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비결' 이제훈, 롱런의 비결[인터뷰]
입력 2025. 04.16. 07:00:00

이제훈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협상의 비결' 배우 이제훈이 또 이제훈했다. 그는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디테일한 감정 변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또 한 번 증명했다. 결과가 매번 뜻대로 될 순 없을지라도 그 과정만큼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이제훈이다.

지난 13일 종영한 '협상의 기술'(연출 안판석, 극본 이승영)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1.3%, 전국 10.3%로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다 같이 모여서 마지막 방송을 함께 보고 끝났는데 헤어지기 싫다는 감정이 가장 큰 거 같다. 이번 주말에도 방송이 계속될 것 같은데 끝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동시에 끝까지 이 작품을 응원해 주신 시청자분들과 새로 유입된 분들이 생기면서 시청률도 유의미하게 잘 마무리되어서 기쁘다. 12부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데 유독 짧았단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다시 모여서 이후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극 중 이제훈은 미스터리한 협상가 윤주노로 분해 윤주노가 가진 협상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목소리, 눈빛, 표정, 몸짓뿐만 아니라 걸음걸이까지도 세밀하게 담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말이 주는 무게감과 그 책임감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글을 통해서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카드가 있을 것이고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통찰력이 중요했다. 감정적인 게 동요되면 안 된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걸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말로 많이 표현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야지 올바른 협상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감정적인 수위와 톤이 일정하다면 내가 어떤 행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외적인 모습에 있어서 백발이 될 수도 있고 안경을 고쳐쓰는 모습, 눈빛 등이 중요한 요소로 다가왔다. 윤주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이 사람의 마음을 알아내고 싶은데 쉽사리 알아낼 수 없는 이미지, 미스터리함을 연기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던 게 컸던 것 같다"


특히 이제훈은 이번 작품을 위해 처음으로 백발 헤어스타일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엔 모두가 반대했지만, 안판석 감독을 믿고 시도한 결과, 이제훈에게 윤주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만족스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운 캐릭터로 남았다고 한다.

"처음엔 감독님 빼고 모두가 반대했었다.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고 하루이틀하고 끝내면 모를까 3~4개월을 지속해서 찍는 건 분장팀도 말이 안 된다고 했었는데 감독님이 너무 원하셨다. 결국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만들어 갔는데 결국 그 모습에 설득이 되더라. 첫 촬영날 이제야 윤주노가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저도 그 인물에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강렬하고 너무나도 만족스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운 캐릭터다. 이 작품을 통해 윤주노라는 캐릭터를 만나고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애착이 많이 가는 인물이다. 매일 서너 시간씩 분장했다. 분장팀이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 그분들이 안 계셨으면 윤주노라는 인물도, '협상의 기술'도 없었을 거다. 후반 작업해 주시는 CG팀도 잘 보정해주셔서 윤주노를 잘 완성할 수 있었다"

'협상의 기술'은 드라마 '졸업', '봄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이 선보이는 첫 오피스물이자 이제훈과의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바. 이제훈은 여태껏 경험했던 작품 중에 가장 편하고 따뜻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 감독님이 가지고 계신 톤앤매너, 무드를 봤을 때 있는 배우들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하는 그 결이 너무 보기 좋고 편안하면서도 사는 사람 사는 어떤 향기를 그대로 담아내려고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감독님과 제가 작업하면 어떤 모습으로 투영될지 궁금했다. 꼭 함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여태껏 경험했던 작품 중에 가장 편하면서 따뜻했다. 이렇게 촬영이 일찍 끝난 작품이 없었다. 그만큼 호흡이 좋고 계획한 대로 진행됐다. 모든 배우, 스태프가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물 흐르듯 잘 흘러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리드하시는 대로 잘 마무리되고 항상 일찍 끝나니까 다들 즐겁고 행복한 현장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특히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을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 저 역시 윤주노를 연기할 때 그만큼 상응하는 준비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도움이 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촬영에 오기 직전까지도 대본을 보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왔다. 감독님이 배우들이 이렇게 준비한 걸 그대로 지켜보고 담아내신다"

협상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고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김대명 선배님이 하셨던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인간적이면서 포근하고 포용력 있는 모습이 너무나 끌리면서 나도 김대명이라는 울타리에 안기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적으로도 그런 사람이란걸 느끼면서 너무 좋았다. 윤주노라는 인물이 그 팀의 팀장이고 타이틀 롤로서의 모습이 있는데 그 과정에 있어서 김대명 선배가 없었으면 의지하고 쉴 공간이 없었을 거다. 너무나 의지가 됐다. 안현호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대문자 T같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사랑스럽고 수다스럽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밝고 통통 튈 수 있었다. 막내 차강윤은 앞으로 대한민국 남자 배우로서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임하는 태도나 습득력이 커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증된 연기력으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이제훈. 그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대표로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깨달은 바가 많다고.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선택들과 여러 갈등이 있는데 그런 과정에 있어서 제가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이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때 표정에서 드러난다거나 말투가 달라지는 것들이 결코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됐다. 저도 완벽해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순간이 많아서 실수할 때가 많다. 윤주노는 실수조차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다 보니까 서로가 원하는 윈윈 전략으로서 결괏값을 도출하는데 탁월하다. 나도 윤주노처럼 더 잘하고 싶은데 인간 이제훈으로서는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인간 이제훈으로서도 많이 노력하고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협상의 기술'은 최종회는 윤주노가 친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점보 제약 주가 조작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들을 응징하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나면서 시즌2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 뿐만 아니라 '시그널', '모범택시' 등 전작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리즈물로 이어지고 있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한 것 같다. 함께한 제작진의 능력이 특별하고 유니크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보고 싶어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진심이 시청자분들께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저 역시도 작품을 찍을 때 간절한 마음으로 재밌고 좋은 작품이 되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그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그렇지만 저도 시청자로서 관객으로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내가 참여하는 작품은 보시는 분들은 재미없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운이 좋게도 시즌제로 이어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 마음이 같기를 원하고, 그런 자세로 임하고 싶다. 최소한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나온 작품은 시간 아깝지 않은, 의미 있는 시간을 누리시게끔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대중에게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제훈은 올해도 '시그널2', '모범택시3' 촬영을 병행하며 열일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작품을 연속적으로 보신 분들에게는 이질감이 없는 것과 동시에 이 친구가 깊이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느 정도 신인 시절을 넘어선 중견 연기자로서 가고 있는데 성숙한 모습으로 작품을 이끌어가고 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진중하게 작품에 임하고 싶고, 단순히 배우로서 연기하고 끝이 아니라 작품이 만들어지고 나서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극장에서 영화 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을 동경해 왔다. 지금도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거기서 자양분을 얻고 에너지를 얻는다. 좋은 작품, 배우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그런 것들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관리하고 노력해서 좋은 에너지와 힘으로 이끌어 가야 하지 않을까"

이제훈은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변함없이 매 작품 진심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제훈만의 깊이 있는 연기와 그의 노력이 더해져 앞으로 탄생할 작품 속 캐릭터에 기대감이 모인다.

"저보다 연기도 잘하고 저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라는 사람을 찾아 주시는 건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저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작품 참여할 때 사활을 걸고 하는구나, 빼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는 게 아닐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저는 매 작품 자체를 만난 인연이 운명 같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작품에 임한다. 나중에 이 소중한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길 원하지만, 알 수 없는 거다. 최소한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는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만든 작품이기를 원한다. 실제로 보는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컴퍼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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