범 만들면서 촬영한 제 모습을 대칭으로 서있도록 했다"며 "제 시작과 지금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예전 영상에서 발췌해서 '하트브레이커' 앨범 때의 한 모습, 그리고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찍은 한 모습이 마주보고 있다. 제 시작과 현재, 과거와 그 이후로부터의 저는 이런 모습이라는 걸 표현해봤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지드래곤은 "오늘 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봐서 너무 좋다"며 "한 분 한 분 눈에 담고 싶어서 최대한 새기고 있으니 오늘의 저도 많이 기억해달라. 오신 분들과 제게 모두 신기한 날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인 2026년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빅뱅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 형제들이 있지 않나. 제가, 우리가 내년에 스무 살이 된다. 아직 어린 MZ다"라며 "스무 살이 되면 또 성인식을 해야 하지 않겠나. 아주 섹시한 성인식을 구상 중"이라고 빅뱅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늘이 위버맨쉬 투어의 한걸음 뗀 날이라 생각하고, 한 바퀴 빨리 돌고 오겠다. 공연 와주셔서,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시작을 같이 했으니 투어 끝까지 잘하나 못하나 지켜봐달라. 못하면 눈치도 주고 잘하면 좋다고 해달라"고 밝혔다.

끝으로 '무제(無題) (Untitled, 2014)' 무대를 선보이며 지드래곤의 8년 만 첫 콘서트는 마무리됐다.



지드래곤의 귀환을 알리는 뜻깊은 날이었지만, 잡음이 겹쳐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기는 공연이 됐다. 기상 악화로 인한 지연뿐만 아니라 라이브 무대들까지도 불안정했던 것. 지드래곤은 뒤로 갈수록 AR에 주로 의존했고, 찢어지는 발성 등으로 기존 멜로디 라인과 다르게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 체력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 퍼포먼스 도중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모습도 포착됐고, 지드래곤 역시 힘에 부친 듯 "'다리에 힘이 풀린다'는 말을 하지 않나. 이게 풀린 건가?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끝에 팬들과의 만남이었던 만큼 이번 공연은 지드래곤에게도,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긴 공백 탓인지, 유난히 추웠던 날씨 탓인지 몰라도 지드래곤에게 기대하는 바에는 확연히 못 미치는 공연이었다. 과연 앞으로 남은 월드투어 공연에서 지드래곤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드래곤은 오는 5월 10일, 11일 양일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필리핀 불라칸, 일본 오사카, 중국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에서 '지드래곤 2025 월드 투어 [위버맨시]'를 이어간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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