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김현성,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에서 [인터뷰]
입력 2025. 05.03. 09:00:00

김현성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다시 돌아온 가수 김현성입니다.”

긴 기다림에 응답했다. 성대결절을 딛고, 15년 만에 정식 컴백을 알린 것. 가수 김현성의 이야기다.

김현성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 발매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본격 인터뷰에 앞서 튤립 한 송이와 안개꽃이 어우러진 꽃다발을 취재진에게 건네며 “튤립의 꽃말을 아시느냐.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현성은 2010년 ‘멀어져가’ 이후 옴니버스, 연작 시리즈를 제외하고 15년 만에 ‘다시 사랑하려 해’를 오는 4일 발매를 앞두고 있다. 오랜만에 공개하는 신곡인 만큼 소감도 남다를 터.

“소감을 말로 담기 어려울 정도로 큰 의미에요. 이렇게 좋은 곡을 지금 시점과 나이에 다시 낼 수 있을 거라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죠. 가수를 더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내려놓은 마음이었어요. 다시 좋은 곡을 (조)영수 형, (김)이나 작가님과 부를 수 있어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고, 기쁜 일이에요.”

1997년 데뷔해 감미로운 미성과 폭발적인 고음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김현성은 ‘소원’ ‘이해할게’ ‘헤븐(Heaven)’ 등 히트곡을 낸 바. 한창 주가를 올리던 그는 성대 악화로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성대결절이 온 건 20대 중후반 ‘헤븐’ 활동을 하면서 왔어요. 앓은 채 계속 활동을 하면서 목과 관련된 근육 상태에 문제가 생겨 활동을 중단했죠. 회복하면서 알게 된 건 결절은 아니었어요. 외부 근육 문제였죠. 학명으로 얘기하자면 근육긴장발성장애였어요. 노래를 많이 해서 목을 혹사했을 때 해외,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했어요. 정확한 회복 방법이 있다거나, 치료방법이 있는 게 아닌, 코치하고 꾸준히 하나하나 시도를 하면서 계속 밟아가야 하는 과정이에요. 시행착오도 많았죠. 그러다보니 3년 4개월 정도 걸리게 됐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정도 회복한 것에 감사해요.”



김현성은 이번 신곡에서도 고음역대를 들려준다. 특히 ‘헤븐’과 동일한 3옥타브 도#(샵)을 소화, 견고한 가창력을 입증할 예정이다. 단순한 고음 소화를 넘어 오랜 세월과 삶의 무게를 담아낸 성숙한 감정선이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회복은 100% 중 85% 정도 됐어요. 계속 활동하면서도 체크하고, 회복되고 해야 할 부분이 있죠. 무대에 섰을 때 긴장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 목에 부담이 오는데 그건 연습실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운동선수도 필드에서 뛰어야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처럼요. 좋은 발성을 내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타고난 하이테너인데 말하는 소리도 높은 편이죠. 음역대로 소리를 낼 때 가장 좋은 소리가 나기 때문에 무리해서 높은 음을 내기보다 좋은 소리를 내려고 해요. 공교롭게도 ‘다시 사랑하려 해’가 ‘헤븐’과 같은 음역대더라고요. ‘헤븐’이라는 곡 때문에 성대가 나빠진 건 아니에요. 타고난 능력 자체가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목인 거죠.”

‘다시 사랑하려 해’의 작곡은 ‘이제 나만 믿어요’의 조영수가 맡았으며 작사에는 김이나가 참여했다. 김현성의 극적인 고음과 진정성, 그리고 90년대 팝 발라드를 연상케 하는 편곡이 어우러져 ‘가장 김현성다운 발라드’가 탄생했다.

“곡을 보내줬을 때 차를 타고 운전을 하고 있었어요. 와이프와 같이 가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카톡이 오더라고요. ‘김현성 대박 히트곡’이라고 적혀있었어요. 차마 눌러볼 수 없었어요. 한곡을 받기 위해 몇 년을 보냈기에. 바로 듣지 못했어요. 떨리고, 긴장되고, 설레기도 했죠. 한참 후에 노래를 들었는데 이곡의 분위기가 90년대 스타일, 팝 발라드를 지향하잖아요. 그 느낌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영수 형과 컴백할 때 어떤 곡을 할지 논의를 많이 했어요. 그 중에서 기대했던 스타일과 곡이 나온 것 같아 즐거웠죠.”



