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범죄인정 각서 공개…메이딘 전 멤버 母, 대표 강제추행 고소(종합)
입력 2025. 04.29. 12:14:59

143엔터테인먼트 이용학 대표의 소속 아이돌 멤버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143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아이돌 그룹 멤버 강제추행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피해자의 어머니와 143엔터테인먼트 전 직원 등이 이용학 대표를 고소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143엔터테인먼트 이용학 대표의 소속 아이돌 멤버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메이딘 전 멤버인 가은의 어머니, 전 143 엔터테인먼트 A&R 팀장 허유정, 법무법인 정인 문효정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은 한 걸그룹 멤버가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에서는 그룹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데뷔 시기, 멤버 구성 등을 토대로 메이딘이 지목됐다.

143엔터 측은 이와 관련해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성추행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은이 팀을 탈퇴했고, 해당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당시에도 "당사는 그 허위를 밝힐 뚜렷한 여러 증거 역시 보유하고 있다.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시 그 누구보다도 성실히 임하여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을 계획임을 알려드린다"며 재차 부인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피해자 어머니는 "이용학 대표는 상담을 명목으로 멤버들을 한 명씩 불러내어 은근히 이간질을 했다. 그렇게 동료들끼리 서로를 감시하고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면서 "엄마인 저는 아이에게 '목표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 '사회생활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네가 원해서 시작한 거 아니냐'라는 말로 아이를 몰아붙였다.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이견을 내지 않고 하라는 대로 모든 걸 따랐다. 이게 화근이 될 줄 정말 몰랐다. 매일 회사에 갇혀 대표에 감시 하에 갇혀 지내던 아이는 친구, 지인과의 모든 소통이 막혀 있었다. 심지어 춤선생님께 연락을 해 수업 관련 대화를 나눈 걸 알고 낮에도 밤에도 새벽까지도 숙소에 찾아와 휴대폰 검사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적 접촉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아이는 이제 내 몸을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용학 대표는 아이를 무시하며 업무상 지속적인 불이익과 부당한 대우를 이어갔다"면서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제가 진심으로 죄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몇 번이나 저에게 구조 신호를 보냈음에도 듣지 않았고, 제 눈과 귀를 닫은 결과 제 아이는 상상도 못할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이제 막 생긴 팬들이 너무 소중하다며 메이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이 생겼다는 말에 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눈물을 보였다.

피해자 어머니는 "저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이의 의사를 가장 우선에 두기로 했다. 그래서 신고도 하지 않고 대표에게 각서를 하나 받아내고 조용히 상황을 마무리 지어보려고 했다"며 "아이는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길 원했고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대표는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 하나하나 간섭했고 아이가 외면할 때마다 휘파람을 불며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아이는 그의 휘파람 소리가 맴돈다며 눈물을 흘리고 미칠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 그 모든 상황이 너무 가혹했고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고 저는 아이 곁을 한시도 떠날 수가 없었다. 내가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타들어갔고 삶 자체가 무너져 내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보도된 '사건반장'의 보도와 관련해 "동의한 적도 없으며 존재도 몰랐던 녹취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조용히 활동을 끝내려고 했는데 방송으로 다뤄지니 아이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 저희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의 아빠가 대표를 만났고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주겠다고 해서 조율하다가 대표는 회사가 입장문을 먼저 낼 테니 아이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올라오는 입장문에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아이는 그것까지 들어줬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대표는 아이의 입장문도 올리라고 했다. 하지만 입장문은 거짓 투성이였고 왜 우리가 이 거짓말을 올려야 하는지,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되는지 싶어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대표 태도가 달라졌다. 막막했다"고 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143이라는 회사에 걸었다. 그곳에서 모든 시간을 보낸 아이가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막막했다. 아이돌 활동도 대표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에게 요구할 수 있는 건 고작 합의금뿐이었다. 부끄럽지만 저희는 가진 것 없는 부모였다. 그래서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공부라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합의금이라도 달라 했다. 그건 부모의 미련한 마음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돈을 요구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고 아이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다. 돌이켜보니 오히려 아이에게 죄책감이 든다"며 "대표는 합의금도 단칼에 거절했다. 저는 그럼 더는 할 말 없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아이가 다칠 텐데 괜찮겠냐며 10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탈퇴 기사가 나왔다"고 전했다.



뒤이어 문효정 변호사는 "4월경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이용학 대표는 피의자 신분이다. 조만간 피의자의 경찰 출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흔히 '아청법'이라고 불리는, 소속사 대표가 피해자 의사에 반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용학 대표는 사건 후 여러 차례 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대표는 피해자가 걸그룹 활동이 간절한 것을 이용해 계속 입장을 번복하고 급기야 범행을 부인하고 위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143엔터 직원인 허유정 전 A&R팀장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피해자와 그 가족의 요청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이용학 대표가 하는 행동은 언뜻 내가 널 예뻐한다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연습생들을 서로 경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저는 수차례 이용학 대표에게 연습생들을 따로 부르지 말 것, 차별하지 말 것, 가급적 저를 거쳐서 조율할 것 등을 요청했지만 변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근무 중에 지인들로부터 이용학 대표의 금전적인 문제를 자주 들었다. 실제로 회사 앞에 미지급 관련한 현수막이 붙기도 했다. 직원으로서 굉장히 곤혹스러웠다. 퇴사의 결정적 원인은 직원 전원의 월급이 미지급되는 상황에서 이용학 대표가 예뻐하는 고등학생 멤버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신뢰마저 없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퇴사 후 현재 사안을 접하며 지켜주지 못했던 미안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 가은이가 팀 내에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가은이는 자주 충돌하던 연습생들을 조율하려 했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지고 이용학 대표의 행적과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도 직원들 월급 밀리면서 명품백을 선물하는 일이 있었고, 여러 학부모에게 몇 천에서 억 단위의 현금을 받기도 했다. 강제추행을 하거나 '사랑한다' '소원 들어달라'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증언도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어 확보했다. 소속사 대표가 이런 악행을 반복하는 걸 묵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곡된 주장을 지속한다면 확보한 증거들을 낱낱이 공개할 예정"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영민 센터장은 "(이용학 대표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각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각서에는 "본인 이용학은 걸그룹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향후 143엔터와 관련한 계약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관계에 있어 피해자에게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적혀 있다.

여기에 멤버들의 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이용학 대표가 말한 녹취 내용도 공개됐다. 가은 어머니와 다른 멤버들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한 행동은 범죄 아니냐"고 따지자 이용학 대표가 "죄송하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영민 센터장은 "다른 증거도 있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최소한으로 공개한다"며 "(피해자는 우선 이용학 대표에) 사과를 요구할 거다. 그리고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하는데 법적 진행 중이나 해지할 것을 요구한다. 수사당국에서도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표를 엄벌에 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후 143엔터테인먼트는 "가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으나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며 "가은 측은 이미 작년에 보도되었던 사건과 관련하여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하다가 이를 거부하자 사건 발생 6개월가량 지난 상황에서 형사 고소를 한 점 역시 심히 유감스럽다"고 재차 반박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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