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밤' 서현, 30대의 여유로움[인터뷰]
입력 2025. 04.26. 07:00:00

서현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서현은 18년간 쉼 없이, 아무 탈 없이 치열하게 달려왔다. 그 결과 스스로 여유를 즐길 줄 아는 30대가 됐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자유롭게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됐단다. 그런 그가 '거룩한 밤:데몬 헌터스'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 이하 '거룩한 밤')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서현이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로 대중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현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장르적인 신선함 뿐만 아니라 기존 이미지를 깰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시나리오 받자마자 소름 돋고 이건 놓치면 안 된다. 무조건 바로 오늘 당장 한다고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동석 선배와는 사적으로 인연이 없는데 어떻게 저한테 이런 캐릭터를 주셨냐고 여쭤봤더니 제 작품들을 많이 찾아보시고 서현 안에 다양한 모습이 있는 걸 보셨다더라. 이 캐릭터를 뻔한 느낌으로 하고 싶지 않아서 저를 생각하셨다고 했다. 제 안에 다양한 모습이 많은데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15년 전 예능 했을 때 모습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 그런 것들을 깨는 재미가 있다. 이번 캐릭터에 녹여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상상이 가능한 사람보단 상상하지 못한 사람이 이런 역할을 하면 훨씬 크게 와닿지 않나. 기대하면서 작업했다"

극 중 서현은 어떤 악마라도 감지하고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퇴마사 샤론 역을 연기했다. 오컬트와 액션은 물론 리얼과 판타지, 동양과 서양의 요소들이 어우러진 작품인 만큼 서현은 래퍼런스를 찾아보지 않고 스스로 포인트를 찾으려 노력했다.

"영화가 판타지 요소가 많이 가미돼서 래퍼런스를 찾아보면 모방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서 찾아보지 않고 연구를 많이 했다. 고대 주문 같은 부분도 자연스럽게 녹이려 했다. 단순히 센 이미지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을 내 안에서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더 뚱한 표정으로 연기하기도 했었다. 실제 서현의 모습도 담겼다. 소소한 신들에서도 마동석 선배와 재밌게 살려보고자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임대희 감독이 고대어를 모티브로 만든 가상언어도 소화해 내야 했던 서현은 영어 공부할 때처럼 자는 시간까지도 녹음본을 반복해서 들으며 언어를 익혔다.

"감독님이 지금은 현존하지 않은 언어들을 따서 만드셨다. 그런 언어를 구상하는 사람도 없고 연기적 톤을 제시해 줄 분이 없었기 때문에 감독님께 최대한 빨리 발음할 수 있는 분에게 녹음해서 달라고 했다. 감독님과 여러 의견을 내면서 자유롭게 만들어 나갔다. 밥 먹을 때도 듣고 자면서도 듣고 계속 들었더니 익숙해지더라"

체력적으로도 쉽지만은 않았다. 극 중 괴성을 지르는 장면이 많아 호흡을 많이 써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싸워야 해서 상상력이 필요했다. 겉으로만 표현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연기할 땐 걱정 없었다. 다만 괴성 지르는 부분이 많았다. 다행히 발성의 길을 잘 닦아놔서 목이 쉬진 않았지만, 머리도 아프고 긴장도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정지소와 대립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동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만큼 연기적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마동석 선배가 '마블리'라는 별명이 있는데 실제로 그 이상이다. 인간적으로도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고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다. 촬영 기간이 길었는데 정말 흠이 없으신 분이다. 본인이 빛나고 싶어 하기보다 한발 물러나서 전체적인 그림을 봐주신다. 현장이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이 이끄는 현장은 이렇구나 생각했다. 배우들의 컨디션도 섬세하게 챙겨주신다. 배우들이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까지 케어해주셨다. 피지컬팀이 따로 있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선배님이 저한테 이 역할을 주신만큼 잘 해내고 싶었다. 연기로 보여드려야겠단 생각밖에 없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서현은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배우들이라면 새로운 역할, 내 틀 안에 가두지 않은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있을지라도 제 안에 다양한 모습이 있고 저는 연기를 통해 보여드릴 수 있기 때문에 감사하다. 배우라는 직업은 다양한 삶을 접할 수 있다. 연기를 하면서 그 인물의 흔적이 저한테 남는다. 연기를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들이 나오더라. 나에 대해 배워가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서현은 치열하게 달려왔던 지난날도 돌아봤다. 힘들었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가족과 책이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내 인생 전부는 소녀시대였다. 막내로서 자부심, 중압감, 책임감이 컸다. 직업 자체가 늘 도마 위에 오르는 직업이다. 내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모습이 있어서 늘 조심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오로지 앞만 보고 인간 서주현으로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너무 치열하고 바쁜 삶을 살았다. 힘들 땐 가족이 있어서 흔들리지 않았다. 숙소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책을 통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아무리 바빠도 5분씩이라도 책을 읽으려 했다.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까 마음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자유롭게 해도 실수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30대가 되고 연륜이 생기고 자유로움을 얻게 된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만드는 내 인생이라는 걸 깨닫고 나의 인생 루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열심히 달려온 결과, 서현의 30대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여유로워졌다. 그만큼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서현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30대가 된 지금 너무 행복하고 여유가 많이 생겼다. 10대, 20대를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 30대가 되니 그렇게 살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더라. 요즘엔 혼자 여행도 다니고 안 해봤던 것들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자유롭게 표현이 되는 것 같다. 차기작인 '남주의 첫날밤'을 통해 오랜만에 사극에 도전하는데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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