발라드 장르도 시대별로 유행하는 스타일이 있을 터. 그럼에도 90년대 팝 발라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부분이 우선적으로 고려됐어요. 그 안에서 멜로디, 구성 부분에서 앞부분 전주를 짧게 가고, A파트를 반복하지 않고, 요즘 세대 사람들도 이 곡을 잘 듣고,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게 구성해나갔죠. 그래서 이 곡이 완성됐어요. 요즘 세대에 자주 나오지 않는 정통 발라드라고 할까요. 저희 시대에 한창 나오던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 시대를 살았기에 몸에 배어있기도 하고요. 영수 형, 이나 씨, 세션도 제 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한 분들을 섭외했어요. 제 프로덕션이 정성스럽게 요즘 세대분들에게 내놓은 정통 발라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올드하지도 않은 것 같아요.”

최근 가요계는 감성 발라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열풍이 일고 있다. 발라드를 사랑하는 음악팬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 팝 발라드를 내놓게 된 소감을 묻자 “제 음악을 기억하시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가 첫 번째로 노래를 들려 드려야할 분들이 떠올랐어요. ‘싱어게인’에서도 저에게 가장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 그래서 최소한의 응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보답하고 싶었죠. 그런 차원에서 이런 스타일의 곡을 내놓은 건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세대들도 예전 노래를 많이 리메이크하더라고요. 저희 세대 곡들을 리메이크해서 부르는데 저는 조금 더 원조 느낌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이 커요.”



‘싱어게인’ 출연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현성은 지난 2021년 방송된 JTBC ‘싱어게인2’에 43호 가수로 등장, 자신의 히트곡 ‘헤븐’을 열창하며 화제를 모은 바. 그의 모습을 본 규현은 오열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김현성에게 ‘싱어게인2’ 출연은 남다른 의미를 가질 터.

“‘싱어게인2’ 출연 전에는 회사원 생활을 했어요. 출연 이후, 소속사에 들어오면서 온전히 노래 연습과 목소리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죠. 준비해오는 과정에서 좌절했던 순간도 있었어요. ‘회복이 되긴 하는 건가?’ 저 스스로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슬럼프도 겪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됐죠. 편안한 마음이 됐어요. 노래를 발표한 이 시점에도 부담감 보다는 제가 지금까지 준비한 최선의 것을 사람들에게 들려드리자 싶어요. 이후 반응은 온전히 대중의 몫이니까 편안한 상태죠. 활동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음악 발표 등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닐 수 있지만 더 성숙해진 느낌이죠. 결과에 집착하고, 연연하기보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번 컴백은 ‘뮤지션 김현성’의 음악적 여정뿐만 아니라, ‘인간 김현성’의 성장과 변화가 담겨있다. 삶과 감정을 오롯이 전하며 대중에게 깊고 새로워진 음악적 매력을 전하고자 한다.

“돌아왔다는 걸 보여드리고, 회복된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녹음할 때, 촬영할 때 다 감사한 마음으로 했죠.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도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앞으로 활동하며 증명하고, 보여드려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2015년에도 활동하다 중단했는데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예민하게 생각하면서 해나갈 생각이에요. 티저가 올라간 뒤 ‘다시 노래해줘서 고맙다, 감사하다’ 등 댓글이 올라와있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을 때 감사해요. 그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 같아요.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시고, 목소리 내주신 대로 ‘해내고 돌아왔습니다’라는 말을 무엇보다 이 곡으로 전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에요. 목이 아파서 발표하지 못했던 노래들, 좋은 곡들을 계속 발표하고, 노래하고 싶은 욕심도 커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면서 노래에 대한 이슈를 없애는 게 목표죠. 다른 가수들처럼 무대하고, 활동하고, 노래하는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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