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셋이 그것밖에?"…연예계 산불 피해 기부 강요에 논란
입력 2025. 03.31. 13:54:07

정국-아이유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연예계 스타들이 영남 지역 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이 공개적으로 '기부 리스트'를 만들어 금액을 비교하고, 기부를 하지 않은 연예인들을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다수의 연예인들이 산불 피해 지원에 동참했다. 그룹 세븐틴, 방탄소년단 정국 등은 10억 원을 쾌척했고, 가수 아이유는 2억 원, 배우 이제훈, 이준호, 정해인, 가수 이영지, 이효리, 태연, 레드벨벳 슬기, 에스파 윈터 등은 각각 1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스타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산불 기부한 연예인, 기업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최근 산불 피해와 관련해 연예인과 기업들의 기부 여부를 정리한 게시글이 확산됐다. 여기에는 금액 순으로 기부를 한 연예인들과 기업들이 나열돼 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감사의 의미로 기부한 분들, 기업들 정리해 봤다"며 "제발 비방 댓글은 하지 말아 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기부 명단에 없는 연예인에게 왜 기부를 하지 않냐는 식의 비판을 이어갔고, 액수를 가지고 비교하는 경우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기부를 강요하며 스타들의 개인 SNS에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발생했다.



코요태 빽가는 기부 금액으로 인해 악플을 받아 상처받은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빽가는 28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악플 관련된 내용을 얘기하던 중 "저도 악플을 잘 안 보는데, 오늘 기부한 기사가 났다고 들어서 봤다. 유명한 다른 연예인들은 돈을 많이 냈는데 너네(코요태)는 셋이서 그것밖에 안 냈냐는 댓글이 있더라. 너무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누리꾼은 축구선수 손흥민의 가족에게 DM으로 "주급으로 3억을 넘게 받는데 손흥민은 왜 기부를 안 하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손흥민의 가족들이 직접 나서 2억 원을 조용히 기부했다고 밝혔고, 기부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여론이 바뀌었다.

기부는 '어떠한 자선 또는 공공사업에 보조나 원조를 목적으로 재물을 무상으로 내어 주는 일'을 의미하는 단어로, 그 행위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이에 남들보다 금액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스타들에게 기부를 강요하는 행위 또한 옳지 않다. 기부는 자발적인 개인의 선택이고, 조용히 선행을 베풀기 위해 일부러 기부 사실을 알리지 않는 사람들도 적잖다. 기부와 같은 선행을 의무인 마냥 강요하는 행위는 되려 기부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기부금을 낸 스타들을 칭찬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기부 금액, 여부 등으로 스타들의 선행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명분 아래 비난 여론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산불 피해자들, 소방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방안을 함께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빽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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