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배두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인터뷰]
입력 2025. 05.02. 11:42:49

배두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낯설음'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영화 '바이러스' 속 배두나의 얼굴은 '킹덤', '비밀의 숲' 등 주로 장르물에서 활약했던 모습과는 전혀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데뷔 초창기의 '청춘스타' 배두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얼굴이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배두나)이 모쏠 연구원 수필(손석구), 오랜 동창 연우(장기하),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김윤석)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 중 배두나는 소설가를 꿈꿨지만 일찌감치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온종일 타인의 활자와 씨름하는 번역가 옥택선 역을 맡았다. 매사가 우울모드에 연애 세포 소멸 직전이었지만 어느 날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온 세상과 사랑에 빠진 '금사빠'가 된 인물이다.

오랜만에 러블리하고 발랄한 캐릭터로 돌아온 배두나는 "환기가 확실히 됐다. 저는 이미 아는 모습이긴 하지만, 관객분들에게는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 '비밀의 숲' 이후에 저의 팬이 되셨던 분이라면 '새로운 모습이네'라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그런 모습을 한번 보여드렸다는 것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원래 감정 절제 전문이다(웃음). 오랜만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을 통해서) 감정과잉 상태를 연기했다. 재밌었다. 20대 초반 때 작품 속 캐릭터를 보면 엄청 발랄했다. 요즘 친구들은 기억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연기하면서 상당히 즐겼다. 재밌더라. 현장에서 재밌게 놀았다."

밝고 명랑한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배두나는 "'바이러스'를 촬영하면서 그 갈증이 해소됐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그 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바이러스'는 5년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극장에 개봉하게 됐다. 배두나는 "5년 전 저의 모습을 보니 풋풋하더라. 제가 봐도 귀여웠구나 싶었다. 재밌게 봤다"라며 웃었다.

이 작품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 촬영이 끝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속 모습들은 팬데믹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너무 신기하더라.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를 웃으면서 할 여유는 없었다. 황당했었다. 촬영을 마치고 나니까 코로나19가 발생하게 된거다. 영화속 방역복도 그렇고, 그런 바이러스가 퍼지는 과정이 이제는 더이상 판타지가 아니게 된거 아니냐. 그때 찍었던 '엉뚱함'이 사라졌다. 현실이 되어버렸다.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가지 생각한 게 있다면, 옥택선처럼 슈퍼 항체를 가진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 그랬다면 코로나19로 덜 시달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바이러스'에서 배두나는 손석구와 장기하, 김윤석까지 3명의 남자와 로맨스를 선보였다. 세 배우와 합을 맞춘 그는 칭찬을 쏟아내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석구 배우는 '바이러스' 이전에 몇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있다. 기가막히게 반짝이는 설정들을 잘해온다. 그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오더라. 그런 부분들을 잘 녹여내는 배우다. 장기하 배우는 연기를 하고 있는데 연기를 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노래를 할 때도 그렇지 않나. 그냥 말하는 것 같다. 다른 역할을 하면 어떨지 궁금해지는 배우였다. 김윤석 선배는 존재만으로도 공기를 다르게 만드는 분이었다.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유능한 축구 선수들은 앞에 있는 공을 보지 않고 하늘에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뛴다'고 하더라. 김윤석 선배가 그랬다. 영화 전면을 다 아우르는 관찰력과 통찰력이 있었다. 연기 디렉팅을 직접적으로 하시진 않았지만 디렉팅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그 캐릭터로 와주시니까 한마디를 안하셔도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다."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올해 극장가에서 배두나의 '청춘 얼굴'을 다시 한번 더 볼 기회가 생겼다. 배두나 주연의 일본 영화 '린다린다린다'(2006,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가 4K 화질로 리마스터링 돼 올 여름 재개봉한다.

이 영화는 일본의 전설적인 록그룹 '블루 하트'를 본떠 여고생들이 밴드를 조직한다는 내용의 발랄한 성장 드라마. 배두나는 주인공인 한국인 유학생 보컬로 출연했다.

'린다린다린다' 재개봉 소식에 배두나는 "이 영화는 정말 특별한 작품이다. 볼 수 있는 곳이 정말 없다. 거의 20년 전 작품인데, 그 사이에 새로운 팬들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못 본 팬들이 많다고 해서 정말 안타까웠었다. 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 더 뿌듯한 것은 20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 아직도 많이 회자되지 않나. 작품을 모티브로 탄생한 밴드도 있다고 들었다. 뮤지션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하더라. 너무 뿌듯하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라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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