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中, 할리우드 제한령에 美 영화사 '흔들'…국내 엔터주는 '꿈틀'
입력 2025. 04.18. 09:22:03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할리우드 영화 제한령'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인상한 데에 대한 보복 조치다.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 영화사들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모양새다.

중국 국가영화국은 지난 10일 "미국 정부의 잘못된 행위는 미국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의 호감도를 더욱 낮출 것"이라며,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이라며, 더 많은 국가의 우수한 영화를 도입해 시장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오는 30일 중국 개봉을 확정한 미국 디즈니 계열의 제작사 마블의 '썬더볼츠' 개봉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국가영화국 발표가 있던 10일(현지시간) 월트 디즈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9% 하락한 85.23달러에 마감했다. 워너 브로스 디스커버리는 무려 12.53%나 급락했다. 파라마운트 또한 전장 대비 2.0% 하락했으며, 유니버설 스튜디오(-1.1%) 등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사 주가가 떨어졌다.

중국은 쿼터제를 통해 자국 내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 수를 제한한다. AFP통신은 중국 영화 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만큼 이번 중국의 조치가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1994년부터 1년에 미국 영화 10편을 수입하고 있다. 그동안 '타이타닉', '아바타'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엔 중국 영화가 더 인기를 끌면서 할리우드 영화의 인기는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역대 중국 흥행 영화 순위 20위 중 수입 영화는 42억 5000만 위안(8455억 원)의 매출을 올린 '어벤저스: 앤드게임' 1편뿐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작년 중국 흥행영화 9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해 이번 조치가 중국 입장에서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크리스 펜튼 중국 미디어 시장 전문가는 "중국에는 불리한 점이 거의 제로이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이목을 끄는 보복 방식"이라며 "이처럼 눈에 띄는 방식의 처벌은 중국이 총력전에 나선다는 것으로 미국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반면, 국내 상황은 매우 밝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이 이르면 5월 해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 국적 K팝 가수들의 중국 방문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트와이스는 지난 2월 상하이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했으며, 지난 3월에는 아이브가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인회를 열었다.

그룹 NCT 위시 또한 지난달 29~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새 앨범 ‘팝팝’ 사전 프로모션 격으로 중국 매체 대상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넷이즈, 시나닷컴, 소후닷컴, 텐센트뉴스 등 약 60개 매체가 참석하기도 했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엔터주들은 오히려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종목은 '관세 무풍지대'로 평가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4사인 하이브, 와이지, JYP엔터, 에스엠의 주가는 평균 21.98% 상승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는 15.13%, 와이지는 35.79%, 에스엠은 48.81%의 상승률을 보이며 코스피(1.41%)와 코스닥(4.45%) 지수를 크게 초과했다. 다만, JYP엔터는 -11.83%로 하락세를 나타내 아쉬움을 남겼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글로벌 음악 관련 기업들은 아웃퍼폼(수익률 상회) 하는 모습"이라며 "국내 엔터 기업의 경우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되기 때문에 글로벌 엔터 기업보다 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연초부터 기대감을 키웠던 중국에서의 공연 재개가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임 연구원은 강조했다. 특히, 오는 9월 26일 중국 하이난 싼야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진행 예정인 '2025 드림콘서트 월드투어'에 대해 주목했다.

임 연구원은 "안전심사를 신청하려면 공연 비자가 필요한데, 그간 비자 발급 자체가 불허돼 신청조차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특히 드림콘서트와 같이 규모가 크고 다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행사의 경우 한한령 이전에도 절차가 까다로웠던 만큼 이번 발표된 공연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라고 평가했다.

드림콘서트는 대형·중소형 엔터사가 모두 참여하는 행사로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한령 해제 신호를 대대적으로 알리기에 가장 적합한 이벤트였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한한령 해제 시 한국의 아티스트들에 대한 신규 팬덤 유입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디즈니,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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